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먼저 다종교⋅다문화사회에서 요구되는 인문학적 소양과 교양교육의 차원에서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교파 혹은 교단에 편중된 교리 중심적 종교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종교교육적 패러다임 구상에 활 ...
본 연구는 먼저 다종교⋅다문화사회에서 요구되는 인문학적 소양과 교양교육의 차원에서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교파 혹은 교단에 편중된 교리 중심적 종교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종교교육적 패러다임 구상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스 큉(Hans Küng)은 세계윤리구상에서 “종교 간의 대화 없이 종교 간의 평화 없고, 종교 간의 평화 없이 세계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역설한 바 있다. 한스 큉, 세계윤리구상, 안명옥 옮김, (분도출판사, 1992).
우리나라도 이미 다원화된 종교사회에 들어섰다. 이 말이 함유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첫째, 우리 사회에는 이질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종교단체와 종교인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특정 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종교적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다른 종교인/단체와의 교류 가능성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셋째, 특정 종교에 편향적이거나 낙인찍기 등을 성찰해야 한다. 넷째, 이로 인한 종교 간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특정 종파나 교단의 신념체계나 교리를 ‘유일한 진리’로 선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고병철, 종교교과교육과 종교교과교재론, (박문사, 2014). 363-372.
클리퍼드 기어츠(Clifford Geertz)가 볼 때, 종교는 “상징과 행동(의례와 다른 실천들) 그리고 믿음과 지식의 개념적 틀구조를 포함하는데, 그것들은 사람들이 그들이 특정한 세계를 바라보고 거기서 살아가는 방식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문화체계’를 구성한다.” 멜러리 나이, 앞의 책, 75.
즉, 문화에는 이미 종교가 포함되어 있고, 종교가 문화의 핵심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문화적 수준에서 행해진 것은 대부분 종교적이며, 종교의 실천은 언제나 문화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멜러리 나이, 앞의 책, 83-85.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외국인의 이주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종교⋅다문화사회에 접어들었고, 종교가 다문화사회로 들어가는 것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주하면서 그들의 다양한 종교들이 함께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멜러리 나이(Malory Nye)는 이것을 ‘문화적 혼종성’ 혹은 ‘종교적 혼합주의’라고 불렀다. 즉, “모든 종교 문화는 혼합적이고, ‘혼합적이지 않은’ 종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종교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아직도 여전히 종교계 사립중고등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종교계 사립대학들에서조차도 특정 종교/종파의 신학과 신념체계가 교과과정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비종교인 학생들 그리고 다문화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반감과 불신을 심어주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종교교육 현실과 다종교⋅다문화사회의 특징을 고려할 때,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여러 종교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종교현상들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안목을 제시할 수 있는 종교교육이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 고병철은 종교교과서, 즉 텍스트의 내용이 다종교⋅다문화사회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병철, 앞의 책, 373.
고병철의 지적과 제언을 고려할 때, 새로운 종교교육 텍스트로서 동화가 갖는 의의는 더욱 분명해진다. 동화는 그 스토리의 일상성과 친근함을 통해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적 물음과 종교적 주제에 접근할 수 있는 포괄적인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본 연구의 주제인 ‘동화를 텍스트로 한 종교교육’은 <교육기본법> 제6조에 명시된 ‘교육의 중립성’과 ‘교육의 공공성’ 회복과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다종교⋅다문화사회에서 요구되는 교양교육, 인문교육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주제, 즉 죽음과 관련된 동화를 선정하고, 종교교육의 주제로서 죽음을 다룬 것은 종교교육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일반교육의 영역에서도 매우 의미있는 시도였다. 이후 후속작업을 통해 구체적인 통화를 통한 죽음교육과정을 구성하고, 교재를 집필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