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연안에서는 어족자원이 다양하고 풍부하여 일찍부터 어업이 성행했으며, 어구와 어법도 발달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남해군 연안에 설치된 돌발, 죽방렴, 개량식대모망, 소대망, 각망 등 다양한 유형의 고정 어구를 파악하고, 각 유형의 고정 어구가 남해군 연안의 ...
남해군 연안에서는 어족자원이 다양하고 풍부하여 일찍부터 어업이 성행했으며, 어구와 어법도 발달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남해군 연안에 설치된 돌발, 죽방렴, 개량식대모망, 소대망, 각망 등 다양한 유형의 고정 어구를 파악하고, 각 유형의 고정 어구가 남해군 연안의 어디에 분포하는가를 조사하여 지도로 나타냈으며, 또한 각 유형의 고정 어구가 어떤 방식으로 설치되어 운영되는가를 고찰하였다.
돌발은 남해군 연안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어전류 어구였으나, 연안의 어족자원이 점차로 고갈되면서 근래에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폐기되었다. 남해군 연안의 돌발은 강진만 일대, 지족해협 일대, 앵강만 일대에 주로 분포하였다(그림 4). 그 중에서도 설천면 문항 마을을 중심으로 한 강진만 일대에 가장 많은 수의 돌발이 분포하였다. 남해군 설천면 문항리에는 돌발이 20여 개나 있었는데, 지금은 단지 하나의 돌발(그림 5)만 보존되어 있을 뿐 나머지 돌발은 훼손되어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남해군 이동면 신전리 돌발(그림 6)은 차량으로 통행하는 관광객들이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축조한 것이며, 남면 홍현리 돌발(그림 2)은 돌발체험활동을 위해 축조한 것이다.
죽방렴은 남해군 연안에서 지족해협과 삼천포해협에만 집중적으로 설치되어 있다(그림 8). 지족해협의 23개 죽방렴 전부와 삼천포해협의 1개 죽방렴은 남해군에서 어업 면허를 취득한 것이고 삼천포해협의 나머지 21개 죽방렴은 사천시로부터 어업 면허를 취득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오늘날까지 죽방렴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은 남해군 연안뿐이다. 지족해협과 삼천포해협에서는 빠른 유속으로 인하여 그물을 이용한 정치망 어구를 설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죽방렴만이 발달하였다. 죽방렴은 과거에는 큰 소득원이었으나, 최근에는 연안의 어자원 감소, 죽방렴 관리에 필요한 노동력 부족, 죽방렴 어장주들의 노령화, 어업 면허제 실시, 어업 규제와 구조 조정, 발달된 어법의 등장 등으로 죽방렴 경영에 어려움이 있다.
수산업법에 따르면, 모든 죽방렴과 정치망 어업은 어업 면허를 취득하여야 어업권을 가진다. 죽방렴과 정치망의 어업권을 취득하는 경로는 두 가지의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법 규정의 절차를 거쳐서 행정 기관에서 신규로 어업 면허를 받아 어업권을 취득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어업권자로부터 어업권을 매입하여 취득하는 경우이다. 근래에는 신규 어업 면허 발급이 억제되기 때문에 선대로부터 가지고 있던 죽방렴과 정치망의 어업권이 갱신되어 대물림하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어업권자로부터 죽방렴과 정치망의 어업권을 매입하여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
어획량의 측면에서 볼 때, 남해군 연안에 설치된 고정 어구 중에서 단연코 중요한 것은 정치망이다. 정치망 어구 구조는 물고기를 가두어 주는 통그물과 물고기를 유도하는 길그물로 크게 나눈다. 통그물은 다시 헛통그물, 비탈그물, 원통그물로 나눌 수 있으며(그림 12), 한번 설치된 그물은 원통그물만 하루에 1∼5번을 걷어 올리고, 1사리(음력 15일)에서 2사리 후에는 통그물 전체를 예비그물과 교체해야 한다. 정치망은 입구가 육지 쪽을 향하도록 부설하며, 저질(底質)이나 어구 규모 또는 수심에 따라 쇠닻이나 멍으로 사개를 고정한다. 남해군 연안에는 46개의 정치망이 설치되어 있다(그림 11). 남해군의 대다수 정치망은 삼동면ㆍ미조면의 동쪽 연안, 앵강만 연안, 강진만 연안에 설치되어 있다. 남해군에는 개량식대모망, 소대망, 각망 등이 설치되어 있는데, 어획능률을 높이기 위해 매우 다양한 유형의 정치망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고정 어구의 어획량은 조류의 세기와 방향에 큰 영향을 받는데, 그런 조류의 세기와 방향은 다시 방파제의 건설, 해안도로의 건설, 다리 건설에 따른 해안지형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근래 남해군과 인근 지역에서는 주민생활의 편리와 개발의 명분으로 해안도로 건설과 택지 조성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됨으로써 갯벌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데, 이에 따라 어류의 산란장이 줄어들고 결국 연안의 어족자원이 점차로 감소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남해군 연안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어족자원이 급속히 감소하였는데, 개발에 따른 환경 변화가 어족자원 감소에 상당히 많이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