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덕학』과 평양장로회신학교
한국기독교 선교초기의 기독교윤리 교육에 대한 자료는 교리서와 신문, 잡지 기사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기독교윤리에 대한 자료는 평양장로회신학교에서 윤리학을 담당한 스왈른 선교사가 번역한 『도덕학』 ...
- 『도덕학』과 평양장로회신학교
한국기독교 선교초기의 기독교윤리 교육에 대한 자료는 교리서와 신문, 잡지 기사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기독교윤리에 대한 자료는 평양장로회신학교에서 윤리학을 담당한 스왈른 선교사가 번역한 『도덕학』을 들 수 있다. 그 후 박형룡, 송창근이《신학지남》에 투고한 것과 한치진이 미국유학에서 돌아와 《신학세계》에 투고한 글들에서 기독교윤리학에 대한 당시의 이해를 부분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한국장로교계 신학교의 효시인 평양장로회신학교의 초기 교수진은 대부분 맥코믹신학교 출신이었다. 한국선교 초기 맥코믹신학교 출신의 선교사로 1888년부터 1902년에 한국에 입국한 숫자가 14명이다. 이들 가운데 평양장로회신학교 교수단에 포함된 이들은 마펫(신학, 교회정치;1888년졸), 스왈른(기독교윤리, 신, 구약 주해;1892년졸), 클라크(설교학;1902년졸), 번하이젤(1900년졸), 베어드(1988년졸)이다. 1901년 마펫 선교사의 사랑방에서 신학교육을 시작할 때, 당시의 신학교는 아직 일정한 교과과정이 설정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교과과정을 채택하여 신학교육을 시작한 해는 1903년부터이다. 이때의 교과과정은 전체 5년으로서 1년에 3개월 간 교육시켰다. 5년 교과과정이 1910년에 다시 개정되었고, 5년 교과과정이 1919년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가 1920년에 5년 교과과정이 3년 교과과정으로 변경되었다. 이것은 또한 커리큘럼 및 학제의 정상화의 결과라 할 수 있다. 1920년 교과과정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성경 만을 강조하는 신학교육에서 좀 더 확장된 신학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간론, 구원로, 종말론, 성령론 등의 조직신학을 세분화해서 구성하였고, 목회신학, 선교 등의 실천신학과 선교학을 추가하였다. 심리학, 교육학, 윤리학, 사회학 등과 일본어, 음악 등의 과목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둘째, 이 당시의 교수진은 미 북장로교 출신의 선교사(북장로회 - 마펫, 크라크, 어도만, 사도업, 베어드)들을 비롯한 미 남장로교(레이놀즈, 유진 벨, 캑카친), 호주장로교(왕길지), 캐나다 장로교 선교사(롭 A.F. Robb)들이 비교적 균형 있게 구성되었다. 셋째, 맥코믹 신학교와 비슷한 학풍이 1925년 라부열이 평양 장로회신학교 교장으로 취임하면서 프린스톤 신학교와 흡사한 교육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920년에 이르러서 평양 장로회 신학교의 교과과정이 보다 체계적으로 형성되었다. 이 때의 교과과정은 맥코믹 신학교의 1888년의 교과과정과 유사하다. 1920년대의 학과 과목의 학기별 배정은 다음과 같다.
1학년 봄학기(3~6월) - 공관복음, 창세기, 구약총론, 성경교리문답, 변증론, 구약사기, 설교학
가을학기(9~12월) - 사도행전, 출애굽기, 신약총론, 교회사기, 종교사, 도덕학, 설교학, 실제신학
2학년 봄학기 - 요한복음, 에베소서, 신약총론, 시편, 구약지리, 신학총론, 교회사기, 설교학
가을학기 - 고린도전후서, 신약지리, 이사야서, 신학총론, 교회사, 교회정치, 실제신학, 심리학
3학년 봄학기 -히브리서, 구약총론, 다니엘서, 말세론, 성례론, 교회사기, 권징조례, 예배모범, 목회학
가을학기 - 로마서, 묵시록, 예레미야서, 영혼론, 성령론, 교회사기, 목회학, 사회학, 실제신학
이 과정을 보면 ‘도덕학’이 새로운 커리큘럼에 맞춰 번역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16년 처음으로 평양신학교 요람이 제작되면서 교수진들은 자신의 전담과목을 맡았고, 이때부터 평양 장로회신학교가 신학교로서의 체계적인 발전을 도모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20년에는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교수진을 확보할 수 있었고 보다 발전하게 되었다. 이제 신학교육은 이전의 교육과는 다른 새로운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고, 평양장로회신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된『도덕학』이 초중등 학교 수준의 수신학(修身學)이나 그 밖의 윤리서와는 확연히 다른 차원의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제 도덕학의 목록과 내용을 비교,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대한제국 시대 및 일제 강점기의 ‘수신학’과는 전혀 다른 체계와 내용을 전개하고 있는 기독교윤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초기 기독교계의 각종 학교에서 사용한 스왈른의 『도덕학』을 비롯한 서양기독교윤리사상을 소개하고 있는 번역서들이 한국 사회 유입에 유입되어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다.
추후 논문에서 상세히 언급하게 될 ‘도덕학’이 갖는 의미와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번역에 있어서 ‘사회’와 관련된 용어는 약간의 의역과 생략이 엿보인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황이 분명히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이미 개인윤리와 사회윤리의 영역을 골고루 다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