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지난 미술사 속의 명장면들을 전시라는 프레임을 통하여 이해한다. 전시는 그 자체로 역사이자, 이데올로기, 정치이며, 기획의 개념과 맞물려 미술 해석의 주요한 기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본 연구 ...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지난 미술사 속의 명장면들을 전시라는 프레임을 통하여 이해한다. 전시는 그 자체로 역사이자, 이데올로기, 정치이며, 기획의 개념과 맞물려 미술 해석의 주요한 기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야수파로 시작되는 20세기 초 미술부터 컨템포러리 아트에 이르는 미술사의 주요 담론을 전시와 접목시켜 탐구하였다. 무엇보다 단순히 미술사 속의 명장면 탄생 계기가 된 당시 역사 속의 주요 전시를 연구, 소개하는 것에 목적을 가두지 않았다. 역사 속의 전시가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재해석되어 열렸고, 시대에 따른 변화가 전시 재현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한 점은 이 연구가 가지는 특이점일 것이다. 또한 오늘날, 같은 사조의 회고전 및 기획전이 어떤 시각과 해석의 틀을 토대로 새롭게 전시로 탄생하여 현대의 관람객에게 소개되는지, 시대에 따른 담론과 이론의 변화에 발맞춰 파악하고자 했다.
구체적인 연구의 범위로는 20세기 초부터 시작하여 21세기 초까지의 100년이 넘는 시기 동안의 미술사로, 담론과 전시를 병행하여 총 14개의 챕터, 1905년의 야수주의, 입체주의, 표현주의, 다다, 초현실주의, 추상(데 스틸, 바우하우스, 아모리쇼, 앵포르멜), 뉴욕스쿨, 팝아트와 누보레알리즘,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사진 담론, 신표현주의의 부상, 페미니즘과 신체미술, 포스트식민주의 등을 거쳐 최근의 미디어 아트까지를 다루었다. 이러한 서양 현대미술의 흐름을 오늘날 뒤돌아보며 특히 각각의 전시사(展示史)를 구체적으로 정리했으며, 각 사조의 담론과 병행하여 이를 분석했다.
본문에는 담론과 작가에 대한 내용이 작성되어 있으며, 전시의 경우는 아래의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야수주의 - 《살롱 도톤느 The Salon d’Automne》, Paris, 1905./ 《마티스 피카소 Matisse Picasso》, MoMA, New York, February 13–May 19, 2003,
《마티스: 급진적 발명, 1913-1917 Matisse: Radical Invention, 1913–1917》, MoMA, New York, July 18–October 11, 2010.
2) 입체주의 - 《앙데팡당 The Salon des Indépendants》, 살롱 도톤느 the Salon d’Automne》, Paris, 1911, 《살롱드라섹시옹도르 The Salon of the Section d’Or》, Paris, 1912 / 《피카소와 브라크 Picasso and Braque: PIONEERING CUBISM》, MoMA, New York, September 4, 1989-January 16,1990,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100주년 기념 Picasso's Demoiselles d'Avignon at 100》, MoMA, New York, May 9–August 27, 2007
3) 표현주의 - 《제 1회 청기사파 전시 The First Exhibition of the Editors of the Blaue Reiter》, Munich, 1911, 퇴폐미술Exhibition of Degenerate Art》, Munich, 1937 / 《포커스: 파울 클레 Focus: Paul Klee》, MoMA, New York, November 22, 2006–April 29, 2007, 《칸딘스키 1911-1913 Kandinsky 1911–1913》, Solomon R. Guggenheim Museum, June 25, 2012–April 17, 2013
4) 다다 - 《제 1회 국제 다다 페어 The First International Dada Fair》, Berlin, June 30-August 25, 1920 / 《다다 Dada》, MoMA, New York, June 18–September 11, 2006., 《다다: 취리히, 베를린, 하노버, 퀠른, 뉴욕, 파리 Dada: Zurich, Berlin, Hannover, Cologne, New York, Paris》,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2006.
초현실주의 - 《초현실주의 국제전 International Exposition of Surrealism》, Galerie Beaux-Arts, Paris, Jan-Feb, 1938, 《초현실주의 1차 서류 First Papers of Surrealism》, New York, 1942, 《금세기 미술 Art of This Century》, New York, 1942 / 《비정형의 사용 가이드 L’Informe: mode d’emploi》, Centre Georges Pompidou, Paris, 22 May – 26 Aug, 1996.
5) 추상 - 《국제 모던 아트 International Exhibition of Modern Art》, New York, 1913, 《0-10》, The Last Futurist Exhibition of Pictures, Petrograd, Dec 19, 1915-Jan 19, 1916/ 《아모리쇼 100주년 기념전: 모던 아트와 혁명 The Armory Show at 100: Modern Art and Revolution》, New-York Historical Society, New York, October 11, 2013 - February 23, 2014
6) 뉴욕스쿨 - 《9번가 쇼 Ninth Street Show》, New York, May 21-Jun 10, 1951 / 《추상 표현주의자 뉴욕 Abstract Expressionist New York》, MoMA, New York, October 3, 2010–April 25, 2011
7) 팝아트/누보레알리즘 - 이브 클랭의《텅 빔 Le Vide》, Galerie Iris Clert, Paris, 1958, 아르망의《채움 Full-Up》, Galerie Iris Clert, Paris, 1960, 《신사실주의 New Realists》, Sidney Janis Gallery, New York, 1962 / 《On to Pop》, MoMA, New York, September 29, 2010–May 9, 2011
8) 미니멀리즘 - 《기초적 구조들 Primary Structures》, The Jewish Museum, New York, Apr 27-Jun 12, 1966. / 《다른 기초적 구조들 Other Primary Structures》, the jewish museum, New York, March 14 – May 18, 2014 Others 2: May 25 – August 3, 2014.
