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해방당의 창설과 조직 체계, 중앙아시아로의 확대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내 정교 관계 속에서 해방당 팩터의 중요성을 고찰해 보았다. 이를 통해 해방당이 소연방 해체 후 새롭게 전개된 국제 질서에 대처하면서, 기본적인 원칙의 일관 ...
본 연구는 해방당의 창설과 조직 체계, 중앙아시아로의 확대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내 정교 관계 속에서 해방당 팩터의 중요성을 고찰해 보았다. 이를 통해 해방당이 소연방 해체 후 새롭게 전개된 국제 질서에 대처하면서, 기본적인 원칙의 일관된 고수와 상황 변화에 따른 임기응변적 대응에 고심하고 있으며, 이같은 경향은 미군의 중앙아시아 역내 주둔이 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면서 해방당의 인기가 고조될 수록 더욱 현저화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해방당에 관한 연구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1차 자료의 부족 등으로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국의 탄압이 거센 중앙아시아에서는 해방당이 중앙아시아 각국의 세속 정권에 주는 위협이라는 측면이 지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각국 정부가 해방당 세력에 대해 가하고 있는 탄압을 연구자들이 묵인 또는 강화하는 부정적 상황도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해방당 내부의 자기논리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현지 조사를 통한 적극적인 연구가 수반되지 않고서는, 동 지역 내 해방당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같은 선행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작은 시도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앙아시아 각국에서 활동중인 해방당 조직간의 비교 연구 및 타 지역 해방당과의 비교 고찰, 더 나아가 국제 이슬람주의 운동 속에서 해방당이 차지하는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끝으로, 우즈베크인과 키르기즈인 사이의 민족 분규가 이슬람주의 과격파 세력의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키르기즈스탄 공화국 총리 펠릭스 쿨로프(Felix Kulov)는 2007년에 페르가나 지방에서 민족 분쟁을 선동하는 과격파 종교인들이 출현할 것을 예견한 바 있다 (Interfax 2006년 6월 15일). 그의 예언이 어느 정도 적중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이 문제의 여파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국제정치의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점은 확신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학문적 기여도. 첫째, 본 연구는 지금까지의 선행 연구가 일방적으로 의지해 온 체제 측 정보와 자료에 만족하지 않고, 분쟁의 또 하나의 당사자인 각 지역 이슬람주의 세력과 이들에 대해 물질적, 정신적 지원을 제공하는 국제 이슬람주의 조직의 자기 주장 및 논리를 다각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슬람 원리주의’ 문제의 본질 규명을 가능케 한다. 둘째, 상기한 문제점을 규명하는 작업과 관련하여, 민족주의와 이슬람의 상호 관계, 즉 상호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두 요인의 결절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 민족주의와 종교의 관계를 설명할 때 적용되어 온 일반 이론을 재검토하여 새로운 이론 창출 가능성을 제고시킬 것이다.
(2) 사회적 기여도. 첫째, 소연방이 해체된 후, 체첸을 중심으로 한 카프카즈 지역과 이슬람 부흥 운동이 활발한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주의 과격파 세력이 급부상하게 된 현상은, 러시아는 물론 아프가니스탄에서 파키스탄, 인도, 중국에 이르는 주변 아시아 지역의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같은 현상은 2001년에 발생한 9.11 사건 이후의 국제 정세 추이와도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더욱이 전지구적 에너지 자원 문제의 장래를 생각할 때, 중앙아시아의 안전 확보는 천연 자원이 빈약한 한국에게도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하겠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 연구가 이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