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5명의 초등학교 교사들과의 심층면접 및 질문 조사를 기초로 교사들이 ‘말로 표현하는 역사교육관’에 대해 검토하고, 학교 역사가 추구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고는 교사들과의 심층면접 내용을 기초로 또 종래 역사교육의 목적, 유용성에 대한 연구 ...
본고는 5명의 초등학교 교사들과의 심층면접 및 질문 조사를 기초로 교사들이 ‘말로 표현하는 역사교육관’에 대해 검토하고, 학교 역사가 추구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본고는 교사들과의 심층면접 내용을 기초로 또 종래 역사교육의 목적, 유용성에 대한 연구들이 범주화한 역사교육의 목적을 참고하여, 목적론적으로 추구되는 역사교육의 방향, 즉 역사교육의 목적 및 교사들의 역사교육관을 9개의 범주로 구분하였다. 9개의 범주는 ‘보본과 전승으로서 역사’, ‘위대함의 재생화로서 역사’, ‘덕목으로서 역사’, ‘유추와 본보기를 통한 문제 해결로서 역사’, ‘현재로의 진화로서 역사’, ‘해체와 생성으로서 역사’ ‘지식에 접근하는 방법으로서 역사’ ‘통찰력으로서 역사’, ‘인간 이해로서 역사’이다. 그리고 각각의 범주에서 추구되는 역사교육의 본질에 대해 논하였다.
교사들마다 강조하는 측면은 약간씩 다르지만,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보존과 전승을 국가와 민족의 틀로 집단적 기억을 회고하며, 집단적 사명을 형상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역사를 ‘보존과 전승’이라는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회고시키고자 한다. 역사를 통해 민족과 국가의 공동체 성원으로서 정체성을 확인하고, 민족 또는 국가의 ‘자주’ 수호, 민주주의의 계승 및 발전을 현재와 미래의 사명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그러한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믿게 하기 위해 역사를 구체적인 본보기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교사들의 역사교육관을 좀 더 개별적으로 접근해 보면, 교사들에 따라 강조하는 측면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한 교사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역사교육을 추구함을 알 수 있다. 교사J와 교사G가 역사가 ‘위대함의 재생화’를 위해 적극 봉사하길 원한다면 교사K와 교사L은 ‘유추나 본보기를 통한 현재 문제 해결’, 또는 ‘현재로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역사가 기여하길 기대한다. 교사L은 또한 현재 사회 유지를 위해 공동체 성원이 가져야 할 덕목을 역사를 통해 정당화하고, 학생들이 그 덕목을 따르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교사M은 역사의 보존과 전승으로서의 역할을 전적으로 강조하지만, 교사K는 역사를 목적론적으로 추구하는 것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러면서도 보존과 전승의 필요를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교사들의 ‘말로 표현하는 역사교육관’이 ‘실행으로 표현하는 역사교육관’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체로 교사들은 ‘말로 표현하는 역사교육관’과 ‘실행으로 표현하는 역사교육관’에서 모두 대체로 ‘보존과 전승으로서 역사’을 주로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외에 ‘덕목으로서 역사’ ‘현재로의 진화로서 역사’ 또한 교사들의 ‘말’과 ‘실행’에서 모두 자주 추구된다. 특히 초등학교는 한국사를 민족의 단위에서 어떻게 우리 민족이 형성되었고, 어떻게 현재와 같은 자주 국가, 민주 국가가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보존과 전승의 측면이 강조된다. 교사들이 이러한 학교 역사의 제도적 측면과 그 제도를 떠받치는 문화로부터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으로서 교사들은 그 문화로부터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고 자기 목표나 과제, 고난에 따라 과거에 대한 특정한 지식을 의도적으로 회상하여 교육에 반영하길 원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교사들은 각각의 동기에 따라 ‘위대함의 재생화로서 역사’, ‘덕목으로서 역사’, 또는 ‘유추와 본보기를 통한 현재 문제 해결로서 역사’, ‘지식에 접근하는 방법으로서 역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역사를 의도적으로 회상시키고, 현재와 미래의 사명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참여한 교사들은 역사교육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창조 및 전수한다. 대표적인 문화는 역사교육은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추구하는 역사의식을 함양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외에 교사들은 역사교육은 민주주의 신념을 확산시키는 방법, 또 인간 이해를 확대하는 방법, 또 사회화의 방법이라는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역사 인식의 커다란 틀은 민족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민족의 틀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다른지 또 무엇을 공유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이해를 확장시킨다. 또한 현재 사회의 기본 질서에 반하거나, 가치 체계를 흔드는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지 않기도 하고, 그러한 방향에서 역사 해석을 지양하면서 교육의 사회화 기능에 충실한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기능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즉 해체가 아닌 창의적, 비판적 사고를 발달시키는 것이 역사교육의 중요 목적이라는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