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결과>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 12개월 동안 수행되었다. 첫 번째, 에릭 에릭슨의 심리-역사적 접근법으로부터 연구를 위한 이론적 틀을 도출하였으며, 왜 에릭슨의 접근법이 본 연구에 유용한지를 다루었다. 두 번째, 19세기 후반에 일본정체성 ...
<연구결과>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 12개월 동안 수행되었다. 첫 번째, 에릭 에릭슨의 심리-역사적 접근법으로부터 연구를 위한 이론적 틀을 도출하였으며, 왜 에릭슨의 접근법이 본 연구에 유용한지를 다루었다. 두 번째, 19세기 후반에 일본정체성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서구의 위협에 의해 왜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하게 되며 이에 어떻게 대응하였는가, 동아시아라는 사유공간은 존재하였던가, 동아시아 정체성의 구성을 위해 어떠한 노력과 시도가 있었던가, 왜 대아시아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일본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다루었다. 세 번째, 전후 일본 정체성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19세기 후반과 어떻게 다른가, 일본 제국주의의 유산•미국의 동아시아 개입•냉전체제의 고착화가 동아시아라는 사유공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연구하였다. 네 번째, 냉전의 종결, 세계화, 동아시아 지역화라는 삼중적 구조요인이 일본의 동아시아 정체성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다루었다. 또한 일본의 사례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정체성 구성을 위한 철학적, 이데올로기적 사유의 공간을 제안하였다.
<활용방안>
첫째, 동아시아란 사유공간이 미비하기는 하였지만, 일본, 중국, 한국의 엘리트들은 동아시아 공동체와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착실히 진행하여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은 후꾸자와 유끼찌(福澤爾吉)의 "탈아입구론"과 오까꾸라 텐신(岡倉天心)의 "아시아일체론" 이후 타께우찌 요시미(竹內好), 이노구치 타까시(猪口孝), 다나까 아끼히코(田中明彦) 등 일본의 학자들은 아시아가 보편적 문명의 가치관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동아시아 정체성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다루어 왔다. 동아시아란 자족적인 지역개념이 아니라 서구를 자신의 대립 상대로 간주하는 즉 서구중심주의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등장했다는 중국의 쑨꺼 의 논의는 동아시아 정체성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를 하나로 묶기 위해 대륙 중심의 중국 관점, 해양 중심의 일본 관점, 한반도 거점 관점 외에 이 모든 관점을 비판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제4의 선택 으로 타이완, 홍콩, 마카오, 오키나와 등 ‘주변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백영서의 주장 은 패권적 관점 벗어나 동아시아 정체성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기적으로는 기존 한, 중, 일 학자들이 깊이 진행해온 동아시아 공동체 그리고 정체성 연구의 논의와 담론을 활성화시키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장기적으로 동아시아인들이 특히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지도자들이 서로 간의 정체성을 명확히 이해하도록 도움으로써 동아시아 정체성의 형성과 지역기구 설립을 위한 실질적인 구상의 조그마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둘째, 본 연구의 목적은 에릭슨의 역사-심리분석법을 사용하여 정체성 위기의 원인과 이데올로기의 기능을 분석함으로써, 정체성과 이데올로기의 정치학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동아시아 정체성에 대한 역사적이며 경험적 탐구를 추구하여 동아시아에서의 새로운 정체성 형성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사실 전통적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연구자들은 정체성의 형성과 정체성의 위기의 문제를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동아시아 국가간의 관계는 국가간의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나 국가간의 협력을 위한 구조적 요소(structure)와 같은 비관념적 요인들에 의해 작동된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정체성 문제는 안보와 경제적 논의보다 부차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본 연구는 정체성을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를 규정하는 결정적인 독립변수로 간주하여, 동아시아 지역의 정체성이 형성될수 있는 규범적•관념적 맥락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동아시아 국제관계학의 논의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