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생태학과 국어교육의 접점을 모색하는 작업으로, 생태언어학을 기반으로 국어과 내용을 재개념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인간-언어-환경’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국어과 교육 내용을 구안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생태학과 국어교육 내용(con ...
이 연구는 생태학과 국어교육의 접점을 모색하는 작업으로, 생태언어학을 기반으로 국어과 내용을 재개념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인간-언어-환경’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국어과 교육 내용을 구안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생태학과 국어교육 내용(contents)의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의 출발점이다. 그 노정에서 생태학의 분야 가운데 언어 현상을 탐구하는 생태언어학(ecolinguistics)에 주목하고자 한다. 생태언어학은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환경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담보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논구한다(Fill & Mühlhäusler, 2002: 51). 여기에서 환경은 사회뿐만 아니라 자연을 포함한다. 지금껏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에 내포된 근대적 가치, 가령 ‘인간 중심적 사고, 소비 지상주의, 산업화의 폐해’ 등을 추출하고, 이를 생태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다(Stibbe, 2015: 7). ‘변화하는 사회’와 ‘파괴되는 자연 환경’에서 인간의 의식과 교섭하는 ‘언어에 대한 생태 철학적 비판과 전환’은 지속가능한 인간 삶을 위한 시급하고도 중요한 화두이다. 더욱이 국어로써 사고하고 국어를 질료로 소통하며 국어문화를 창달하는 국어교육에 생태학의 패러다임을, 생태언어학이 지닌 지속가능성의 테제를 전이하는 작업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지금 ․ 여기의 학습자에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고등사고정신을 함양시켜 준다는 점에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
이 연구의 내용은 연구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범주화된다. 그것은 ‘생태학과 생태언어학의 국어교육적 해석’, ‘생태언어학의 내용 기반 국어과 내용 재개념화’이다. 이 두 가지는 ‘문헌 연구’의 방법으로 연계 및 심화된다. 이때 이 연구에서 활용하는 문헌 연구는 각각의 연구 내용을 고려하여 ‘학제 간 연구’와 ‘교육과정 내용 연구’로 구체화된다. 곧 ‘생태학과 생태언어학의 국어교육적 해석’은 생태학 및 생태언어학의 이론과 국어교육학의 관련 성격과 방향 등을 공유하는 논의로서 학제 간 연구의 성격을 지닌다. 그리고 ‘생태언어학 내용 기반 국어과 내용 재개념화’는 국어교육적으로 해석된 생태언어학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법과 국어 활동의 실제 교육 내용으로서 국어과 교육과정 내용을 재개념화는 것이기에 교육과정 연구의 방법이 활용된다.
연구의 수행 결과 상반기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생태학적 국어교육의 담론을 공고히 하고, 생태언어학의 연구 영역을 확인하여 그 국어교육적 전이 통로를 마련하였다. 우선 생태학과 생태언어학이 지닌 학문의 체계와 정체성을 분명히 확인하고, 특히 국어교육학과 연계되는 지점을 확보하였다. 특히 국어교육의 성격에서 생태언어학의 요소가 어떻게 반영되어 있고, 또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를 분석적으로 검토하였다.
하반기 교육과정 연구에서는 생태언어학의 내용 요소와 국어과 하위 영역인 문법과 국어 활동의 내용 요소를 마련한 다음, 이를 비교 고찰하는 데 집중하였다. 이를 통해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영역에 재개념화 가능한 생태언어학의 내용 요소를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그 과정을 밝히면, 생태언어학의 내용 요소는 상반기에 살펴보았던 생태언어학의 주요 저서를 종합하여 정리하였다. 이를 위해 Fill(1993; 박육현, 1999)을 중심에 두고 Fill & Mühlhäusler(2002)과 Stibbe(2015)를 추가 및 보완하는 과정으로 내용을 종합하였다. 생태언어학의 내용 요소를 세밀하게 추출한 다음, 국어과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영역의 성취기준을 확인하고 그 내용 요소를 정리하였다. 이때 이들 내용 요소는 2015 국어과 교육과정을 대상으로 삼으며, 구체적으로는 ‘공통 과목’의 성취기준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국어과 하위 내용 요소를, 앞서 마련해 둔 생태언어학의 내용 요소와 비교 고찰하여 그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관련성 분석은 상호성(reciprocity)(박인기, 2003: 10-15)의 원리에 따라 합치, 유사, 전이 가능 등으로 범주화하였다.
일련의 재개념화 작업을 바탕으로 이 연구는 생태언어학을 기반에 둔 국어과 내용을 핵심 개념(big idea)으로 제안하였다. 그 결과 핵심 개념으로 ‘생태적 의사소통’, ‘생태적 화제의 비판적 읽기’, ‘생태주의 사고의 표현’, ‘언어의 생태계와 인간의 담화’ 등을 도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