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1876-1945) 우리나라의 복식은 이전 시기부터 문화적 교류가 많았던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 외에도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서구 문화가 유입되면서 전통복식과 새로운 외래복식이 공존하게 되었고, 이러한 복식문화의 변화는 개화기에 발간된 신문, 잡지에 ...
개화기(1876-1945) 우리나라의 복식은 이전 시기부터 문화적 교류가 많았던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 외에도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서구 문화가 유입되면서 전통복식과 새로운 외래복식이 공존하게 되었고, 이러한 복식문화의 변화는 개화기에 발간된 신문, 잡지에 기록된 새로운 복식 명칭들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개화기 복식명칭은 고유어, 신조어, 외래어로 구분되는데, 이 중 외래어 복식명칭은 전통복식이 서구화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개화기에 발간된 신문, 잡지에 기록된 복식명칭 중 다양한 문화권에서 유입된 외래어 복식명칭을 중심으로 유입 된 나라별, 품목별로 분류하여 개화기 복식에 영향을 준 나라와 복식의 품목을 확인하고, 개개의 명칭들의 유입 시기, 당시의 형태, 용도, 유입된 이후의 변화상을 연구하여 외래어 명칭을 통해 본 개화기 복식의 특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개화기 외래어 명칭들을 시기별로 보면, 제1기(1873-1910)는 남성복식과 관련된 품목에 한해서 외래어 명칭이 유입되어 사용되었으나 그 수가 적었다. 2기(1910-1919)는 서구어계, 일본어계,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서구어계 명칭 등 일제강점기라는 시기와 함께 외래어 명칭이 가장 많이 유입된 시기이며, 남성의 복식품목과 관련된 명칭이 주를 이루었다. 3기(1919-1937)는 여성복식과 관련된 명칭이 이전보다 많이 유입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4기(1937-1945)는 전쟁이라는 암흑기 속에서 일본의 복식이 우리복식에 그대로 침투된 시기로 국민복, 몸뻬 등이 유입되어 입혀졌다.
개화기 외래어 명칭들을 어원별로 분류해보면 일본어계, 서구어계, 일본을 거쳐 유입된 서구어계 외래어로 구분된다. 일본어계 외래어는 기모노, 시루시반덴, 쓰메에리, 에비자 하가마, 히가마, 네마기, 소후도모, 소후도, 시야겟스, 도리아치, 구두(구쓰), 가방, 몸뻬 등으로 일본 전통복식과 관련된 명칭들이 많았다. 서구어계 외래어는 팬츠, 쟈켓, 샤쓰, 넥타이, 레쓰, 리본, 모닝커우트, 본넷트, 사포, 스카트, 씰쿠해트, 파나마, 포켓트, 한케치프, 후루코트(후록코투, 푸로코트, 프록코트), 핸드빽, 파쟈마, 에푸론, 카우스, 콤비네슌-원피스, 레인코트, 바바리 등이 있다. 일본을 거쳐 유입되어 일본식 외래어 명칭에는 라사(らしゃ, rasa), 만토(マント, manteau), 세비로(せびろ, civil clothes), 죡긔(jaqueta, 화란말; jack→영어; jaket→일본어 チョッキ), 메리야스샤쓰(メリヤスシャス, medias; 스페인어+shirt), 메리야스, 오-바(オ―バ, overcoat), 빤스(パンツ, pants), 쉐터(セ―タ― , sweater), 샤쓰(シャス, shirt), 와이샤쓰, 레-스(レ―ス, lace), 비로드(ビロード, velvet)가 있다. 이상을 통해 개화기 외래어 명칭은 일제 강점 시기라는 특수한 사회적 상황으로 인하여 일본어계나 일본을 통해 유입된 명칭과 서구어계로 크게 양분됨을 알 수 있다.
품목을 중심으로 본 개화기 외래어 명칭은 남자의 양복과 관련된 복식명칭이 많았고, 여자의 복식과 관련된 소품 및 장식품이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를 통해 남자복식은 복식전반에 걸쳐 서구화가 진행된 반면 여자는 복식의 일부 품목에서부터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 개화기 외래어 명칭은 유입된 시기와 품목은 다르지만 일본 전통복식을 지칭하는 몇몇의 명칭을 제외하고는 이들 명칭의 대부분이 국어에 동화되어 현재 사용되는 복식명칭의 기초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개화기 복식은 서구화복식의 기반을 이루었고, 이는 일본에 의한 서구화 정책과 우리의 자발적인 서구화 움직임이 만들어낸 결과였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