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불완전 곡용을 보이는 고유어 명사를 조사하고 분류하여 국어 고유어 명사의 불완전 곡용 혹은 제한적 곡용의 유형을 밝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유어 명사는 자유로운 곡용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고유어 명사 중에는 자유로운 조사 결합을 허용 ...
본 연구의 목적은 불완전 곡용을 보이는 고유어 명사를 조사하고 분류하여 국어 고유어 명사의 불완전 곡용 혹은 제한적 곡용의 유형을 밝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유어 명사는 자유로운 곡용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고유어 명사 중에는 자유로운 조사 결합을 허용하지 않는 부류들이 존재한다. 고유어 명사의 불완전 곡용 현상과 유형을 파악함으로써 명사 곡용에서의 빈칸이 형식명사나 한자어와 같은 특수한 어휘 부류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유어 명사의 불완전 계열의 유형은 주격조사 ‘이/가’와 주로 결합하는 부류, 목적격조사 ‘을/를’과 주로 결합하는 부류, 주격조사나 목적격조사와 주로 결합하는 부류로 구분된다. 그리고 그 외의 조사인 ‘에, 의, 로/으로’와 결합하는 부류로 구분된다.
주격조사 '이/가'와 결합하는 고유어 명사에는 '두수, 드레, 어처구니, 옴나위, 터무니' 등이 있는데 이 명사는 주로 '있다, 없다'와 같은 서술어와 결합하여 사용된다. 또한 '어안, 녹초, 등골, 배동, 벗바리, 오가리, 인' 등의 명사는 주로 결합하는 조사는 같지만 서술어는 앞의 명사와 비교하여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목적격조사 '을/를'과 결합하는 고유어 명사에는 '가살, 간살, 거드름, 건방, 내숭, 넌덕, 방정, 수선, 아망' 등이 있는데 이들 명사는 주로 '떨다, 부리다, 피우다'와 같은 동사와 주로 결합하는 경향이 있다. 이 외에도 '겨린, 골탕, 노총, 땡, 멱, 능, 북, 시치미, 비나리, 비접, 야비다리, 한턱' 등은 주로 결합할 수 있는 조사는 같지만 동사와의 결합 양상이 앞의 명사들과는 달리 비교적 다양한 동사들과 결합하여 나타난다.
'이/가, 을/를'과 주로 결합하는 명사는 '거덜, 결딴, 골, 길, 넌더리, 동티, 들통, 메지, 신명, 판가름, 진저리' 등으로 이들은 '나다, 내다'와 주로 함께 사용된다. 그리고 '건몸, 게걸, 몸서리, 두말' 등은 이들 조사와 결합하지만 나타나는 동사는 다르다.
그외에도 '에'와 결합하여 나타나는 '등쌀에, 한눈에, 겉보기에' 등이 있는데 이들의 경우에는 조사 생략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한 '떨이로, 뜬금으로, 막말로, 모개로' 등과 같은 어구에서 보듯이 이들은 항상 '으로/로'를 가지고 나타나는데 이 경우에도 조사 생략이 자유로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불완전 곡용을 보이는 명사가 주로 '이/가, 을/를'과 같이 나타날 때는 같이 사용되는 서술어도 몇몇 부류로 정해져 있는데 이때 명사에 나타나는 조사의 생략이 비교적 자유로움을 보인다. 이는 조사의 기능 부담량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러한 구성에서 동일한 명사와 서술어 사이에서 다른 조사가 출현하기도 한다. 이도 또한 조사의 기능 부담량이 크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불완전 곡용을 보이는 고유어 명사는 한정된 문맥에서 한정된 서술어와 함께 사용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이며 일부 명사의 경우에는 의미도 사람의 성향이나 태도와 관련된 한정적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