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재일 코리언 문학을 디아스포라적 관점에서 형성과 분화 과정을 짚어보고, 특히 다양성과 보편성 차원에서 이들 문학이 갖는 문학사적 의미를 검토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재일 코리언 문학의 형성과정에서 유학파 문인들의 존재성과 일제 강점 ...
본 논문의 목적은 재일 코리언 문학을 디아스포라적 관점에서 형성과 분화 과정을 짚어보고, 특히 다양성과 보편성 차원에서 이들 문학이 갖는 문학사적 의미를 검토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재일 코리언 문학의 형성과정에서 유학파 문인들의 존재성과 일제 강점기 장혁주, 김사량의 협력/ 비협력적 일본어글쓰기의 의미를 짚었다. 최남선, 김동인 등 일제강점기 조선인 유학파와 당시 프롤레타리아 작가(정연규, 김희명 등)들의 문학 활동이 '재일 문학의 전사(前史)'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할 수 있고, 장혁주 김사량는 일본 문단에서 일본어글쓰기를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침으로서 재일 코리언 문학의 실질적인 출발을 알렸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미가 크다.
둘째로는 재일 디아스포라 문학의 분화 양상이다. 여기에서는 ‘본격화된 재일 코리언 문학', '중간세대의 재일 코리언 문학', '최근 재일 코리언 문학의 다양성과 보편성'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1) 본격화된 재일 코리언 문학에서는 김석범과 김달수 등의 문학에 나타난 조국, 민족, 고향 인식을 통해 식민지시대의 청산과 민족적 글쓰기의 의미를 짚었다. 특히 재일 1세대의 민족적 글쓰기가 "현해탄을 넘나들며 이념과 생존에 밀고 밀리던 혹독했던 개인사를 토대로 민족의 상흔을 형상화"한다는 점, 식민지기의 협력/비협력, 해방 조국의 정치혼란, 돌아가지 못한 자들의 망향, 민족적 정체성 찾기, 조총련과 민단을 둘러싼 이념적인 갈등, 귀화문제와 북송선 선승 문제 등과 같은 조국과 민족 중심의 서사시가 주요 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2) 중간세대의 코리언 문학에서는 자기정체성 문제와 이방인 의식을 중심으로 경계인적 사고의 내향적 승화(김학영)와 외향적 승화(이회성)를 고찰하였다. 이들 중간세대 문학의 특징은 조국과 일본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에서 오는 불우성이 강렬하게 묘사되고 있기에 "가장 ‘재일조선인문학’다운 문학"의 성격을 지닌다 할 수 있다. 3) 최근 재일 코리언 문학은 신세대 작가의 탈민족적 글쓰기(유미리, 현월 등), 해체 개념의 ‘재일성’(사기사와 메구무, 이주인 시즈카 등), 엔터테인먼트 소설(양석일, 가네시로 가즈키 등), 뉴커머의 문학 활동(김길호 등) 등으로 나누어 재일 코리언 문학의 현재적 지점을 고찰하였다. 기존의 1세대와 중간세대의 문학과는 다르게 장소와 공간, 주제, 표현, 성격 면에서 다양성과 보편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대별된다. 그리고 탈국가, 탈민족, 탈이념, 탈중심적 세계관과 열린 시좌로 세계문학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이상의 재일 코리언 문학의 형성과 분화 양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앞으로의 재일 코리언 문학은 디아스포라적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다양화된 형태의 재일성(주류와 비주류의 조화, 다문화 공통체, 오락성 등)을 통해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게 될 것이고, 동시에 탈중심적, 월경주의적 가치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의 재일 코리언 문학을 문학사적인 측면에서 분석하는 의미도 있지만 이들 문학의 앞으로에 대한 전망과 가능성을 짚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