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폴 사르트르의 전기비평에 대한 서사 구조 분석」이라는 제목의 본 연수의 목적은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소설가, 평론가였던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방대한 분량의 작품들 중에서, 특히 보들레르, 주네, 말라르메, 플로베르의 4 ...
「장폴 사르트르의 전기비평에 대한 서사 구조 분석」이라는 제목의 본 연수의 목적은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소설가, 평론가였던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방대한 분량의 작품들 중에서, 특히 보들레르, 주네, 말라르메, 플로베르의 4명의 작가에 대하여 쓴 그의 전기 비평 작품들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서사학의 관점에서 접근·분석하여 이 비평 작품들을 관통하는 동일한 어떤 서사 구조의 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다.
철학, 소설, 연극, 평론 등 다방면에서 큰 족적을 남긴 사르트르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집필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네 명의 프랑스의 대표적 시인과 소설가에 대한 전기적인 비평 작품들은 다른 장르의 작품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1947년에 발표된 <보들레르론 Baudelaire>을 비롯하여, 미완성 작품으로 사후에 출판되는 <말라르메론 Mallarmé, La lucidité et sa face d'ombre>(1986), 소설가 장 주네를 다룬 1952년 작 <성자 주네, 배우와 순교자 Saint Genet, comédien et martyr>, 그리고 1971년과 72년 총3권으로 발간되는 플로베르론 <집안의 천치 L'Idiot de la famille>가 거기에 속하는 작품들인데, 이들 4 편의 작품들은 사르트르가 표방하는 실존주의적 정신분석이라는 방법론 아래 그 작가들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개인적 실존과 선택이라는 차원에서 그려내고 있다. 이들 작품은 각기 다른 시대에서 서로 다른 작품 활동을 한 네 명의 작가를 다루고 있고, 또 그 전체 분량도 뒤로 갈수록 점점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증가(<보들레르론>, 245 pages; 미완성 <말라르메론>, 171 pages; <주네론>, 692 pages; <집안의 천치>, 2988 pages)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각 작품마다 연구 대상이 된 한 작가를 바라보는 사르트르의 관점, 혹은 그 작가의 생을 소재로 사르트르가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방법에는 비슷한 구조가 감지된다. 이러한 인상을 보다 객관적인 이론 틀을 사용하여 분명하게 정리해보고자 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구조주의적 문학론 속에서 찾고자 한다. 실존주의를 표방하는 사르트르와 첨예한 대립각을 이루었지만, 사르트르 자신이 <집안의 천치>에서 보여준 방대하고 종합적인 방법론 속에서 통합하고자 시도했던 구조주의적 방법론을 동원하여 사르트르의 전기 비평적 글쓰기를 관통하는 어떤 서사적 구조의 유사성, 더 나아가서 서사 형태의 도식적인 구조를 도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각 작품 속의 인물들과 그 행위들을 프로프나 그레마스의 서술기호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작가의 삶을 실존적 정신분석의 틀로 풀어나간 사르트르의 전기비평들을 구조주의적 분석의 틀로 조명해 보려는 이 작업은 역설적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작업을 통하여 도출된 결과는 사르트르의 전체 글쓰기의 지형도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방대한 분량의 사르트르 작품들을 읽어 내는 일종의 안내도를 마련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