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신도를 ‘근대 천황제 국가가 만들어낸 국가 종교’로 개념 규정하고, 일제 말기 조선에서 발표된 소설, 논설, 수필, 좌담회 기록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신도(神道/信徒)와 같은 종교적 개념이 문학적으로 표상되는 양상을 살피고, 황민화 정책 속에서 종교 이 ...
이 연구는 신도를 ‘근대 천황제 국가가 만들어낸 국가 종교’로 개념 규정하고, 일제 말기 조선에서 발표된 소설, 논설, 수필, 좌담회 기록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신도(神道/信徒)와 같은 종교적 개념이 문학적으로 표상되는 양상을 살피고, 황민화 정책 속에서 종교 이데올로기가 창출되는 방식을 고찰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가 일제 말기 종교 정책을 통해 억압받았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살피고, 제국 일본이 조선인의 동화 정책에 종교적 감수성을 차용하는 양상을 분석한다. 또한, 기독교의 부정적 측면들이 부각되거나, 조선인의 신앙심이 국가신도(神道) 사상으로 굴절되는 장면들에 주목하여 조선 작가가 종교의 정치성에 대해 사유하고 발화하는 행위에 의미 부여한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활동 속에서 이루어졌다.
첫째, 본 연구자는 일제 말기 종교 담론이 문학장에 미친 영향을 살피기 위해 그 가운데 『녹기』와 『국민문학』, 『춘추』 등 당대 잡지에 수록된 기독교 관련 좌담회와 논설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조선의 작가들이 종교라는 매개를 통해 일본 정신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둘째, 일제 말기 조선에서 의무화되었던 국가신도를 개념화하고, 특히 신사비종교론이 기독교의 교리와 어떻게 경합하거나 교섭하는지 고찰했다. 이 부분은 국가신도 사상의 일방적 주입이 아니라, 일본 종교 역시 자기 변용을 거쳐 조선에 수용될 수밖에 없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활용했다.
셋째, 일제 말기 정치가 종교와 관계를 맺되, 어떻게 자신의 성격을 구축해가는지 살폈다. 이와 같은 방법론은 ‘종교의 정치성’뿐 아니라, ‘정치의 종교화’라는 관점하에 작품을 읽는 계기로 작용했다.
넷째, 종교적 수사와 비유의 체계들이 당대 문학 작품들에서 계몽의 논리로 전유되는 점을 분석했다. 특히, 기독교를 풍자하는 부분, 기독교적 수사가 신도 신앙을 거쳐 황국신민의 논리로 전화되는 양상을 ‘전향’의 문제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섯째, 황민화정책과 종교적 감성이 작가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했다. 이 부분에서 본 연구자는 연구계획 단계에서 주목하지 못했던 신세대 작가의 문제의식과 소설가로서의 자의식을 집중적으로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