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월북 전 식민지 시대 박태원 소설은 근대와 전근대, 실험정신과 전통, 주관적 보편성과 객관적 총체성이라는 이질적이고 상반된 세계가 혼재된 양상을 나타낸다. 즉 박태원은 근대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나타내는 동시에 이를 꺼리며 전근대적인 가치관에 집 ...
<연구결과>
월북 전 식민지 시대 박태원 소설은 근대와 전근대, 실험정신과 전통, 주관적 보편성과 객관적 총체성이라는 이질적이고 상반된 세계가 혼재된 양상을 나타낸다. 즉 박태원은 근대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나타내는 동시에 이를 꺼리며 전근대적인 가치관에 집착하는 이율배반적인 양상을 드러내는 특성이 있다. 일제말기에서 해방직후에 이르는 10년간이 박태원의 문학적 변모 과정을 해명하는데 있어서 가장 문제적인 시기인데, 이 시기에 그는 주로 중국 번역 소설, 역사전기문학, 역사소설 등을 발표한다. 이들 작품 중 여러 편은 월북 이후에 다시 쓰거나 연계성을 지닌다. 월북 후 박태원 문학의 방향은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조국의 깃발」 등 창작 소설, 「리순신 장군」, 임진조국전쟁, 갑오농민전쟁(1960),계명산천은 밝아오느냐 (1.2부), 갑오농민전쟁 (1-3부) 등 역사소설, <문학신문>에 게재한 명인명장전, 정수동일화,야담집등 역사전기문학, 심청전 삼국연의등 번역문학, 춘향전, 흥보전 등 창극 대본 등이 그것이다. 1967년 유일사상으로서의 주체사상이 공식화되기 전까지 북한문학은 진보적 민족문학론을 지향하였다. 즉 카프문학 이념에 바탕을 두고, 이를 현실에 확대시키는 민족문학론에 주력하였으며, 이후에는 주체문학과 사회주의 혁명 문학이 강조된다. 박태원의 작품은 이러한 북한문학의 경향과 길항 관계에 놓인다. 요컨대 월북 이후의 박태원문학은 표면적으로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지향하지만 개인의 특수성에 관심을 기울였던 월북 이전의 작가의식도 상당 부분 지속시키고 있다. 즉 북한의 문예정책에 부응하면서도 보편적인 역사 속에 놓인 개인의 개별성에 대해서도 각별히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박태원의 역사서사는 선동적이고 투쟁적인 지배담론이 부분적으로 표면화되기도 하지만, 개인의 고유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활용방안>
첫째, 월북 전․후 박태원 문학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해명함으로써 박태원 문학의 내적 질서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박태원 문학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의 틀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박태원 문학의 변모 양상과 변인을 살펴봄으로써 한국현대문학에 있어서 모더니즘과 마르크시즘 그리고 리얼리즘과 민족문학이라는 중요한 쟁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와 이론적인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다. 둘째, 월북 후 박태원의 작품 활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월북 작가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분단 이후 북한 문학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셋째, 남․ 북한 문학사에서 박태원 문학이 차지하는 독특한 위상과 특성을 규명하고, 남․북한 문학을 통합적으로 조명하는데 구체적인 관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남북 문학을 통합적,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각을 제시할 것이며, 나아가 남북한 통일문학사를 기술하는데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남․북한 통일문학사를 기술하는데 중요한 과제는 분단 이후 남․북한 문학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어떻게 질서화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월북 작가에 대한 연구는 이런 점에서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부분이며, 특히 월북 후 지속적으로 문학 활동을 전개한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분단 전․ 후의 연계성을 논의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넷째, 박태원 작품에 대한 자료를 수집, 재정리함으로써 연보를 작성하고, 원본 자료집 출간의 기초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창작 초기에서부터 월북 후 작품에 이르기까지 박태원 작품 연보를 정확하게 작성하고 모든 작품의 원본을 확정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박태원 전집 발간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 과정이 완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