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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적 서정시를 향한 탐색: 샬롯 스미스의 『애가적 소네트』
이 보고서는 한국연구재단(NRF,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이 지원한 연구과제( 여성적 서정시를 향한 탐색: 샬롯 스미스의 『애가적 소네트』 | 2007 년 | 조희정(중앙대학교) ) 연구결과물 로 제출된 자료입니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자는 연구기간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사업유형에 따라 결과보고서 제출 시기가 다를 수 있음.)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연구과제번호 A00694
선정년도 2007 년
과제진행현황 종료
제출상태 재단승인
등록완료일 2009년 05월 30일
연차구분 결과보고
결과보고년도 2009년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소네트는 전통적으로 엘리트 남성 시인에 의해 독점적으로 향유되던 서정적 장르이며, 여성은 이 장르 속에서 언제나 일방적으로 수동적인 위치만을 부여받아 왔었다. 페트라르크(Petrarch)의 이상적 연인인 로라(Laura)로 대변되는 여성상은 남성적 관점에 의해 고착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변형된 반(反)실재적 이미지를 구현하여 여성의 주체성을 많은 부분 삭제하고 여성을 남성적 욕망의 객체로서만 설정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18t세기 후반 낭만주의적 장르 실험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샬롯 스미스(Charlotte Smith)의 『애가적 소네트』에는 서정 시인으로서의 여성 주체를 구현함으로써 기존에 소네트라는 문학 양식으로부터 소외되거나 객체화되어 왔던 여성적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 나타나 있다.
    이렇게 볼 때 흥미로운 사실은 스미스의 소네트 연작 중에 남성 화자의 서정적 목소리를 차용한 작품들이 여러 편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786년에 발간된 제 3판 『애가적 소네트』에서 스미스는 고전적 소네트의 원조로 널리 알려진 페트라르크의 소네트 네 편을 번역하여 소개했으며, 당시에 전 유럽에 걸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괴테(Goethe)의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베르테르(Werther)의 이름을 빌어 다섯 편의 소네트를 창작했다. 스미스의 소네트를 살펴 볼 때 특징적인 것은 ‘성적 사랑(erotic love)’이라는 페트라르크적 소네트, 그리고 르네상스 소네트의 핵심 주제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스미스는 여러 시편을 통해서 밀튼의 소네트에 비견될 만한 개인적인 명상을 펼쳐내는데, 유독 페트라르크나 베르테르 등 남성적 목소리를 차용한 소네트들에서는 스미스 자신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소네트들과 달리 ‘성적 사랑’이라는 주제의식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때 페트라르크로 설정된 남성 화자의 자아 도취적 경향을 담은 목소리는 스미스 자신의 것과 어느 정도 거리를 가지면서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기존의 소네트 전통을 수용하면서도 여성적 관점으로 새롭게 변형시키는 스미스의 소네트 연작 전체를 놓고 볼 때, 페트라르크를 번역한 몇 편의 시들은 독자로 하여금 내면적인 고통에 침잠하는 남성 화자의 심리 상태를 비판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남성 화자에 대해서 가지게 되는 아이러니는 다음에 수록된 베르테르의 독백을 담은 소네트에 가서 더욱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앤 마이어스(Anne Myers)가 주장하듯이, 스미스는 자신의 작품에 나타나는 여성적 목소리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기 위해 베르테르와 같은 남성 화자를 차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베르테르가 보여 주는 쇠약한 심적 상태와 지나친 감상성 등이 당대 문단에서는 흔히 여성성과 결부되어 이해되곤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특질을 남성 화자와 연결시켜 인내와 의지로 고통을 감수하는 여성의 목소리와 대비시키는 시도는 성 정체성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의도적으로 뒤집어 놓으려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스미스의 다른 연작 소네트에서 시적 자아가 경험하는 괴로움은 남성 화자의 소네트에서처럼 단순히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에서만 다루어지지 않는다. 대신 그 괴로움은 작가 자신의 물질적 박탈에서 비롯된 것이고 따라서 지극히 현실적인 것으로 독자의 인식 속에 각인되며, 이런 인식을 통해서 형성된 ‘호의적인 공동체’(sympathetic community)의 존재가 스미스 작품이 누렸던 인기의 대중적 기반이 된 것이다. 스미스는 자신의 시를 읽은 독자들이 시를 통해 표출된 여성 시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녀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시집의 구매를 유도했으며, 『애가적 소네트』 5판의 출간에 이르러서는 "정기구독"(subscription)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독자층을 미리 확보함으로써 물질적 차원에서 시인과 독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맺음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기도 했다. 스미스가 독자와의 관계에서 이런 전략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소네트 속에 나타난 여성 시인이 살아 숨쉬며 실존하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독자에게 인식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와의 연대에 대한 깊은 기대감은 시인이 다른 소네트에서 표현하는 타자와의 연대의식과도 상통한다. 페트라르크와 베르테르 등 남성 화자의 목소리로 표출되었던 고립감과 자아도취에 비해 볼 때 스미스의 소네트 연작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고통의 심연에서도 타인과의 관계맺음을 통해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 영문
  • Traditionally, the sonnet is a lyrical form that has been exclusively used by elite male poets, and this poetic form has always assigned women a passive role, as is represented by Laura, the ideal lover in the Petrarchan sonnets. The female image in the sonnet, shaped and manipulated by male desire, refuses to acknowledge the identity of women and objectifies women. Charlotte Smith's _Elegiac Sonnets_ , written in the late 18th century, displays the ways in which she reconstructs the female subject that has been alienated and objectified in the sonnet form.
