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글편지 자료집인 ‘편지급문집(便紙及祭文集)’의 자료를 대상으로 이 자료에 반영되어 있는 방언을 중심으로 국어학적으로 연구한 것이다. 이 자료에 관한 서지학적 정보는 졸고(2006)를 참고할 수 있으며, 이 자료는 주로 20세기 초반에 작성된 것이다. 이 ...
본 연구는 한글편지 자료집인 ‘편지급문집(便紙及祭文集)’의 자료를 대상으로 이 자료에 반영되어 있는 방언을 중심으로 국어학적으로 연구한 것이다. 이 자료에 관한 서지학적 정보는 졸고(2006)를 참고할 수 있으며, 이 자료는 주로 20세기 초반에 작성된 것이다. 이 자료에 반영된 언어는 주로 19세기말 20세기 초반의 언어로서 주로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경북남부지역의 방언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 자료는 80통의 한글편지 자료와 2점의 한글제문을 담고 있으며 편지는 주로 사돈지(査頓紙), 부모 자식 사이의 편지, 형제 사이의 편지가 대부분이다. 또한 이 편지 자료에 반영된 문자와 표기체계는 대체로 19세기에 사용된 문자 및 표기체계와 거의 일치하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자료집에 반영된 언어를 바탕으로 국어학적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음체계는 이 지역 방언의 현대국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치조마찰음의 된소리인 ‘ㅆ’음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따라서 현대 이 지역 방언의 자음체계와 같다.
둘째, 자음과 관련된 음운현상도 현대의 이 지역 방언에서 실현되는 현상인 어두위치에서의 유음의 분포상의 제약, 경음화 현상, 융합현상, 비자음화 현상, 경구개음화 현상, 자음의 위치동화 현상, 유음화 현상, 자음의 첨가와 탈락 현상 등과 같이 다양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경음화 현상 및 경구개음화와 관련된 예 중에서 실현되지 않은 예가 보이는 것은 이표기로 볼 때 표기상의 문제로 판단된다. 비자음화 현상과 자음의 위치동화, 유음화 현상, 자음의 첨가 및 탈락현상과 관련된 예를 살펴보면 현대 이 지역 방언에서 확인하기 힘든 예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이 자료에 반영된 모음체계도 현대 이 지역 방언의 모음체계인 6모음체계를 확인할 수 있다. 모음체계와 관련해서 ‘ㅡ’와 ‘ㅓ’모음이 변별되지 않음은 자료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며 ‘ㅟ’와 ‘ㅚ’모음이 단모음으로 존재하지 않음도 확인된다. 다만, ‘ㅔ’와 ‘ㅐ’모음의 문제는 문자 ‘ㆍ’가 여전히 사용됨으로써 명료하게 확인되지는 않지만 전설고모음화 현상 등과 관련지워 볼 때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넷째, 이 자료에 등장하는 모음과 관련된 음운 현상은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전설고모음화, 모음조화, 비모음화(鼻母音化), 움라우트 및 ㅣ모음역행동화, 원순모음화 현상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모음과 관련된 음운현상은 대개 현대 이 지역 방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우이지만 그 실현 정도에서 차이가 있으며 이는 자료의 문제로 판단된다. 또한, 모음과 관련된 다른 음운현상과 달리 모음조화와 원순모음화 현상은 상대적으로 현대 이 지역 방언에 비해 그 발생 빈도 측면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다섯째, 이 지역 방언의 현저한 특징 중의 하나인 음절 및 음운의 축약과 관련된 현상도 살펴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현대 이 지역 방언에 비해 그 실현의 강도가 약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의 원인은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다.
여섯째, 이 지역 방언에서 실현되는 초분절요소와 관련된 예가 보이는데, 주로 음장과 관련된 표기 자료만이 보이며 이는 현대 이 지역 방언에서 실현되는 초분절소가 성조와 함께 음장이 부가되는 형태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곱째, 이 자료에는 현대 이 지역 방언에서 많이 사용되는 낱말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쉽게 확인되지 않는 방언 낱말도 확인할 수 있다.
여덟째, 이 자료에는 이 지역 방언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의문형어미, 부정문의 형식, 조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징을 통해 볼 때, 이 한글편지 자료집에 반영된 방언은 19세기말 20세기 초반의 대구를 중심으로 한 경북의 남부방언을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