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감성에 관한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 기의 언설에 나타난 한국인의 감성의 형성 경로와 특수성을 밝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이후 문학, 심리, 역사, 철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학계에서 한국의 근대성에 대해 고찰할 때 풍부한 기초자료를 ...
본 연구는 감성에 관한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 기의 언설에 나타난 한국인의 감성의 형성 경로와 특수성을 밝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이후 문학, 심리, 역사, 철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학계에서 한국의 근대성에 대해 고찰할 때 풍부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국민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감성의 정치를 통해 민족과 국가를 신성화되고, 그로 인해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존재하는 공공적 영역이 형성되지 못했음을 밝혔다. 즉, 본 연구는 한국인의 감성의 구조를 정확히 응시하게 함으로써 이 논의가 한국과 한국적인 것에 대한 신비주의를 두텁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근대성과 사회 문화 정치의 정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논의는 의사소통적 합리성과 개인의 자발적 열정에 바탕을 둔 진정한 근대 사회의 실현을 모색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감성’은 대중문화의 다면적인 의미를 분석하거나 미학적인 비평을 시도하려면 반드시 건드릴 수밖에 없는 주제이다. 예술작품이나 문화 상품을 포함하는 미적 대상들의 의미와 가치가 정서적 만족감으로 귀결되고 평가되기 때문에, 대중문화연구에서 감성 연구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그간 감성은 센티멘탈리즘과 동일시되어 이성에 미달하는 부적절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오늘날은 대중문화의 파급력이 보여주듯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문화의 심급이 갖는 중요성이 커진 시기이다. 우리의 정서 생활의 몇몇 측면을 단순히 감상적이라는 말로 일축하기 보다는, 감성의 문제 자체를 전면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감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대중문화를 인도하는 정서적 인자인 감상성의 문제를 해부하는 동시에 자칫 간과될 수도 있는 긍정적 면모들을 함께 구원해 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대중문화에 대한 미학적 판단에 있어 감성을 중요한 연구 영역으로 등록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여성의 영역으로 치부되어 온 감성을 개발함으로써 페미니즘 연구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영역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위 중심으로 설명하는 대신 ‘감성’이라는 무의식의 잣대를 통해 재구함으로써 페미니즘 연구방법론은 새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대학을 비롯한 교육 기관에서 교육 내용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았다. 본 연구팀의 책임 연구자는 물론이고, 공동연구원과 전임연구원들은 모두 제 각각의 대학-대학원의 전공 영역과 교양 강좌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를 교육의 내용으로 삼을 수 있다. 먼저, 여러 학과의 학부-대학원 전공 수업에서 본 연구의 결과를 적극 활용했다. 연구팀원들은 본 연구의 문제의식을 학부/대학원생들과 공유하고,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조사, 정리, 분석함으로써 이 분야에 관한 연구가 학문 후속 세대들에게로 이어지도록 힘썼다. 또한 국문학을 비롯한 외국문학 연구자들에게 보급해 이들이 학제 간 연구를 수행하도록 유도했다. 본 연구의 장점, 즉 국문학 강좌에서 일본, 영미 문학을 같이 가르칠 수 있고, 일문학과 영미문학 강좌에서는 한국문학을 함께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본 연구 주제는 국어와 문학 관련 교양 수업에서 토의 주제로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 예를 들면, 글쓰기와 토론 수업에서 월드컵 때 드러난 한국인의 폭발적 열정, 한일 관계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 식민지 남성 주체의 남성성 콤플렉스와 남성의 비애,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의 감정, 서구를 상상하는 동양과 동양을 상상하는 서구 등의 주제로 세분화해 학생들이 토론과 토의를 통해 한국인의 감성을 객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감성에 대한 논의는 역사, 문학, 심리학, 여성학, 남성학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이후 학생들의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문제의식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본 연구팀은 연구자들이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연구소들을 연계시킴으로써 개방형의 세미나팀을 조직해왔다. 본 연구팀의 연구 진행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를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자들과 공유해 나갔다. 본 세미나 팀의 활동은 여러 학술연구자들의 후속 작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교육적 효과를 가져오리라고 본다. 본 연구팀이 기획하고 있는 워크샵, 심포지움, 출판 사업 등 역시 본 연구 성과를 학술 대중에게 전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매체를 통한 교육의 기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