본 논문에서는 동이문화권에 해당되는 지역에서 출토되거나 발견된 고고음악학적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동이문화권인 현 중국의 산동지역과 요녕지역의 고고문화권에서 살펴볼 수 있는 문화로는 산동지역의 경우 북신문화, 대문구 문화, 용산문화가 있으며 ...
본 논문에서는 동이문화권에 해당되는 지역에서 출토되거나 발견된 고고음악학적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동이문화권인 현 중국의 산동지역과 요녕지역의 고고문화권에서 살펴볼 수 있는 문화로는 산동지역의 경우 북신문화, 대문구 문화, 용산문화가 있으며, 요녕지역에서는 흥륭와문화, 신락문화, 그리고 홍산문화, 하가점하층문화 등이 있다. 이들은 각기 한반도의 중석기 시대에서 청동기시대에 이르는 문화와 만날 수 있다.
이들 여러 시기의 고고문화권을 살펴보고, 중국 내 동이문화권에서 출토되었거나 발견된 악기 유물을 조사하여 보면 산동지역에 초기국가가 형성되기 전에 주로 훈, 대고, 령, 각, 경이 나타나고 있고, 요녕지방의 동박류 악기는 바로 한반도 청동기시대의 동령류, 동탁과 비견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북신문화의 훈은 북신문화의 훈은 앞 3개, 뒤 2개의 지공을 가지는 오늘날의 훈과는 다르게 하나의 지공을 가지고 있어 두 개의 음과 그의 옥타브 음 그리고 그 사이의 여러 가지 반음을 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훈의 존재는 당시 음악이 당시 음악에 사용되는 음 개수 측정에서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문구문화에 이르면 대고, 령, 각이 출토 혹은 발견된다. 오늘날 북을 보면 그 크기가 천차만별이고 형태도 다양하다. 대문구문화의 대고는 타고(鼉鼓)와 같이 악어가죽을 한쪽에 대어 만든 것으로 보인다. 령은 모두 안쪽에 령설을 달아 흔들어 소리내는 것으로 모두 흑으로 빚어 만든 도령이다. 이러한 도령은 후대로 갈수록 동령으로 변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령이 한 유적지에서 여러 개의 령이 출토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선율을 만드는데 사용한 것 같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대문구문화에 보이는 각은 아마도 각작(角爵)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용산문화에 다다르면 토고, 경, 령이 보이는데, 이중 경 악기의 형태는 주나라 이전에는 불균형의 산 모양이었으나, 주나라 이후로는 가로 세로의 비가 1:2인 ‘ㄱ’자 모양을 갖추었다. 돌로 만든 경이 주나라 말이나 전국시대(戰國時代)에는 청동제로 바뀐다.
요령지방의 하가점하층문화에서도 령류의 악기가 출토되었다. 이 시기에는 승문회도(繩文灰陶)와 마광점토질흑도(磨光粘土質黑陶) 등이 특징적인 토기로 나타나고 유적에서 몇 점의 동기(銅器)가 발견된 정도인데, 이들 중 령류의 청동기가 존재한다. 이 령들은 그 높이가 보통 15-18cm로 높으며 대령이라 부를만 한 것으로 앞서 언급한 한반도 출토 청동기의 마령과는 그 사용 용도가 다르리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동박은 의기로서 제사 등에 사용되었거나, 음악연주시 혹은, 신호용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에 보이는 고고음악학적 자료를 살펴보면 악기인지 의심이 가는 골제적과 동제의기들이 고고음악학적 자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청동기문화는 대체로 3기로 구분하는데, 시베리아나 요녕지방 등 북방계통의 유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l기, 한국식 청동유물이 제작되는 시기인 Ⅱ기, 한국청동유물이 크게 발전하면서 한편으로는 철기가 등장하는 Ⅲ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본고에서 살펴본 청동의기들은 주로 Ⅱ기에 나타나고 있다. Ⅱ에는 요녕식동검이 변화하여 한국식동검으로 정형화된 세형동검(細形銅劍)이 나타나며, 조문경(粗紋鏡), 동탁(銅鐸) 및 기타 이형청동기 들이 대량으로 출토․발견된 시기이다. Ⅲ에도 악기로 볼 수 있는 동기들이 많이 출토․발견되는데 바로 팔주령(八珠鈴), 쌍두령(雙頭鈴), 간두식(竿頭飾) 등 동령류의 의기가 그것이다. 이러한 동기들은 동시대의 중국 지역에 분포하는 관련 유물과 연관지어 살펴볼 수 있었는데 요녕지방의 나팔형동기와 거의 같은 나팔형동기가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등 요녕지방의 동기와 같은 문화권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탁이나 동령 들이 요녕의 것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그 구조는 거의 흡사함도 함께 알았다.
이러한 청동기 그중 특히 청동의기들은 청동기시대가 계급사회였음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하겠다. 그것은 바로 청동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의식기구로서 몸을 장식하고, 일반 사람들에게 권위를 내보였을 것이라 추정되며, 이러한 권위를 더하기 위하여 제사장은 쌍두령, 간주령 등을 들고 몸에는 조문경, 팔주령들을 달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의기로서의 동기외에 나팔형동기는 의식기 선율을 연주할 수 있는 선율악기로 본문에서 추정하였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