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경상남북도의 접경을 이루는 11개의 시․군 지역 방언의 성조 자료를 조사하여 그 체계를 비교·대조적인 방법으로 기술하고, 그 공통점과 차이점으로부터 방언 성조의 분화 양상 및 변천 방향과 관련된 정보를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 연구를 통해 ...
이 연구는 경상남북도의 접경을 이루는 11개의 시․군 지역 방언의 성조 자료를 조사하여 그 체계를 비교·대조적인 방법으로 기술하고, 그 공통점과 차이점으로부터 방언 성조의 분화 양상 및 변천 방향과 관련된 정보를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 연구를 통해, 성조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를 확충하고, 현대 성조 방언의 한 축인 경남북 지역의 접경 방언들이 가지는 성조론적 특징, 또 경상방언을 남과 북으로 가르는 동서 축을 따라 진행된 성조 분화의 양상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아울러, 이 연구는 경남북 방언 전체의 성조사적 위치 및 변천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나아가서, 우리말 운율 체계의 변천 방향에 대한 사실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3년에 걸친 연구 기간 동안, 경남북 접경 지역을 이루는 11개 시․군지역 방언의 성조 자료를 각각 3차례씩 조사하였다. 조사 시간은 각 방언별로 20시간 정도씩 소요되었고, 제보자는 1차 조사에 25명, 2차 조사에 24명, 3차 조사에 23명이 선정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경남북 접경 지역어들의 성조 체계를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비교․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주요 대상 항목은 다음과 같다.
성조소와 성조형, 성조형 결합 규칙과 성조형 실현 규칙, 성조 변동(역행평성동화, 피널티메이트형(penultimate accent), 조사 ‘에’ 앞 거성형의 평성형화, 피․사동사 어간의 평성형화, 순행평성동화), 용언의 성조 활용(평성형, 변동평성형, 거성형, 거성형 2류, 상성형, 변동 상성형, ‘나가드라’류 성조형), 조사의 성조형, 어미의 성조형, {안+용언}의 성조형, {의문사+후속 성분}의 성조형, 상징어의 성조형, 대명사의 성조형, 보조용언, 합성어, 의존명사, 속담/관용어의 성조형, 기타 특이한 대응을 보이는 성조형
이 항목들에 대한 조사 결과는 모두 180여 쪽 분량의 자료집으로 정리되었다. 아울러, 각방언별로 111개 항목의 어휘 및 문장 자료를 녹음하였고, 1시간 분량의 자유 발화 자료를 녹음하여 음성 파일로 만들었다. 현재 이 자료들을 분석하면서 논문을 집필하고 있다.
이번 조사 연구를 통해 주요 연구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ㅇ 각 방언의 성조소와 성조형을 분석하여 그 체계를 수립하고 서로 비교함으로써 성조 분화의 양상과 변천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밀양, 울산, 창원, 합천 등 경남지역 세 방언의 상성조와 상성형의 특징을 확인한 것은 중요한 성과이다.
ㅇ 각 방언의 성조형 결합 규칙과 성조형 실현 규칙을 수립하였다.
ㅇ 성조 변동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많은 성조형이 평성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전 지역에서 두루 나타나는 역행 평성 동화, ‘조사 ‘에’ 앞 거성형의 평성형화’, ‘피․사동사 어간의 평성형화’, 그리고 거창방언과 김천방언에 나타나는 ‘피널티메이트형(penultimate accent)’, 경남의 일부 방언에 나타나는 순행평성동화 현상은 모두 성조형 중에서 평성형을 늘리는 데 공모하고 있다. 이 현상들은 점차 그 세력을 넓혀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ㅇ 용언의 성조 활용에서는, ‘가다’류와 ‘기다’류 용언의 불규칙적인 성조 활용 양상이 방언 간에 일관성 있는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ㅇ {안+용언}의 성조형에서는, 경북의 북동부 지역 방언 특유의 ‘안했다[HLL]’형은 나타나지 않았고, 경주방언과 울산방언, 청도방언에서는 ‘안했다[LHL]’형보다 ‘안했다[LLH]’형이 우세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의문사+후속 성분}의 성조형에서도 경북 북부 지역 방언에 나타나는 ‘어데가노[HLLL]’형이 실현되는 지역은 발견되지 않았고, ‘어데가노[LLHL]’형과 ‘어데가노[LLLH]’형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ㅇ 상징어 및 상징어에서 파생된 단어의 성조형은 모든 방언에서 같은 성조형으로만 실현된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ㅇ 그 밖에 대명사의 성조형과 보조용언의 성조형 실현 양상도 조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