    Interestignly, Smith's sonnet sequence includes a number of sonnets written in the voices of male speakers, such as Petrarch and Werther. Unlike Smith's other sonnets, these sonnets voiced by male speakers revolve around the traditional theme of 'erotic love." The Petrarchan sonnets, translated by Smith and included within her own poetic sequence, show the speaker's self-centered tendency in an exaggerated fashion. Sonnets written in the voice of Werther also show extreme sentimentality, which is in contrast with the relatively stable voice of the female speaker in her other sonnets.
    Smith's other sonnets usually highlight the realistically deprived material condition of the female speaker and thereby aim at creating a sympathetic community. Especially, she leads her readers to sympathize with the painful situation of the female poet and ultimately purchase her published poetry as a concrete gesture of rescuing "the woman in distress." Smith even adopts the method of subscription, highly individualiz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oet and the reader. In order to effectively gain readerly sympathy, Smith attempts to represent her own image in a realistic manner. Smith's emphasis on the solidarity with the reader parallels her profound interest in "friendship" in general, which can provide a germ of hope in the otherwise helpless situation.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소네트는 전통적으로 엘리트 남성 시인에 의해 독점적으로 향유되던 서정적 장르이며, 여성은 이 장르 속에서 언제나 일방적으로 수동적인 위치만을 부여받아 왔었다. 페트라르크(Petrarch)의 이상적 연인인 로라(Laura)로 대변되는 여성상은 남성적 관점에 의해 고착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변형된 반(反)실재적 이미지를 구현하여 여성의 주체성을 많은 부분 삭제하고 여성을 남성적 욕망의 객체로서만 설정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18t세기 후반 낭만주의적 장르 실험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샬롯 스미스(Charlotte Smith)의 『애가적 소네트』에는 서정 시인으로서의 여성 주체를 구현함으로써 기존에 소네트라는 문학 양식으로부터 소외되거나 객체화되어 왔던 여성적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 나타나 있다.
    이렇게 볼 때 흥미로운 사실은 스미스의 소네트 연작 중에 남성 화자의 서정적 목소리를 차용한 작품들이 여러 편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786년에 발간된 제 3판 『애가적 소네트』에서 스미스는 고전적 소네트의 원조로 널리 알려진 페트라르크의 소네트 네 편을 번역하여 소개했으며, 당시에 전 유럽에 걸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괴테(Goethe)의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베르테르(Werther)의 이름을 빌어 다섯 편의 소네트를 창작했다. 스미스의 소네트를 살펴 볼 때 특징적인 것은 ‘성적 사랑(erotic love)’이라는 페트라르크적 소네트, 그리고 르네상스 소네트의 핵심 주제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스미스는 여러 시편을 통해서 밀튼의 소네트에 비견될 만한 개인적인 명상을 펼쳐내는데, 유독 페트라르크나 베르테르 등 남성적 목소리를 차용한 소네트들에서는 스미스 자신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소네트들과 달리 ‘성적 사랑’이라는 주제의식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때 페트라르크로 설정된 남성 화자의 자아 도취적 경향을 담은 목소리는 스미스 자신의 것과 어느 정도 거리를 가지면서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기존의 소네트 전통을 수용하면서도 여성적 관점으로 새롭게 변형시키는 스미스의 소네트 연작 전체를 놓고 볼 때, 페트라르크를 번역한 몇 편의 시들은 독자로 하여금 내면적인 고통에 침잠하는 남성 화자의 심리 상태를 비판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남성 화자에 대해서 가지게 되는 아이러니는 다음에 수록된 베르테르의 독백을 담은 소네트에 가서 더욱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앤 마이어스(Anne Myers)가 주장하듯이, 스미스는 자신의 작품에 나타나는 여성적 목소리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기 위해 베르테르와 같은 남성 화자를 차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베르테르가 보여 주는 쇠약한 심적 상태와 지나친 감상성 등이 당대 문단에서는 흔히 여성성과 결부되어 이해되곤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특질을 남성 화자와 연결시켜 인내와 의지로 고통을 감수하는 여성의 목소리와 대비시키는 시도는 성 정체성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의도적으로 뒤집어 놓으려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스미스의 다른 연작 소네트에서 시적 자아가 경험하는 괴로움은 남성 화자의 소네트에서처럼 단순히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에서만 다루어지지 않는다. 