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카네티 특유의 신화 개념과 신화관을 밝히고, 그것이 카네티 문학에 어떻게 용해되어 있는가를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카네티의 신화문학론을 고찰한다. 본 연구는 무엇보다도 카네티의 신화문학론이 문학과 현실인식과의 밀접한 관계를 밝힐 수 있는지, 즉 ...
본 연구는 카네티 특유의 신화 개념과 신화관을 밝히고, 그것이 카네티 문학에 어떻게 용해되어 있는가를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카네티의 신화문학론을 고찰한다. 본 연구는 무엇보다도 카네티의 신화문학론이 문학과 현실인식과의 밀접한 관계를 밝힐 수 있는지, 즉 문학본연의 가치를 새롭게 확인시켜 줄 수 있는지, 또한 그 한계는 어디에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철학적, 역사적 그리고 미학적 관점에서의 신화이론들, 특히 플라톤에 걸쳐서 프리드리히 슐레겔 그리고 카시러의 신화이론을 함께 고찰해 본다. 철학적, 심리학적, 상징적 그리고 신학적, 사회이론적인 신화해석을 전면 거부하는 카네티 신화론의 독특한 개성이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지, 또한 이러한 신화론을 바탕으로 하는 그의 신화문학의 독창성을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카네티의 신화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효율적인 접근방식으로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무질 Musil, 브록 Broch과 같은 작가들 뿐만이 아니라 한트케 Handke와 같은 현대 생존작가들의 신화관을 고찰해 본다.
본 연구는 그의 신화론이 명확하게 규명되어지는 단계에서 그의 신화문학론의 독창성이 확인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그가 주장하는 신화적 경험과 감각적 경험의 밀접한 관계를 규명해 본다. 신화적 경험에 대한 카네티의 이해 방식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감각적 경험과 신화적 경험의 관계를 정확하게 기술하면서, 어떠한 방법으로 카네티가 감각적 경험으로서의 신화적 경험을 문학 속에 실현하는지, 이러한 문학이 어떠한 방식으로 현실인식에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또한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본다. 카네티의 신화론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세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카네티의 신화론을 이해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의 신화서술방식을 탐구한다. 신화가 개념화 될 수 없는 이유는 신화가 경험의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카네티는 주장한다. 이 주장 하에 그는 신화를 서술할 때 현상학적인 서술방식을 선택한다. 그러한 서술방식이 카네티가 강조하는 육체적 경험으로서의 신화적 경험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또한 인간의 이성을 인식의 근저로 보는 사유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카네티의 문학이론이 훗설 Husserl 혹은 메를로-퐁티 Merleau-Ponty와 같은 현상학자들의 현상학 이론과 가깝다는 것에 유의하여 그들의 이론을 고찰한다. 플라톤, 칸트, 헤겔과 같은 관념주의 사유방식을 거부하는 현상학자들은 인간의 육체적인 경험과 인식의 밀접한 관계를 주장한다. 그들은 경험과 역학관계에 있는 인간의 의식세계를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현상학적 사유의 객관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주체와 객체, 육체와 정신의 경계가 없는 ‘총체적 경험’을 신화적 의식의 특징으로 규정하는 카네티 신화론의 정당성과 객관성은 어디에 있는지, 인간의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이론을 고찰해 보면서 함께 밝혀본다.
둘째, 카네티의 신화서술내용과 형식을 분석하는 방안이다. 카네티의 신화서술내용은 ‘변신 Verwandlung’이다. 신화가 더 이상 철학적 분석의 대상이 아닌 ‘초경험’이라고 한다면, 카네티는 나와 자연, 나와 타자가 합일을 이루는 그러한 ‘초경험’을 ‘변신’으로 명명한다. 그에 의하면, ‘변신’은 신화의 핵심적 내용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바로 신화의 원천이다. 신화적 경험으로서의 ‘변신’과 인식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변신’이 어떠한 형식으로 카네티 문학 속에 자리잡고 있는지 밝힌다.
셋째, 카네티의 문학이론을 고찰함으로써 그의 신화론을 이해하는 방안이다. 카네티는 ‘소리가면’이라는 자신의 독특한 문학이론으로 신화문학을 추구한다. 그는 문학이 신화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때 현실인식의 길을 열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카네티의 그러한 주장이 ‘소리가면’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