9) 개념미술 - 《구타이 협회전 Exhibitions of the Gutai Art Association》, Ashiya, Osaka, Tokyo, 1955-77, 《태도가 형식이 될 때 When Attitudes BecomeForm: Works - Processes - Concepts-Situations-Information(Live in Your Head)》,Kuntshalle Bern, Mar 22-Apr 27, 1969 / 《구타이 Gutai: Splendid Playground》, Guggenheim Museum, New York, February 15–May 8, 2013 , 《태도가 형식이 될 때: 베른 1969/ 베니스 2013 When Attitudes Become Form: Bern 1969/Venice 2013》, Fondazione Prada, Venice, June 1–November 3, 2013
10) 사진 - 《그림들 Pictures》, Artists Space, Artists Space, New York, September 24 – October 29, 1977/ 《그림들 세대 The Pictures Generation》, 1974–1984,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April 21–August 2, 2009
11) 신표현주의 - 《회화의 새로운 정신 A New Spirit in Painting》, Royal Academy, London, Jan 15 – Mar 18, 1981 / 《신라이프치히 회화 New Leipzig Paintings from the Rubell Family Collection》, Mass MoCA, Massachusetts, Mar 19, 2005–Feb 28, 2006
12) 페미니즘과 신체미술 - 《우먼하우스 Womenhouse》1972) , 《여성 미술가들: 1550-1950 Women Artists 1550~1950》(1977),《아브젝트 아트 Abject Art: Repulsion and Desire in American Art》(1993) / 《왝!: 예술과 페미니스트 혁명 WACK! : Art and the Feminist Revolution》 , 《글로벌 페미니즘 Global Feminisms》(2007), 《퐁피두센터의 여성작가 elles@centrepompidou》(2009-2011), 《동아시아 페미니즘: 판타시아 Eastasia Feminism》(2015)
13) 포스트식민주의 - 《20세기 미술의 ‘원시주의’: 부족과 현대인들의 유사성 ‘Primitivism' in 20th Century Art: Affinities of the Modern and the Tribal》(1984), 《지구의 마법사들 Les Magiciens de la Terre》(1989), 《휘트니 비엔날레 Whitney biennial》(1993) / 《아시아 현대미술: 전통/긴장 Contemporary Art in Asia Traditions/Tensions》(1996–1997), 《움직이는 도시 Cities on the Move》(1997-1999). 《인간 동물원 Human Zoos: The Invention of the Savage》(2011-2012)
14) 미디어아트 - ≪사이버네틱 세렌디피티 Cybernetic Serendipity≫ (1968), ≪창조적 미디어로서의 텔레비전 Television as Creative Media≫ (1969), ≪소프트웨어 Software≫ (1970)
이러한 전시사를 포함하여 본 저술은 서양 현대미술사의 중요한 담론과 대표 작가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이제까지 출판된 연구서와 차별화되는 내용으로 제시될 것이다.
본 연구는 ‘수직축(역사, 시대차이)과 수평축(문화들 사이의 비교)의 교차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진행되었다. 수직축으로는, 미술사에서 중요한 특정 시점의 과거와 현재의 구조적 연계가 해당된다. 이를 위해 어떤 하나의 사조(이즘)와 그 현장인 전시를 연결시키는 경우 즉 사조의 이론을 발현시킨 ‘원(原) 전시’, 그리고 이것이 후대에 새롭게 기획되었거나 혹은 이를 그대로 다시 반복한 ‘재연(再演) 전시’를 함께 조사했다. 수평축으로는 과거와 현재의 구조적 연계와 더불어 전시가 열렸던 국가나 지역의 사회, 문화적 차이를 조명했다. 따라서 전시의 기획, 구성 및 작품 구성 등을 분석하여 동일한 담론의 전시가 사회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를 문화학적 관점에서 강조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본 프로젝트는 선행 연구와의 차별성을 가짐으로서, 미술사 담론의 새로운 모색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연구자의 과제와 관련한 국내외 연구 현황 및 선행 연구를 검토한 결과 본 연구의 차별성 및 연구 가치를 찾을 수 있다. 현재까지, 본 연구과제와 유사한 방향의 국내외 선행 연구서들을 정리하여 분석하면, 미술사 ‘사조’를 중심으로 한 미술사 연구서와 ‘전시’를 중심으로 미술사 연구서의 두 종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서양미술사의 근현대 시기 저술은 대부분 연대기의 순서대로 대표적인 사조의 내용을 전시와 상관없이 소개한 것이다. 그리고 전시를 다룬다고 할 때, 특정한 시기나 좁은 범위의 역사 안에서만 전시를 다룬 경우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사조와 같이 다루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이 양자는 분리되어 논의되어 연관성을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선행 연구의 한계는 우선 이러한 이분법적 구조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현황을 파악하고 본 연구는 이에 차별화되며, 양자를 복합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입체적 서술에 그 학술적 성과를 부여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연구자의 과제는 전시와 담론의 유기적 연계로 통시적인 흐름을 포착, 전체적 흐름을 탐색했다는 점에 성과를 찾을 수 있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