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명사는 어떤 대상을 지칭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 이름은 대상의 특징이나, 그것이 속한 부류와는 상관없이 그것을 다른 대상과 구분 짓기 위해 특별히 부르는 명칭이다. 고유명사는 이처럼 인지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명명관계를 통해 한 개체에 ...
고유명사는 어떤 대상을 지칭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 이름은 대상의 특징이나, 그것이 속한 부류와는 상관없이 그것을 다른 대상과 구분 짓기 위해 특별히 부르는 명칭이다. 고유명사는 이처럼 인지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명명관계를 통해 한 개체에게 주어진 모든 표현”으로 정의될 수 있다. 고유명사는 보통명사와 통사적인 측면에서 유사성을 지닌다. 고유명사는 문장 내에서 주어, 목적어 및 부가어, 속사, 동격어로 사용된다. 인명은 관사 복수형과 결합할 수 있고, 동사도 복수로 일치한다. 속사와 부가 형용사도 복수로 일치시키므로 고유명사의 복수형은 문법적으로 복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시 말해서 고유명사를 핵어로 하는 명사구는 통사적 구조 내에서도 수 자질을 포함한다고 본다. 본 연구는 고유명사의 한정, 즉 한정사를 동반하는 고유명사의 통사적 측면을 살펴본다. 고유명사의 변형이라는 표현은 한정사가 고유명사를 수식할 때, 지시대상에 대한 변형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내포하므로, ‘한정사를 동반한 고유명사’, ‘고유명사의 한정’으로 표현한다.
정관사를 동반하는 고유명사는 형용사, 관계절, de + 명사보어와 같은 확장요소와 함께 나타난다. 고유명사와 정관사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점은 정체규명 기능이다. 정체규명 기능은 지시대상의 유일성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기능과 결부되어 이중성을 제거하는데 기여한다. Gary-Prieur(1994)는 고유명사는 부류를 가리킬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그 밖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부류의 개념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초기 지시대상과 다른 개체로 이루어진 부류는 은유적 해석을 가지는 un Npr로 지칭될 수 있다. 그러나 비유적 해석이 아닐 때, 형성된 부류 속에는 고유명사가 지칭하는 초기 지시대상만이 포함된다. 부분관사의 사용은 환유적 해석과 결부된다. 앞의 경우에서와 달리, 부분관사와 결합한 고유명사 구성에서는 고유명사가 지시하는 대상은 그것과 결부된 행동이나 대상과 구분되지 않는다. 비분리 지시 상황은 부분관사의 사용전체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결국, du Npr구성은 부분관사가 가진 일반적인 가치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지시형용사와 고유명사는 해석적 측면에서 별개이다. 지시형용사는 명사구 해석에 의미적 변형을 일으키지 않으며, 단순히 선행사와 대용적 관계만을 가진다. 고유명사가 소유사와 결합시,고유명사의 지시대상은 변형되지 않는다. 고유명사는 초기지시대상, 소유형용사는 인칭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결합은 지시대상과 소유주 간의 관계를 형성시키며 이 관계는 문맥에 따라 다른 해석을 가진다.
고유명사의 한정을 통해서 우리는 ‘고유명사가 다른 명사들과 마찬가지로 한정사 혹은 고유명사의 해석에 영향을 미치되 그 정의는 변화시키지 않는 확장표현’과 결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고유명사의 한정에서 생겨나는 특수한 의미적 효과는, 고유명사 범주가 지닌 인지적 특성 및 기능과 관련된다고 본다. 따라서 고유명사가 기본적으로 인지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본 연구의 주장이 뒷받침된다.
이 연구는 Chomsky의 변형생성문법을 분석의 근거로 삼고, 앞에서 살펴본 고유명사의 형태적, 통사적 특성을 바탕으로 통사구조를 설정하였다. 고유명사는 관사가 없으나 지시적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은 표면구조에서 한정사 범주가 없더라도 통사구조 내에 D위치를 내포하고 있다는 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고유명사를 핵어로 하는 명사구의 범주를 DP로 설정한다. 본 연구는 로망스어 고유명사의 통사적 구조를 다룬 Longobardi(1994)의 분석을 불어에 적용시킨다. 이태리어에서 사람의 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는 다른 한정사가 고유명사 앞에 나타나는 경우 관사가 붙는다(il mio Gianni). 명사가 소유 형용사를 앞서는 어순 역시 가능한데(Gianni mio), 이러한 어순에서는 관사가 나타날 수 없다. Longobardi의 분석에 의하면, 정관사는 D위치에, Gianni는 명사 핵어 N위치에, 소유 형용사 mio는 NP의 지정어 자리에 생성되며, N에 있던 Gianni가 D로 핵어 이동함으로써 Gianni mio의 어순이 생겨난다. N의 D로의 이동은 일반적인 핵어 간 이동규칙의 제약을 받으며, D가 통사적으로 존재하는 위치임을 전제로 한다. 불어의 경우, 표면상 한정사를 동반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구조 내에 D위치가 보장된다고 보며, 고유명사의 지시성은 N이 D로 핵어 이동한다는 가정을 뒷받침해 준다. 또한 내용상 명사를 한정하는 de가 이끄는 보어나 관계절, 혹은 형용사 등은 명시적인 정관사, 즉 D의 출현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므로 고유명사를 핵어로 하는 명사구 내에 DP의 존재 역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