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정본화 작업의 세부 원칙은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1) 한문 원작 계열본인 강전섭본(노존B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2) 서두, 중간, 결말부에서 한문개작본(노존A본)을 그대로 옮긴 부분은 한문 원작을 충실히 직역한 한글본(규장각본)을 대본으로 삼았다. ...
<구운몽> 정본화 작업의 세부 원칙은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1) 한문 원작 계열본인 강전섭본(노존B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2) 서두, 중간, 결말부에서 한문개작본(노존A본)을 그대로 옮긴 부분은 한문 원작을 충실히 직역한 한글본(규장각본)을 대본으로 삼았다.
3) 한글본과 대조하여 누락이 분명한 어구는 【 】 안에 한글본 내용을 삽입하였다.
4) 한글본에 의거하여 누락 한자를 복원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 】 안에 해당 한자를 복원하고, 한글본 해당 어구를 각주에 제시하였다.
5) 한글본과 대조하여 누락 가능성이 있되 문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어구는 [ ] 안에 한글본 내용을 삽입하였다.
6) 【 】나 [ ]로 묶은 구절 중 필요할 경우 한문개작본(노존A본)의 선본(善本)으로 꼽히는 하버드본의 해당 구절을 각주에 제시하였다.
7) 한문본과 한글본 사이에 의미상의 차이가 있는 경우, 한글본에 주요 어구가 누락된 경우 각주에서 일일이 밝혔다. 한문본의 어구가 한글본 번역에 누락되어 있는 경우, 한문본의 해당 어구를 각주 표제어로 삼고 "한글본에는 빠져 있다"라고 기술하였다.
이러한 원칙에 의거하여 작업한 몇 가지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楊生心知張女娘之崇, 而蔽於情愛, 無驚動之意, 答曰: "無此事也." 眞人曰: "然則儻入於久遠神廟, 心有感動, 或夢中有與鬼神相接之事耶 " 生曰: "無此事也." 鄭生曰: "杜先生曾無錯言, 須細思也." 楊生不答, 眞人曰: "人以陽明成身, 鬼以幽陰成質, 如水火之不相容. 今鬼氣入於相公之身, 三日後入於骨髓, 則相公之命, 恐不久矣. 그때에 빈도(貧道)가 이르지 않더라 말라."
양생(楊生)이 【생각】하였다.
‘장여랑이 나와 더불어 은정이 그대도록 하니 진인(眞人)의 말이 의거(依據)가 있으나 어이 나를 해할 리 있으리오 초(楚) 양왕(襄王)이 신녀(神女)를 만나고 노충(盧充)이 귀처(鬼妻)에게 자식을 낳으니 어찌 일찍이 재화(災禍)가 있었으리오 ’ (6-48:8)
夫人[시비(侍婢)를 돌아보아]使小姐出來, 香風引佩玉聲, 而【소저가 나와】偶坐於夫人之傍,【생이 예하여 뵈고】定睛望見, 太陽聳於朝, 蓮花橫於水, 眼眩神撓, 不可測也. 楊生嫌其坐遠, 欲近見, 而請於夫人曰: "貧道請敎於小姐, 而堂上廣濶, 恐不得[들으심이]仔細." 夫人命侍女, 進鍊師之座, 侍女移席, 更近夫人而置之, 不遠小姐之座, 而[도리어]當其隅, 不如遠見, 生甚恨而不敢更請矣. (4-34:7)
당초의 목표는 <구운몽> ‘노존B본’을 번역 주석하여 ‘규장각본’과의 대조를 위한 대본으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후의 정본화 작업 과정에서 ‘노존B본’의 결함이 연구 개시 전에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이 발견되면서, 본 연구의 결과 마련된 <구운몽> 정본(定本)의 번역으로 목표를 상향 수정하였다.
정본화 작업 결과와 이를 대본으로 한 번역․주석의 예를 차례로 들면 다음과 같다.
"此兩詩, 下句皆有意思. 鄭家女兒之詩, 桃花比蘭陽, 鵲比於渠. 毛詩「召南」王姬下嫁之詩曰: ‘華如桃李’, 諸侯女子嫁詩曰: ‘維鵲有巢’. 此兩詩, 傳以風流曲調, 則兩人之婚, 自然在其中. 古人之詩曰: ‘宮人傳曲鳷鵲樓’, 此詩第三句引用, 而秘鵲字, 精妙宛曲, 如見其德性, 宜女兒之歎服." (11-92:9)
"이 두 시는 아래 구절에 모두 뜻이 있다. 정씨(鄭氏) 집 딸아이[정경패]의 시에서는 난양(蘭陽)을 복사꽃에 비유하고 자신을 까치에 비유했다. 모시(毛詩) 소남(召南)의 왕희(王姬)가 하가(下嫁)하는 시에 이르기를 ‘꽃이 복사꽃 오얏꽃과 같구나’라고 했고, 제후의 딸이 시집가는 시에 이르기를 ‘까치가 둥지를 둔다’라고 했다. 이 두 시를 풍류로운 곡조로 전하니, 두 아이의 혼사가 자연스레 그 속에 들어 있다. 옛 사람의 시에 ‘궁궐의 기녀가 지작루(鳷鵲樓)에 곡조를 전하리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시의 제3구에서 인용하되 ‘까치 작(鵲)’ 자를 감춘 것이 정묘(精妙)하고도 완곡(婉曲)하여 그 덕성을 보는 듯하니 딸아이[난양공주]가 탄복하는 게 당연하다."
2011년 하반기 중에 <구운몽> 정본화 작업 내용을 정리한 논문을 발표하고, 역시 같은 기간 내에 원작 계열 한문본(노존B본)의 원문 파일, 원작 계열 한글본(규장각)의 원문 파일, <구운몽> 정본 파일을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홈페이지(http://ih.chosun.ac.kr/)에 올려 전공자는 물론 일반인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단, 정본 파일은 논문 게재 확정 시점 이후 전체를 공개하기로 한다). 2012년에는 본 연구를 통해 마련한 정본을 대본으로 삼은 번역․주석서를, 필자가 2007년부터 출간하고 있는 ‘천년의 우리소설’ 시리즈(돌베개 간행) 중 한 권으로 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