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정치와 관련된 기존 부정적 정서를 검토하고 정치혐오 개념을 추가하여 통합적인 차원의 부정적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화를 시도한 연구이다. 심리학 차원에서 혐오와 공포는 정상에서 병리적 수준까지 모두 검토되고 있는 만큼(Woody, 2000) 정치에 대한 부정적 ...
본 연구는 정치와 관련된 기존 부정적 정서를 검토하고 정치혐오 개념을 추가하여 통합적인 차원의 부정적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화를 시도한 연구이다. 심리학 차원에서 혐오와 공포는 정상에서 병리적 수준까지 모두 검토되고 있는 만큼(Woody, 2000) 정치에 대한 부정적 정서 역시 냉소주의, 불만, 냉담 등 기존 요인에서 정치혐오까지 대상 범위를 확장한다면 정치여론 이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2017년 1월 31~2월 5일에 성, 연령, 지역 인구비례 할당방식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수집된 524건의 응답을 분석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선행 연구를 통해 자주 사용돼 온 기존 부정적 정서들을 모아 부정적 정서의 하위 구성 개념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정치 불만, 정치 분노, 정치 두려움이 한 요인으로 묶였고, 냉소주의와 냉담은 각각 개별 요인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다른 표현으로 다뤄진 불만, 분노, 두려움이 내용상으로는 유사한 개념을 갖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최근 언론을 중심으로 활발히 제기되는 정치혐오의 문제를 살펴봤다. 정치혐오를 사회문제로 인식하면서도 정치혐오를 측정할 척도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왔다. 본 연구에서는 1994년 이후 심리학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국제적으로 타당성이 검토되어 온 DS-R 척도를 정치혐오 척도로 변형한 후 척도에 대한 신뢰도와 타당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혐오민감도가 핵심 혐오, 동물 상기 혐오감, 오염 혐오감으로 구성된다면 정치혐오는 핵심 혐오, 정치정보 혐오, 정치 연관 혐오로 구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기존의 부정적 정서 척도와 정치혐오 척도를 통합하여 부정적 정서의 하위 구성요인을 분석했다. 요인을 6개로 지정할 경우 기존 부정적 정서에서 도출된 불만, 냉소주의, 냉담, 핵심 혐오, 정치 연관 혐오, 정치정보 혐오의 6개 요인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정치혐오를 포함한 정치에 대한 부정적 정서의 구성요인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통합 척도를 제안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였다. 부정적 정서의 측정 결과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으나 연구의 범위를 확대할 경우 정치여론 관련 중요 변인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독립변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독립변인으로 사용할 경우 응답자의 피로도 등을 감안할 때 문항 수를 간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유선전화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조사할 경우 많은 질문을 던지기 어렵기 때문에 신뢰도를 저하하지 않는 범위에서 문항 수를 단축할 필요가 있다. 부정적 정서 요인분석(<표 8>) 결과 6개 요인 18개 문항이 도출됐는데, 이를 보다 단축한다면 요인 적재량 기준으로 개념별 상위 2개씩 모두 12개 문항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정치 냉소주의(△정치인들은 국민의 복지와 안위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당선 이후 국민들에게 무관심하다), 정치 냉담(△정치문제를 따라가는 데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된다 △선거 공약이나 정책을 파악하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다), 정치 불만(△나는 우리나라 정치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나는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핵심 혐오(△정치계는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정치계는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듯 더럽다), 정치정보 혐오(△정치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바꿀 것이다 △선거유세는 들을 가치가 없는 소음이다), 정치 연관 혐오(△기회가 돼도 정치 쪽 직업(일)은 하고 싶지 않다 △선거유세나 정치행사에 가보고 싶지 않다) 등 12개 문항을 통합 문항으로 도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