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및 배경
구어 의사소통에서 말소리 지각과 이해는 필수적이다. 발화 내 포함된 음소를 올바르게 지각했다 할지라도 운율변화에 따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방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 말하는 동안 음도, 강세 등의 요소에 따라 달라지는 운율 변화만 ...
목적 및 배경
구어 의사소통에서 말소리 지각과 이해는 필수적이다. 발화 내 포함된 음소를 올바르게 지각했다 할지라도 운율변화에 따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방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 말하는 동안 음도, 강세 등의 요소에 따라 달라지는 운율 변화만으로도 그 말소리가 갖는 의미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운율은 의미 이해 및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상용되는 말지각 검사 대부분이 분절적인 면을 주요하게 다루어 왔으며, 운율 같은 초분절적인 면에는 소홀한 편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말소리 운울지각 과제를 구성하여 건청인과 난청인에게 적용하고 비교해 봄으로서 말지각 평가도구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첫째, 말소리 운율지각 과제를 제작하여 언어발달 이후 발생한 난청으로 인공와우를 이식받은 난청인(Cochlear implant_a, CI_a)에게 적용해 보았다. 말소리 운율지각 과제는 긍정적인 의미(Positive meaning, PW)와 중립적인 의미(Neutral meaning, NW)를 갖는 낱말로 구성된다. PW, NW는 낱말 및 낱말 조합 1, 2로 이루어지며, 긍정적인 운율조건과 부정적인 운율조건에서 제시될 때 운율조건에 따른 의미 변화를 판단하게 하였다. 운율변화에 따른 구어 이해와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말소리 운율지각과 음도 변별, 선율윤곽 확인(Melody contour identification, MCI), 인공와우 이식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해 온 말지각 검사 수행결과 간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음도 변별은 1음계 변별(single tone discrimination, SD)과 3음계에서의 변별(3tone scale discrimination, TD)로 구성하였다. MCI는 기대 확률을 달리한 MCI 1, 2로 구성하였다. 둘째, CI_a에게 시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과제를 보완하여 말소리 운율지각 과제는 음소 과제와 단어 과제 PW와 NW로 구성하였다. 운율 요소 검사는 음도차이 변별(Pitch threshold in Korean version of the Clinical Assessment of music perceptio), 음도 변별 1, 2, MCI 1, 2 검사로 구성하였다. 말산출 과제는 /ㅁ/에 우리말 모음의 극점에 해당하는 /ㅏ/, /ㅣ/, /ㅜ/를 결합한 4음절로 이루어지며, 강세를 주어 강조하는 목표 음절을 첫음절에서 넷째 음절까지 바꾸어가며 산출하도록 하였다(예. 마’마마마, 마마’마마, 마마마’마, 마마마마’). 셋째, 선정한 말소리 운율지각 과제와 산출과제를 일반 건청인 20대(남:10명, 여:10명), 30대(남:10명, 여:10명)에게 시행한 후 넷째, 언어발달 이전에 발생한 난청으로 인공와우를 이식받은 난청군(CI_b)와 건청대조군(Normal Hearing, NH)을 대상으로 말소리 운율지각 및 산출과제, 운율요소 검사, 인공와우 이식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해 온 말지각 검사를 시행하여 수행수준을 비교하였다.
결과
첫째, CI_a(n=15)을 대상으로 한 PW와 NW 과제에서 운율조건에 따라 유의한 수행차를 보였다. PW에서는 부정적인 운율 조건이 긍정적인 운율 조건에 비해 낮은 수행율을 보였고, NW에서는 부정적인 운율조건에 비해 긍정적인 운율조건에서 낮은 수행율을 보였다. 말소리 운율지각 검사결과는 MCI 1과 유의한 상관을 보였다. 반면, 말지각 검사 수행력과는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둘째, 일반 건청인을 대상으로 한 말소리 운율지각 검사 결과 운율변화에 따른 의미변화를 적절히 수행하여 모든 문항에서 평균 98% 이상의 정반응율을 보였다. 운율산출과제에서는 성별에 따라서는 음도 차이가 두드러졌으며, 연령에 따라 강도 측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셋째, CI_b 군은 말소리 운율지각에서 NW의 부정적인 운율조건에서 제시되는 단어와 단어조합 2를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서 NH군과 유의한 수행차를 보였다. PW, NW과제 모두 운율조건에 따라 NH 군은 수행차를 보이지 않았지만, CI_b군은 앞서 CI_a 군에서의 결과와 유사하게 PW와 NW 과제에서 운율조건에 따라 유의한 수행차를 보였다. 말소리 운율지각과 운율요소 간 상관은 NH군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던 반면, CI_b군에서는 말소리 운율지각과 음도차이 변별간 유의하였다. 한편, 말소리 운율산출과제에서는 NH군과 CI_b군 간 산출한 말소리의 음도, 강도, 길이에서 유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으며, 두 집단 모두 강세의 변화를 주어 강조한 목표 음절이 혀의 높이, 모양과 같은 음운환경 조건을 달리한 경우에도 일관된 말소리의 음도, 강도, 길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결론
인공와우 이식을 통해 시각단서 없이도 음소 지각을 적절하게 할 수 있을지라도 미묘한 운율변화에 따른 의미 지각의 제한은 계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CI_a 군은 말소리 운율지각과 선율윤곽 확인이, CI_b 군은 음도차이 변별이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 발생시기가 언어발달 전-후로 대비되는 두 집단은 초분절적 정보에 대한 변별과 민감도가 발달하는 영유아기의 청지각적 경험 유무에 차이를 갖는다. CI_a군과 CI_b는 모두 인공와우 이식을 통해 분절적인 측면에서의 청지각적 회복으로 일상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지만, 초분절적 정보 수용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향후 이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탐색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PW는 본연의 긍정적인 의미에서 부정적인 의미로의 전환이, NW에서는 그 반대로 전환될 때 말소리 의미 지각에 혼란을 주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말소리 운율산출 면에서는 일상에서 모든 청자가 말소리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명료도를 유지하는(SIR 5) CI_b 군은 음도, 강도, 길이와 같은 자질에 대한 변화 산출이 건청군과 유사하며, 입술 모양, 혀의 위치와 모양의 변화가 요구되는 음운환경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