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경험과 기억은 전방, 후방, 참전 여부, 성, 지역, 연령 등에 따라 다양한 차이와 층위를 지닐 수 있다. 본 연구의 기본적인 의의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이 한국 사회에 미쳤던 영향을 개인, 가족, 집단, 지역, 성 등 미시적인 다층적 층위에서 전쟁을 경험하고 기 ...
전쟁 경험과 기억은 전방, 후방, 참전 여부, 성, 지역, 연령 등에 따라 다양한 차이와 층위를 지닐 수 있다. 본 연구의 기본적인 의의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이 한국 사회에 미쳤던 영향을 개인, 가족, 집단, 지역, 성 등 미시적인 다층적 층위에서 전쟁을 경험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는 데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여러 주체, 곧 전쟁미망인과 그 가족, 상이군인, 월남·월북 가족과 그 자녀세대, 지역 연구의 사례로서 강화도 교동 주민, 베트남전쟁 참전군인과 단체, 파월(派越) 기술자 등을 연구 대상으로 했다. 이는 주로 거시적인 연구에 치중된 전쟁 연구를 미시적인 주체와 그들이 생활했던 공간으로 하향·심화함으로써 한국의 전쟁 연구 영역을 한층 확장하고, 전쟁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3년간의 연구를 통해 가장 소중한 성과는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주체들에 대한 광범위한 구술 자료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1차년도에는 총 62사례, 2차년에는 총 74사례, 3차년에는 총 48사례의 구술작업을 진행하여 총 184사례의 구술을 진행했는데, 이는 본 연구가 원래 계획했던 160사례 목표를 24사례 더 초과달성한 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현실적으로 구술자료집을 공간하기 어려워, 본 사업을 진행한 연구소 차원에서 1차년 9권, 2차년, 4권, 3차년 4권 총 17권의 자료집을 엮어냈다. 이러한 성과는 사람들의 전쟁 경험과 기억을 구술로 채록한다는 기본적인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역적으로도 구술자들이 한반도 전 지역에 걸쳐 있어 한국현대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쓰일 것이다.
또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본 연구진은 3년 동안 18차에 걸친 콜로키엄을 개최하여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 관련된 기존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한국의 전쟁 연구를 위한 새로운 접근, 연구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각 해의 연구들은 매해 연구 중간 발표를 통해 점검되었고, 마지막 3차년에는 본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미국, 베트남, 일본, 중국의 학자들을 초청하여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연구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이러한 연구들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차년 연구의 경우 등재지에 4편, 2차년 연구의 경우 등재지 4편, 3차년 연구의 경우 현재까지 등재지에 1편이 실려 현재까지 총 9편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또한 2008년에는 본 연구의 연구진 전원이 그간의 논문들을 엮어 전쟁의 기억 냉전의 구술(선인)이라는 제목으로 단행본을 출판하였다. 앞으로 2009년에는 3차년 국제학술대회 논문을 기반으로 또 한 권의 단행본을 출판할 예정이다.
이 연구의 성과는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자료의 활용 측면에서 구술 자료의 경우 이후 자료집으로 공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개인의 생생한 전쟁 경험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연구자들의 연구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 과정에서 획득된 사진, 영상, 문헌 자료들을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 한국 현대사를 보다 생동감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또한 보다 실질적으로는 전쟁과 평화, 인권에 관련한 수업을 개발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실제로 본 연구소가 속한 대학에서는 ‘전쟁과 평화’라는 수업을 개설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의 일국적 차원의 전쟁 연구를 넘어서 동아시아의 학문적 네트워크를 통해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연구를 활성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3차년에 진행했던 국제학술행사는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의 기본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반에 전쟁이 미쳤던 영향,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 국가 간의 학문적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