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 작업은 서구의 철학 전통에 대비하여 고유한 동아시아적 사유의 특질로 이해되는 기철학적 세계관에 대해 새로운 각도와 문제의식으로 접근하려는 시도 가운데 하나이다. 기존의 연구가 주로 특정 학문 분야의 관심을 반영하면서, 시대와 학파, 인물이나 개념 중 ...
본 연구 작업은 서구의 철학 전통에 대비하여 고유한 동아시아적 사유의 특질로 이해되는 기철학적 세계관에 대해 새로운 각도와 문제의식으로 접근하려는 시도 가운데 하나이다. 기존의 연구가 주로 특정 학문 분야의 관심을 반영하면서, 시대와 학파, 인물이나 개념 중심으로 접근하여 괄목한만한 성과를 이루었다면, 본 연구는 이와 같은 기존 연구 업적에 바탕하여 감각, 감정, 행위라는 세 가지 주제 영역에 어떤 함축을 지니는가를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사실상 기존 연구 성과가 밝혀 놓은 바에 의하면, 기철학적 사유 혹은 세계관은 근대 서구의 철학적, 과학적 세계관과 대비되는 중요한 특징을 동아시아 사유의 핵심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기존의 연구 성과는 주로 儒家나 道家와 같은 학파 중심적 접근 방식을 취하거나, 형이상학·존재론(본체론)과 같은 특정한 분과 중심의 접근, 그리고 한의학과 같이 특정 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되었기에, 기철학에 관한 연구는 학파나 인물, 철학의 분과, 특정 학문 분야의 시각에 제한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 연구의 성과를 이어받으면서 최근 새롭게 부상되는 학문적, 사회적, 문화적 요구에 부응하는 연구 시각을 택하려 한다. 존재론, 형이상학, 인식론과 같은 기존의 주요 연구 분야에서 별도로 연구되거나 개념의 역사적 변화를 중시하였던 것과 달리, 기에 근거한 사유가 전통적 사유에서 어떤 식으로 그 특성을 드러내는가 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철학적 사유에서 감각과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논의되고 언술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바탕위에서 나타나는 인간 행위의 성격에 대한 특징을 철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이 연구가 견지하고자 했던 두 가지 관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연구가 주로 동서양 사유의 대비나 철학사적, 개념사적 연구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문헌을 통합적으로 다루면서도 기철학적 세계관이 감각, 감정, 행위의 개념과 어떤 방식으로 연계되는가라는 일관된 관심을 견지하고자 하였다.
둘째, 기철학적 사유가 감각, 감정, 행위에 대한 독특한 동아시아적 관점과 어떤 식으로 연계되는가라는 문제의식에 더하여, 이러한 연구의 결과를 최근 새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학문적 성과와 비교함으로써 현대적 맥락과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자 하였다.
감각과 감정 그리고 행위라는 세 가지 중요한 범주는 매우 넓은 범위의 연구를 필요로 하지만, 문헌의 범위를 선별하고 기철학적 사유라는 관점을 유지할 때 하나의 통합된 시각에서 충분히 연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이러한 주제 연구는 최근 국내의 철학 분야는 물론 문학, 예술, 한의학, 디자인,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하루빨리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과 요구에 부응하여 “기철학적 세계관에서 본 감각, 감정, 행위에 관한 연구”를 시도하였던 것이다.
본 연구는 일정한 주제 영역을 선택하여 연구하되, 학제적 성격을 지니는 연구 주제라는 점을 감안하면서도, 기존의 연구에서 많은 논의가 있던 연구 주제가 아니라는 점으로 인하여 향후 타 분야나 타 연구자에 의해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 기초적인 연구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가 성과를 내고자 하는 기철학적 세계관의 해명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고자 하였다. 이에 더하여 본 연구에서는 하나의 개념적 분석의 차원을 넘어서서 이를 통해 道家와 儒家로 대변되는 다양한 문헌들이 실제로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가를, 기존의 학파구분과 다른 방식으로 예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주제로 발표된 이 논문은 원래의 연구 계획이었던 행위의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는 논의를 수정 보완하여, 등재지 및 등재학술지에 게재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이 모든 논의 또한 추후에 상상력의 과학 혹은 옐로우 사이언스―기의 과학은 가능한가라는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