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정관사 명사구(예를 들어, the bus) 그리고 ‘that/this bus'와 같은 지시 명사구와 같은 한정성 지시 명사구들은 인지적 관점에서 연구되어 오고 있다 (Ariel 1988, 1990, Gundel, Hedberg, and Zacharski 1988, 2001, Prince 1992 등). 특히 Gundel, Hedberg an ...
영어의 정관사 명사구(예를 들어, the bus) 그리고 ‘that/this bus'와 같은 지시 명사구와 같은 한정성 지시 명사구들은 인지적 관점에서 연구되어 오고 있다 (Ariel 1988, 1990, Gundel, Hedberg, and Zacharski 1988, 2001, Prince 1992 등). 특히 Gundel, Hedberg and Zacharski의 연구에 따르면, 영어 지시 명사구의 쓰임은 그 지시 대상이 청자의 기억이나 주의 집중 상태에 어떤 인지적 위치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들의 ’알려진 상태의 위계 서열‘ (The Givenness Hierarchy)에 따르면, 영어는 ’유형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 (type identifiable)에서부터 ’초점을 받고 있는 상태‘ (in focus)까지 여섯 단계의 인지적 위치에 따라 지시 명사구의 형태가 달리(a N, indefinite this N, the N, that N, that/this/this N, it)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어의 한정 지시 명사구 현상이 도착 번역 텍스트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의 번역학 연구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반면, 한국어 지시 명사구는 이러한 여섯 단계에 대응하는 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어의 경우, 원형 명사구는 한정적으로 그리고 비한정적으로도 사용이 된다. 즉, 한국어 원형 명사구는 맥락에 따라 한정적, 비한정적 효과를 갖는다 (전영철 2002, 2004). 한정성과 관련된 영어 지시 명사구과 한국어 지시 명사구 쓰임의 차이는 이와 같은 인지 언어학적 차이에서 비롯될 뿐만 아니라, 각 각의 언어에 존재하고 있는 고유의 텍스트성을 구성하는 지시 표현의 결속구조의 차이에서도 연유한다 (곽성희 2002, 2003).
본 연구에서는 번역행위(translating)는 화자(번역가)와 청자(독자) 사이의 최적의 적합성(optimal relevance)을 추구하는 의사소통 행위로 가정하여, 영한 그리고 한영 번역에 나타난 한정 지시 관형어 전환(shifts) 현상에 개입되어 있는 담화, 인지언어 속성을 번역의 전이(transfer)와 간섭(interference)의 관점에서 연구하였다.였다.
구체적으로 정량적인 면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한영의 번역에서는 한국어의 '이' 및 '그'가 영어의 지시 관형어 'this/that'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약 35%에 해당되었으며 대명사 'it/my/him'등으로 번역되는 경우는 약 23%에 해당되었다. 그리고 한정관사 'the'로 전환되는 경우는 약 10%에 해당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약 30%의 경우는 생략되거나 동사구로 전환되었다. 반면에 영한의 경우에서 지시 관형어 'this'가 영(zero) 형태로 전환된 경우는 75%에 해당되고 지시 관형어 '이/그'로 전환된 경우는 약 10%에 해당된다. 한편, 'that'의 경우는 영 형태소로 전환된 경우가 40%에 해당되고 '그(런)'로 전환된 경우는 55%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