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프랑스와 한국, 두 나라에서 초등학생을 위하여 출판된 언어 학습 사전들을 분석하여 각 사전의 특징들을 고찰하고, 프랑스의 사전에 준거하여 한국의 사전이 지닌 문제점과 미비점을 밝혀내어, 앞으로 더 나은 한국어 초등 학습 사전 편찬을 위한 해결책과 보 ...
본 연구는 프랑스와 한국, 두 나라에서 초등학생을 위하여 출판된 언어 학습 사전들을 분석하여 각 사전의 특징들을 고찰하고, 프랑스의 사전에 준거하여 한국의 사전이 지닌 문제점과 미비점을 밝혀내어, 앞으로 더 나은 한국어 초등 학습 사전 편찬을 위한 해결책과 보완책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우리가 연구대상으로 삼은 사전은 다음과 같다.
- Le Robert Junior
- Maxi Débutants
- Hachette Junior
- 『푸르넷국어사전』
- 『연세초등국어사전』
- 『초등학교민중새국어사전』
거시구조에서는 표제어의 규모, 표제어의 선정 기준 및 기준의 준수 여부와 표제어의 배열방식에 대해 고찰하였다. 먼저, 표제어의 규모를 보면, 프랑스의 사전이 약 20,000 개의 표제어를, 한국의 사전은 약 33,000개 이상의 표제어를 싣고 있다. 거시구조의 규모면에서는 한국의 사전들이 프랑스의 사전들보다 일만 단어 이상 더 많은 표제어를 등재하면서 크게 앞서고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두 나라의 국어사전이 지향하는 성격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어 사전은 언어사전의 성격을 띠는데 반해 한국어 사전은 언어사전과 백과적 사전을 겸하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와 한국의 사전에서 표제어 규모의 차이가 나는 두 번째 이유는 초등 학습 사전에 대한 두 나라의 사전 편찬 원칙의 차이에 있다. 프랑스의 사전들은 초등학교에서의 기본 어휘 습득을 강조하고, 기본 어휘는 2만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한국의 사전들은 초등교육과정의 전 과목에 나오는 전 어휘를 등재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표제어의 선정 기준을 보면, 프랑스의 사전들이 교과목과 관련된 모든 낱말들을 싣기보다는 초등과정에서 꼭 알아야 할 기본 어휘에 초점을 맞춰 표제어를 선정한다면, 한국의 사전들은 기본어휘나 전문어휘의 여부를 떠나 교과서에 등재 여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표제어 배열방식을 보면, RJ는 ‘벽감 알파벳 구조’를, HJ는 ‘단순 알파벳 구조’를, MD는 ‘둥지 알파벳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사전들은 모두 순수 알파벳순으로 표제어를 배열하고 있다.
미시구조에서는 정의의 형식, 원칙과 문제점 및 용례와 삽화 등을 연구하였다. 정의의 형식을 보면, 프랑스의 사전은 정의 대신 예문을 먼저 보이고 주석을 달거나, 문장 형식으로 정의를 하는 등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특별한 정의 형식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의 사전은 모두 정의에서 계사가 생략된 일반 사전의 정의 형식을 따르고 있을 뿐 특별히 어린이들만을 위하여 고안된 방식은 없다. 한국의 사전들은 정의의 형식보다는 정의의 원칙에 더 강조점을 두고 있는 인상이다.
용례의 풍부함은 프랑스어 사전의 한 특징이다. 어린이용 사전은 일반 사전에 비해 용례가 빈약한 편이지만, 그래도 프랑스의 초등학생용 사전은 정의의 형식 덕분에 한국의 초등학생용 사전보다는 용례가 풍부한 편이다. 국어사전도 요즘엔 용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차즘 나아지고 있다. 세 사전 모두 <일러두기에> 용례를 충분히 실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초등학생용 사전들이 모두 용례를 충분하게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고는 있지만, 다의어일 경우 뜻마다 용례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용 사전을 특징짓는 것 중의 하나가 삽화의 사용이다. 프랑스의 사전은, RJ가 표제어의 10%에 해당되는 2,000개의 사진과 그림을, HJ는 6%에 해당하는 1,200개의 그림과 사진을 삽화로 넣고 있다. 두 사전과는 달리 MD는 표제어별 개별적인 삽화는 제시하지 않고 대신 80개의 주제별 삽화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사전들은 삽화를 활용하고 있지만 프랑스어 사전에 비해 표제어 대비 삽화의 비율이 너무 낮다. 『연세』와 『푸르넷』의 삽화 비율은 각각 1.6%와 1.7%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반 낱말의 의미의 내용 이해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국가명에 대한 삽화의 비중이 너무 높다. 『연세』의 경우 삽화의 비율 대비 국가명의 비중이 13.6%나 되고, 『푸르넷』은 12.1%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