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매체 사회의 역설(paradox)은 바로 모사(模寫)세계가 현실(現實)세계보다 더 ‘현실적(real)'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대중스타와 브랜드를 추구하는 ‘대중소비사회’의 소비자는 상품의 도구적 가치[實在]보다는 상품광고에 의해 창출된 상징적 가치[模寫]를 추구한다. 광고 ...
대중 매체 사회의 역설(paradox)은 바로 모사(模寫)세계가 현실(現實)세계보다 더 ‘현실적(real)'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대중스타와 브랜드를 추구하는 ‘대중소비사회’의 소비자는 상품의 도구적 가치[實在]보다는 상품광고에 의해 창출된 상징적 가치[模寫]를 추구한다. 광고 자체가 ‘소비’의 핵심 가치를 생성하는 ‘모사와 상징’의 ‘소비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광고의 ‘모사적 생태계’를 스스로 체험하고 ‘실천적 관행(praxis)’으로 발전시키는 집단이 바로 어린이다. 광고의 가장 열렬한 ‘팬’인 어린이들은 광고에 몰입하며, 광고에 의해 창출된 상징적 가치를 상품의 가치로 확장한다. 현대사회에서 거의 모든 광고는 광고주가 자신의 상품(제품 및 서비스)을 구매하도록 타겟(target) 소비자를 설득하는 ‘전략적’ 메시지이다. 여기서 ‘전략(strategies)’이란 광고주가 수용자(소비자)에 대해 미리 조사연구하고, 소비자와의 ‘(구매)설득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무기(수단)’를 사전에 계획, 조직, 수행하는 ‘의도된 방책’을 의미한다.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가 비평적 능력이 없다면, 이처럼 '준비된' 광고주의 ‘전략적 메시지’ 앞에서 무기력하게 '패'할 가능성이 높다. 광고에 의한 '설득게임'에서 타겟 소비자가 어린이일 경우, 광고주의 ‘승률’은 더욱 높다. 아직 소비가치의 판단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어린이 광고’는 광고주에게 유리한 소비가치를 생성하여 인지시키며, 다시 강화 하는 ‘전략적 교재(Text)’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린이 광고는 그 표적이 성인과는 다른 특수한 속성을 지닌 어린이 집단이라는 점에서 학계를 비롯하여 소비자 단체, 광고심의기구, 광고주, 광고제작자 등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왔다. 특히 광고주는 텔레비전 시청이 어린이들의 여가활동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함으로써 상품구매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어린이들을 표적으로 ‘전략적 광고’와 ‘키즈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따라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어린이 광고는 ‘어린이’를 표적으로 제작된 메시지이기 때문에 어린이의 주의집중 효과가 크고, 소비적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상업적 설득을 수행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어린이 광고에 대한 비판적 연구 활동이 국내에서는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 광고에 대한 비판적 연구의 부족은 어린이를 단순한 광고의 수동적 수용자로 단정하고, 비판적 능력의 배양보다는 심의와 규제을 통한 통제에 중점을 둔 광고정책과 어린이 광고에 대한 학계 연구자들의 관심결여에서 주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어린이들이 광고의 가장 열렬한 ‘팬’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어린이 광고는 ‘어린이 소비문화의 산실’이라고 할 수 도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하며, 비판적 분석을 통하여 한국사회에서 어린이 광고에 내재된 ‘설득전략’을 점검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린이 광고를 표집하고, 광고 메시지에 내재된 다양한 설득적 소구점, 전제, 신화 및 이데올로기 등을 해독(decoding)해 보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어린이 광고에 내재된 설득전략을 기호학적 시각에서 해독(decoding)해보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사회적 ‘의사소통 도구’로서 그리고 미디어 산업의 생태학적 부분으로서 ‘어린이 광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어린이를 광고의 ‘수동적 수용자’로 단정하지 않고, ‘능동적ㆍ비판적 수용자’로서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기초자료와 비판적 담론을 구축해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린이 광고를 수집하여 ‘표현기법(화용적 양태)’과 광고에 내재된 설득 ‘소구점(appeals)’과 ‘전제(premises),’ 소비문화적 ‘이데올로기(ideology)’를 분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광고주의 의도된 정교한 설득전략을 해독해 보고자 하였다. 특히 기호학적 접근을 통하여, 어린이 광고에서 소비 기호들의 화용적 체계 와 의미전달 체계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생성, 유지, 강화되며, 어린이를 향한 ‘전략적인’ 구매 설득 수단으로 이용되는가를 살펴보는데 연구의 주안점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