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결과를 학문적, 실천적, 교육적 측면에서 활용하고자 한다. 먼저 학문적 측면에서 주로 인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아카이브에 대한 논의를 무용학을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다. 국내 및 국외의 컨템퍼러리 무용의 현장에서는 아카이브가 하나의 안무 방법론으로 활 ...
본 연구의 결과를 학문적, 실천적, 교육적 측면에서 활용하고자 한다. 먼저 학문적 측면에서 주로 인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아카이브에 대한 논의를 무용학을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다. 국내 및 국외의 컨템퍼러리 무용의 현장에서는 아카이브가 하나의 안무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현대예술에서 전시, 퍼포먼스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안무가들에 의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활용에 비해 아카이브에 대한 개념, 의미, 가치 등에 대한 미학적 논의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아카이브를 단지 안무 창작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써가 아니라, 예술을 통한 역사에 대한 논의와 창작자의 대상에 대한 인식론적 태도 등을 논의할 수 있는 통로로 고려하여 무용학 내부에서 컨템퍼러리 무용의 담론 생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본 연구를 제외하고는 퍼포먼스 아카이브의 학문적 연구가 부족한데, 본 연구에서 제기되었던 무용의 매체적 특성, 존재론과 인식론에 근거한 비평적 접근에서 논의된 개별 개념들을 중심으로 후속 연구를 기대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 이후 다학제적인 학문적 접근을 통해 무용을 단지 독립된 영역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문과 연계 예술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발견점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퍼포먼스 아카이브’라는 공연의 형식 역시 춤과 퍼포먼스, 시각예술과 현대철학 및 역사학의 다양한 원칙들이 서로 맞물리며 발생한다. 이러한 학문적 논의는 현장에서의 실천과 맞물려 이론-실천의 통합적인 관점에서 아카이브에 관한 논의를 확장시킬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카이브와 관련한 이론적 논의 이외에 실제 안무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식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구성했다. 이를 위한 안무학적 방법은 이미 완성된 무용의 외면에 대한 은유적인 접근이 아니라, 무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요소들과 이것의 관계성을 체계적으로 살필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이전까지 무용에 대한 실천적 지식은 객관성, 논리성에 관한 기준의 결핍으로 그 연구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본 연구에서 체계적으로 설계된 안무학적 분석 방법론을 통해 객관적 자료의 수집, 분석 및 해석의 근거, 연구자와 예술가의 성찰적 반응 등을 중심으로 경험적, 실천적 지식 생산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재료와 맥락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접근되는 치밀한 실증주의와 함께 안무가의 감각과 보이지 않는 춤의 흐름과 역동성, 대상에 대한 안무가의 은유적인 언어도 중요한 안무와 연구의 요소가 되었다. 예술 창작의 고유성은 창작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것이며 안무가의 실천은 이론과 마찬가지로 의미있게 다루어져야 한다. 이는 안무가에 의해 창작된 작품에 대한 연구와 비평이 주로 이론가와 평론가들에 의해 이루어져왔던 것과는 달리 작업의 해석과 비평의 영역까지 안무가에 의해 진전되기를 바라는 정치적인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컨템퍼러리 무용의 현장에서는 단지 움직임을 구성하는 좁은 의미에서의 안무의 개념에서 벗어나 타학문과 예술과의 다학제적 접근 및 창작과정을 강조하는 리서치 중심의 안무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서 아카이브에 관한 안무적인 접근은 안무가의 춤과 역사에 대한 인식론적 입장과 이를 창작의 과정에서 구체화하는 방법론적인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 국외에서 안무가들이 아카이브를 다루는 방식과 이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국내의 컨템퍼러리 무용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와 창작의 방안 등에 대한 개발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 제시한 아카이브의 역사성, 안무과정에서의 구체적인 활용의 방안, 그리고 창작과정에 대한 안무가의 성찰의 방법은 현장의 안무가들에게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안무과정에서의 아카이브 활용의 방법론을 토대로 창작 수업, 무용 교육 등 무용/공연예술 교육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 현장 연구를 수행하면서 얻은 결과를 통해 퍼포먼스 아카이브에서 무용의 기록과 자료를 수집, 분류,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은 창작을 위해 리소스를 활용하는 무용 교수법 제시할 수 있다. 또한 과거의 자료를 현재화하는 방법론을 통해 창작의 범위를 확대하고 무용의 내부에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역사적 관점을 생성할 수 있다. 무용은 동시대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삶 속에서 살아있지 않으면 그것의 존재가 사라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과거의 시간과 기억을 현재의 예술과 문화에 되살리고, 현대를 전통과의 단절이나 다른 시간이 아닌 현재에 기능하고 숨 쉬는 것이라는 역사관을 미래의 연구자, 예술가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