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 후기 이후 급격한 발달경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비유언어인 속담의 이해능력은 아동의 표현능력, 읽기능력은 물론, 인지발달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이 시기 아동의 인지발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Mieder & Holmes, 2000).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
아동기 후기 이후 급격한 발달경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비유언어인 속담의 이해능력은 아동의 표현능력, 읽기능력은 물론, 인지발달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이 시기 아동의 인지발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Mieder & Holmes, 2000).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동의 발달적 측면에서 수행된 속담연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아동기 후기 아동들의 속담이해능력을 조사하였다. 속담이해능력과 관련된 변인으로, 속담의 친숙도(familiarity)와 구체성(concreteness)에 따라 속담의 유형을 분류하고, 각 유형별로 속담이해능력에서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또한 속담이해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동의 특성 중 학년, 성별, 조부모와의 동거경험에 따른 차이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시와 전주시 6개 초등학교로부터 표집한 4학년과 6학년 아동 529명이었다. 전체 아동 중 4학년이 205명(39%), 6학년 324명(61%)이었으며, 남아 279명(53%) 여아 241명(46%)이었다. 조부모와 동거경험이 없는 아동이 357명(68%), 있는 아동이 172명(약 33%)이었다.
본 연구의 주요 변인인 속담이해능력은 아동이 속담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는지의 여부로 측정하였다. 속담에 대한 친숙도와 구체성을 중심으로 4가지 속담유형(①친숙한 구체적 속담, ②친숙한 추상적 속담, ③친숙하지 않은 구체적 속담, 그리고 ④친숙하지 않은 추상적 속담)을 분류하고, 유형별로 각각 4개씩 총 16개의 속담에 대해 정답 1개와 오답 1개로 구성된 선택형의 응답항목 중 맞는 뜻을 고르게 하였다. 각 문항이 맞으면 1점 틀리면 0점으로 계산한 합산점수를 속담이해능력 점수로 산출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전반적으로 대상 아동들은 친숙하지 않은 속담에 비해 친숙한 속담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으며, 학년에 따라 4가지의 속담유형 모두에서 4학년 아동들에 비해 6학년 아동의 속담이해능력 점수가 높았다(t=-4.26, p<.001). 반면, 속담의 사용빈도 점수는 학년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둘째, 속담의 특성에 따라 분석한 결과, 아동들은 친숙하지 않은 속담보다는 친숙한 속담의 뜻을(paired t=29.60, p<.001), 추상적 속담보다는 구체적 속담의 뜻을 더 정확히 알고 있었다(paired t=2.32, p<.05). 셋째, 아동의 특성 중, 학년변인과 더불어 아동의 성별 및 조부모와의 동거여부에 따라 속담이해능력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속담이해능력 점수의 선형조합에서 학년(Pillai T=.04, F=5.57, p<.001)과 성별(Pillai T=.02, F=2.94, p<.05) 각각의 주효과는 물론, 통계적으로 유의한 학년*성별의 상호작용효과(Pillai T=.03, F=3.25, p<.05)가 있었다. 즉, 4학년 아동에 비해 6학년 아동의 속담이해능력 점수가 높았고 여아가 남아보다 더 높은 이해능력점수를 보였으며, 남아와 달리 여아의 경우에는 4학년보다 6학년의 점수가 월등히 높았다. 반면, 조부모 동거여부의 주효과와 학년*조부모의 상호작용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속담의 친숙도 및 아동의 연령에 따른 속담이해능력에서의 차이결과는 속담의 뜻을 추론할 때 아동들이 속담에 포함된 명사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분석을 시도한다는 초언어의미론적 가설(metasemantic hypothesis)을 지지한다(Nippold & Haq, 1996). 또한 속담이해능력이 연령에 따른 인지발달에서의 차이를 반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