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기존에 이루어졌던 근대 전환기의 동양화단에 관한 연구를 근대 전시기로 연장하여 1930-40년대 동양화단을 동양화가의 일본체험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본 것이다. 이 시기의 동양화단에 관한 연구는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아서, 주로 조선미술전람회와 관련된 자 ...
본 연구는 기존에 이루어졌던 근대 전환기의 동양화단에 관한 연구를 근대 전시기로 연장하여 1930-40년대 동양화단을 동양화가의 일본체험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본 것이다. 이 시기의 동양화단에 관한 연구는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아서, 주로 조선미술전람회와 관련된 자료, 후소회와 연진회에 관련된 자료가 중심이 되어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성화단의 동향에 관해서도 관심있게 다루고자 했으며, 그 결과 일본 유학을 하고 돌아온 신진화가들의 화풍과 활동을 보다 심도있게 비교검토할 수 있었다.
연구의 쟁점상 1930-40년대 동양화단에서 특히 한국의 동양화가들과 한국에서 활동하던 일본화가들이 함께 참여했던 개신동맹기성회, 조선미술연구소, 조선미술협회, 문인서화연구회 등의 활동에 주목했다. 이들은 서양화가들에 비해 단체활동에 소극적이었던 동양화가들의 활동이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다. 이 단체는 전시체제로 돌입하는 일본의 군국주의 시대상황 속에서 어느 단체보다 정치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여기에 속한 화가들이 당시 한국화단에서 가장 주목받던 화가들이었으므로 그 영향력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의 단체활동과 여기에 속한 한일 동양화가들의 활동을 일본에서 귀국한 신진화가들과 비교검토해 봄으로써, 전통의 변용이라는 측면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한국 동양화가들이 1920년대까지 주로 한국에 유입된 일본화풍을 통해 새로운 화풍을 체득했다면, 1930-40년대는 직접적인 일본 체험을 통해 그들이 체득한 일본화풍을 국내로 유입하고 수용했다는 측면에서 변화를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서 東京女子美術學校, 京都藝術大學, 日本美術學校, 帝國美術學校, 川端畵學校 등 미술학교 日本畵科 교육에 관한 조사는 해방후 미술대학의 초기 동양화과 교육과정 시행에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이응노,박래현, 천경자,조중현, 김정현, 이유태, 김화경, 박생광, 조복순, 이혜경 등의 일본유학은 그들 화풍형성의 초기양상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근대 동양화가의 일본 체험과 전통의 변용>이라는 논제는 첫째, 1930-40년대 동양화단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 둘째, 한국근대미술사의 중요한 쟁점인 일본화풍의 문제를 1920년대까지 일본인 내한화가나, 신문 매체를 통한 간접적 또는 부분적 수용이 아니라 일본 현지화단에서 화가 스스로 선택하여 체득한 것이라는 점에서 변화를 보여준다. 즉 이 시대에 동양화가들이 일본 체험을 통해 변화시키고자 했던 새로운 전통을 우회적으로 규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