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외상 후 성장을 일구어낸 사람들의 삶의 의미의 특성을 삶의 의미의 다차원을 고려하여 살펴본 연구다. 탐색적 연구로서 우선 대학생을 대상으로 외상 후 성장, 다차원적 삶의 의미의 중요도, 일치도, 의미감, 삶의 만족, 의도적 반추 척도로 구성된 설문자료를 ...
본 연구는 외상 후 성장을 일구어낸 사람들의 삶의 의미의 특성을 삶의 의미의 다차원을 고려하여 살펴본 연구다. 탐색적 연구로서 우선 대학생을 대상으로 외상 후 성장, 다차원적 삶의 의미의 중요도, 일치도, 의미감, 삶의 만족, 의도적 반추 척도로 구성된 설문자료를 수집하여 가설검증을 실시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외상 후 성장 수준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삶의 의미의 중요도, 일치도, 의미감 측면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요도 보다는 일치도와 의미감 측면에서 두 집단 간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또한 외상 후 성장 수준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신체 및 정신건강, 자기수용 및 성장, 가족관계, 친구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일에 대한 만족, 사회적 성취, 종교 및 영성, 봉사 및 사회적 기여에 대해서는 중요도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삶의 의미의 일치도와 의미감 측면은 자기관련 요인 네 가지와 타인관계 요인 두 가지 원천이 집단차를 나타냈고, 자기초월 관련 요인에 대해서는 역시 집단차를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삶의 의미의 중요도 측면과 일치도 측면이 외상 후 성장의 경로모델에서 서로 다른 관계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삶의 의미의 중요도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외상 후 성장 경로모형은 의도적 반추를 통한 외상 후 성장이 삶의 의미와 삶의 만족에 각각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삶의 의미의 일치도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외상 후 성장 경로모형은 의도적 반추를 통한 외상 후 성장이 삶의 의미의 부분매개를 거쳐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 결과의 활용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를 통해 외상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제시하고, 이를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시스템의 개입 방향 및 목표 제시에 활용할 수 있다. ‘외상 경험은 단지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 다행이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생각으로는 외상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없다. 관련 분야 서비스 종사자들이나 치료자에게도 소극적인 태도를 갖게 할 뿐이다. 따라서 외상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장기적,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역경을 통해 성숙한 사람들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훌륭한 위인의 삶에는 대부분 역경이 있기 마련이듯이, 우리 삶을 더욱 단단하게 성장시키는데 외상 사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역경을 역(逆) 이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본 연구의 시사점이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외상 후 성장 촉진 프로그램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PTSD 증상의 감소를 넘어선 성장과 성숙을 일구어내는데 도움이 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외상의 충격으로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절망의 늪에 빠져 주의전환이 어려운 피해자들에게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개입하는 것은 외상의 고통으로부터 빨리 회복할 뿐 아니라 이전보다 더 나은 삶, 만족스러운 삶을 만들어나가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셋째, 재난 및 외상관련 전문가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재난 및 외상 피해자에 대한 심리치료뿐 아니라 다양한 지원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인간의 외상 경험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이 지원의 방향과 범위, 역할 등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목표와 원칙이 될 수 있다. 특히 상담자와 같은 심리지원 전문가의 양성 시 반드시 필요한 교육의 내용이 될 것이다. 내담자의 증상 감소만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를 통해 성숙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과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다.
넷째, 재난관련분야 종사자들의 심리적 소진(burn out)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외상 후 성장을 일구어낸 사람들이 어떤 삶의 가치를 지니고 살아가는지 구체화하고, 그들이 긍정적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삶의 의미의 중요성을 인식할 뿐 아니라 삶의 가치에 부합하기 위해 실천함으로써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임을 확인하였다. 외상 후 성장 현상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체로 이해하는 것은 외상을 경험한 내담자뿐 아니라 이들을 치료하는 상담자에게도 중요하다. 외상관련 전문가와 봉사자들, 예컨대 소방/구조, 구급요원 및 심리치료자들은 다른 업종 종사자들보다 심리적으로 소진될 위험이 큰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외상 피해자들의 무력감과 절망감에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상을 통해 일시적으로 고통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 잘 대처했을 때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성장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지원하는 것은 무력감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