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루마 향우회는 독특한 조직이다. 케랄라의 작은 마을인 오루마나유르 출신 이주 노동자가 결성한 이 향우회는 고향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대부분 생계형 노동자인 회원들은 정기적인 헌혈을 통해 사업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문화사업 등을 벌이기도 ...

오루마 향우회는 독특한 조직이다. 케랄라의 작은 마을인 오루마나유르 출신 이주 노동자가 결성한 이 향우회는 고향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대부분 생계형 노동자인 회원들은 정기적인 헌혈을 통해 사업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문화사업 등을 벌이기도 하지만 ‘피의 돈’으로 고향발전 사업을 한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향우회 회원들은 한결같이 ‘인본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회원의 대부분이 무슬림이고 오루마나유르가 이슬람 영향권에 있다는 점, 오루마나유르에 많은 종교 단체들이 사회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 볼 때 이들이 강조하는 인본주의는 종교, 특히 이슬람의 형제애에 바탕을 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대체로 사회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 여러 가지 사업 중 특히 관심을 끌만한 것은 ‘집단토지계획’이다. 집단토지계획은 향우회 명의로 토지를 구입한 뒤 주택을 지어 무상으로 빈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향우회는 이를 위해 이미 기금을 확보해 놓고 오루마나유르에서 토지를 물색하고 있다.
오루마 향우회가 설립된 배경에는 이처럼 종교적 인본주의와 사회주의적 공동체가 배경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향과의 유대관계를 맺고 고향발전에 기여하는 디아스포라는 대부분 해외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인도인 사회임을 비추어 볼 때, 생계형 이주노동자로 구성된 오루마 향우회는 디아스포라의 연망 연구에 독특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