대신 그 괴로움은 작가 자신의 물질적 박탈에서 비롯된 것이고 따라서 지극히 현실적인 것으로 독자의 인식 속에 각인되며, 이런 인식을 통해서 형성된 ‘호의적인 공동체’(sympathetic community)의 존재가 스미스 작품이 누렸던 인기의 대중적 기반이 된 것이다. 스미스는 자신의 시를 읽은 독자들이 시를 통해 표출된 여성 시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녀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시집의 구매를 유도했으며, 『애가적 소네트』 5판의 출간에 이르러서는 “정기구독”(subscription)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독자층을 미리 확보함으로써 물질적 차원에서 시인과 독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맺음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기도 했다. 스미스가 독자와의 관계에서 이런 전략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소네트 속에 나타난 여성 시인이 살아 숨쉬며 실존하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독자에게 인식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와의 연대에 대한 깊은 기대감은 시인이 다른 소네트에서 표현하는 타자와의 연대의식과도 상통한다. 페트라르크와 베르테르 등 남성 화자의 목소리로 표출되었던 고립감과 자아도취에 비해 볼 때 스미스의 소네트 연작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고통의 심연에서도 타인과의 관계맺음을 통해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90년대 이후 활발하게 이루어진 여성 낭만주의에 대한 논의는 오랜 세월 묻혀 있었던 많은 여성 시인들을 발굴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여성 낭만주의 시인들에 대한 기존 연구는 때때로 가부장적 문단 구조에서 글쓰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 시인들이 경험했던 어려움에 지나치게 천착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여성 시인들의 시에 나타난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적 측면을 과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본 연구는 샬롯 스미스가 가장 가부장적인 서정시 장르인 소네트를 효과적으로 전취하여 여성적으로 변용함으로써 큰 대중적 인기를 누리게 되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당대 문단에서 여성 시인이 성적 정체성과 작가적 정체성을 함께 정립하는 한 예를 구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스미스의 『애가적 소네트』에 관해 기존에 이루어졌던 연구의 대부분은 비유적 표현이나 이미지의 사용 등 세부적인 측면을 논의하는 데 그치고 전체 소네트 연작에 걸친 스미스의 시적 기획을 비평적으로 고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 연구는 스미스의 소네트 연작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낭만주의 시인으로서 스미스가 차지하는 위치를 재점검함으로써 90년대 이후 진행되고 있는 여성 낭만주의에 대한 연구를 진척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는 소네트라는 구체적인 매개를 통해 낭만주의기에 여성 시인과 남성 시인이 작업했던 방식을 규명하기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앞으로 메어리 로빈슨(Mary Robinson)의 『사포와 피온』(Sappho and Phaon), 워즈워드와 키이츠(John Keats)의 소네트 등에 대한 연구로 이어져서 낭만주의 소네트를 주제로 한 저서로 발전될 계획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개별 텍스트가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이라는 복잡한 관계망을 통하여 전통 속으로 편입되는 한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의 좋은 예가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성적 정체성이 수행하게 되는 역할에 대한 논의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형식적 실험과 그를 통한 장르의 변용과 창조가 당대의 역사적 변화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창출하는 방식에 주목함으로써, 본 연구는 텍스트와 콘텍스트, 주체와 이데올로기 등의 핵심적 개념을 둘러싼 이론적 논의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본 연구의 내용은 2009년 5월 23일 19세기 영어권 문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바 있으며, 연구의 최종 결과물은 학술 발표와 토론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수정과 보완을 거쳐 관련 전문 학술지에 곧 게재되게 될 것이다.
  • 색인어
  • 샬롯 스미스, 애가적 소네트, 장르, 형식 실험, 여성적 서정시, 남성 화자, 감상성, 호의적 공동체, 독자와의 연대 (Charlotte Smith, Elegiac Sonnets, genre, formal experimentation, female lyric, the male speaker, sentimentality, sympathetic community, solidarity with the r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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