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막론하고 언중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속담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언어생활 가운데 기존의 전승된 속담들을 자신의 논증전개에 필요한 준거로서 담화에 즐겨 인용하고 있다. 속담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구축된 경험적 진리와 교훈, 진중하면서 ...
동서양을 막론하고 언중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속담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언어생활 가운데 기존의 전승된 속담들을 자신의 논증전개에 필요한 준거로서 담화에 즐겨 인용하고 있다. 속담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구축된 경험적 진리와 교훈, 진중하면서도 풍자적인 인생관을 표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속담내용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관과 더불어 민족 고유의 문화적 독창성을 함축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속담연구는 전통적으로 민족학적, 또는 문화인류학적 차원에서 다루어져 왔으며, 언어학적으로는 비교적 늦게 시도되어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주로 의미⦁화용론적 차원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따라, 속담에 대한 언어학적 연구는 다양한 의미⦁화용적 특성, 지칭기능(fonction dénominative)과 총칭성(généricité), 고정성(fixité), 은유적 추론(inférence métaphorique), 화용적 논증기능(fonction argumentative) 등에 초점을 맞추어 수행되어 왔다.
그 결과, 속담에 대한 통사⦁의미적 연구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거시적으로는 그동안 등한시되어 온 속담의 통사⦁의미적 연구에 일차적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우리는 일상 의사소통에 있어 발화체들을 구성할 때 표준문장(phrase canonique)뿐 아니라 경제적 의도와 응축효과를 노린 무동사문(phrase averbale)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무동사문은 그 언어학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언어학자들의 관심 밖에 있어 왔다.
한편, 이러한 무동사문의 구조적 양상은 속담의 본질적 특성 구성에 많은 부분 잘 부합하여, 속담의 무동사문인 무동사 속담이 생겨났고 담화에서 즐겨 인용되고 있는 편이다. 특히, 무동사문의 내재적 속성들 가운데 총칭성과 권위적 논증력은 일반 속담의 본질적 특성과 일치하여 무동사 속담이 속담의 전형적 유형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런데, 무동사 속담에는 이러한 의미특성들을 약정적으로 활성화하고 강화하는 통사적 언어표지가 사용되고 있는데, 그것들 가운데 무관사(article zéro)와 평가형용사를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시적 차원에서, 지금까지 주변적 언어현상으로 간주되어 온 무동사문의 대표적 한 부류인 무동사 속담을 중심으로, 두 언어표지가 각각 총칭성과 권위적 논증력의 강화에 미치는 언어학적 작용에 대해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리는 먼저 무동사문으로서 무동사 속담이 지닌 범주적 위상을 정립하고, 무동사 속담의 본질적 의미특성과 일치하는 무동사문의 내재적 속성인 총칭성과 권위적 논증력을 추출하여 정리하였다.
무동사 속담을 이루는 명사구 구조에는, 무관사가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속담 의미 구성에 있어 총칭성과 논증력을 약정적으로 강화하며 활성화하고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우리는 고어로부터 비롯된 무관사 고유의 총칭적 용법이 속담에 적용되어 무동사 속담을 배태하고 형태적 고정성과 함께 높은 단계의 총칭성을 구축하게 된 이유와 과정을 살펴보았고, 그 결과 무동사 속담의 권위적 논증력이 강화되고 논증기능도 확보되었음을 강조하였다.
다음으로 우리는, 무동사 속담의 무관사 명사 수식어들 중 가장 높은 빈도를 갖는 평가형용사를 중심으로, 속담 자체의 내재적 논증 지향성을 강화, 전도, 결정하는 평가형용사의 약정적 논증작용을 형용사들의 자체 기능과 상호 논증관계 분석을 통하여 고찰하였다.
이처럼 무동사 속담 내에서 이뤄지는 형용사의 논증작용은 결과적으로 속담의 논증력을 배가함으로써 논증에 있어 속담의 권위적 위상을 구조적으로 보장해준다 할 수 있다. 또한, 분석 과정을 통하여 무동사 속담에 사용되는 평가형용사의 논증작용은 일반 평가형용사의 경우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