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의 여러 지역 가운데에서 한반도 청동기문화 성립과의 관련성이 지적되는 곳은 遼東半島이다. 遼東半島의 표준유적으로는 雙砣子遺蹟을 들 수 있는데, 층위발굴에 의하여 1․2․3기로 구분되며 山東地域의 영향을 받은 1․2기와 이러한 영향을 탈피한 3기로 양분하는 것이 가능하 ...
중국 동북의 여러 지역 가운데에서 한반도 청동기문화 성립과의 관련성이 지적되는 곳은 遼東半島이다. 遼東半島의 표준유적으로는 雙砣子遺蹟을 들 수 있는데, 층위발굴에 의하여 1․2․3기로 구분되며 山東地域의 영향을 받은 1․2기와 이러한 영향을 탈피한 3기로 양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구분된 단계에 따라 마제석기의 기종별 변화양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무기형 석기는 석창과 석촉이 확인되는 반면, 석검은 출토되지 않고 있다. 석창은 단면 능형이 雙砣子 1․2기에 나타나며, 雙砣子 3기에는 경부의 폭이 넓은 단면 렌즈형이 등장한다. 경부에 장착을 위한 구멍이 뚫려있는 석창은 雙砣子 3기에만 관찰되며, 경부가 파손되어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대동강유역의 유경식석검과 유사한 형태도 이 시기에 확인된다. 석촉은 雙砣子 1․2기부터 편평삼각촉과 유경촉이 공반하며, 이러한 양상이 雙砣子 3기까지 계속된다. 편평촉은 雙砣子 1․2기에는 단면 형태가 편평한 것만 나타나는데 반하여, 雙砣子 3기에는 오목한 것이 소수이지만 관찰되고 있어 시기적 변화상을 살필 수 있다. 유경촉은 일단경식만 확인되는데, 雙砣子 1기부터 새롭게 이 지역에 등장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다음으로 석도는 어형, 장방형, 주형이 이른 시기에 등장하며, 雙砣子 2기부터 즐형이 새롭게 추가된다. 형식별 점유비율은 출토 양상이 양호한 大嘴子遺蹟을 통해 볼 때, 전 시기에 걸쳐서 어형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3기가 되면서 주형의 출토량이 증가하는 양상이 간취된다. 한편, 즐형은 다른 형식에 비하여 세장한 편이며 구멍이 1개만 뚫린 예도 많기 때문에, 별도의 용도가 존재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석도의 단면 형태는 대부분 片刃인데, 雙砣子 1기부터 편인이 遼東半島 석도의 주류가 되고 있다. 구멍은 2개가 대다수이지만, 1개 또는 3개가 천공된 경우도 있다.
석부 가운데 합인석부는 雙砣子 1․2기에는 단면 장타원형 또는 장방형이 주를 이루는데, 말각방형이나 원형 석부도 확인된다. 3기가 되면 단면 장타원형과 말각방형도 일부 관찰되지만, 장방형의 단면을 가진 석부가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비교적 소형의 편평편인석부와 석착, 그리고 환상석부와 주상편인석부도 雙砣子 1기부터 등장하여 지속적으로 사용된다. 한편, 위쪽으로부터 1/3~1/2 부분에 단이 형성되어 있는 특이한 형태의 석부가 있다. 이는 遼東半島의 특징적인 석기로 소위 ‘遼東形伐採石斧’라 하는데, 전 시기에 걸쳐서 출토되고 있다.
이상의 기종별 변화상을 북한지역 출토 마제석기의 양상과 관련시켜서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석검은 遼東半島에서 출토 예가 없지만, 이 지역의 석창에 기원을 둔 것이라 생각된다. 이밖에 석촉이나 석도, 석부에 있어서도 양 지역은 유사한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단면 장방형계의 합인석부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 환상석부나 주상편인석부의 등장 시점 등은 모두 양 지역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자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석검을 포함한 이들 석기에 대해서는 遼東半島와 한반도의 직접적인 관련을 상정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와 달리 遼東半島에서 기원을 찾을 수 없는 석기의 양상도 존재한다. 유병식석검과 이단경촉, 그리고 이들 석기에 나타나는 혈구의 존재 등은 遼東半島에서 확인되지 않는 양상이다. 이러한 양상은 대체로 북한지역의 미송리형토기 단계 이후부터 나타나며 遼東半島 이외의 주변 지역에서도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 내에서의 자체적인 변화과정이나 혹은 이 단계에 유입된 다른 기물의 영향에 의한 발생을 상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