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은 좁은 의미의 의사소통교육에서 출발하여 포괄적인 문화교육으로 그 폭과 깊이를 확장·심화해 간다. 이때의 ‘문화’는 ① 역사·지리·사회 등 한국에 관한 콘텐츠로서의 문화와 ② 한국어로써 사고하고 소통하는 언어원리로서의 문화라는 두 개념을 아우른다. 여 ...
한국어교육은 좁은 의미의 의사소통교육에서 출발하여 포괄적인 문화교육으로 그 폭과 깊이를 확장·심화해 간다. 이때의 ‘문화’는 ① 역사·지리·사회 등 한국에 관한 콘텐츠로서의 문화와 ② 한국어로써 사고하고 소통하는 언어원리로서의 문화라는 두 개념을 아우른다. 여기서 언어원리로서의 문화는 다시 ㉠ 언어 표현에 담긴 문화와 ㉡ 언어를 운용하는 전략의 문화로 이루어진다. 한국어교육은 이처럼 다양한 국면의 문화를 교육의 체제 안에 효과적으로 통합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화 요소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만, 거기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평가에 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문화능력의 개념이 모호한데다 그것을 평가해 낼 만한 도구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문화능력을 지나치게 문화 콘텐츠 중심으로 해석하거나 매우 고급의 능력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평가를 어렵게 한다. 문화능력 평가에 관한 이론과 방법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한국 언어문화의 교육은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어능력의 평가에서 문화 요소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한국어능력시험(KPT)을 검토한 결과, KPT에서는 문화 관련 내용을 ① 사회적 관습으로서의 문화, ② 한국에 대한 지식으로서의 문화, ③ 전통과 관련되는 소재로서의 문화, ④ 의사소통상 특성으로서의 문화, ⑤ 속담 등의 관용 표현, 그리고 ⑥ 문화로서의 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함을 알 수 있었다. 이 중 ①~③은 앞에서 본 콘텐츠로서의 문화에 해당하고, ④~⑥은 언어원리로서의 문화에 해당한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언어원리로서의 문화 개념을 확충하여, ① 언어에 대한 관점, ② 구체적인 표현상의 특성, ③ 역사적으로 축적돼 온 텍스트들, ④ 의사소통에서의 여러 가지 전략들, ⑤ 그리고 언어를 둘러싼 권력 관계나 규칙 등의 거시 담론으로 나누어 한국 언어문화의 구인을 분석하였다. 이 분류는 ‘언어로 표현된 문화’가 아닌 ‘언어의 문화’가 가지는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화능력의 평가는 평가의 목표, 내용, 방법, 대상에 따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평가 목표는 학생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평가와 학생의 실력을 판정하기 위한 평가로 나누어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고, 평가 내용은 콘텐츠로서의 일반 문화와 언어 문화를 나누어 세분할 수 있다. 또, 평가 방법은 평가 영역과 시험의 형식, 상황에 따라 여러 원리를 적용할 수 있고, 평가 대상은 직업이나 학문, 일상 생활 등의 학습 목적, 연령, 현재의 한국어 수준, 그리고 학생의 모어에 따른 특성화가 가능하다. 그 중 문화 능력 평가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것은 물론 평가 내용과 방법의 영역이다. 특히 목표와 대상에 따라 한국 언어문화의 구성 요소를 어떤 방법으로 평가하는가 하는 문제가 논의의 핵심으로 떠오른다. 나아가, 점수형과 등급형, 서술형 등 평가 결과의 표시 방법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 연구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언어문화 관련 평가 요소를 상세화하고, 평가 영역-도구-상황을 결합한 체제적 평가 설계를 제안하며, 점수·등급형 평정과 서술식 평정에 종합평정표를 덧붙이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국어 교사 및 학습자에게 교수-학습 방향을 안내하고, 학생들의 문화능력을 객관적이고 타당하게 기술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