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로 있는 레이너의 '경찰정치학'(The Politics of the Police) 제3판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은 1985년 초판이 나온 이래 2000년 11월 3판 전면 증보판이 나왔을 만큼 서구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 경찰학 및 범죄학 분야 교과서로 널리 그 ...

이 책은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로 있는 레이너의 '경찰정치학'(The Politics of the Police) 제3판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은 1985년 초판이 나온 이래 2000년 11월 3판 전면 증보판이 나왔을 만큼 서구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 경찰학 및 범죄학 분야 교과서로 널리 그리고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이름을 '영국경찰정치학'이라고 하지 않고 원래 제목대로 '경찰정치학'이라고 한 것을 옮긴이가 그대로 한국어 번역판 책의 제목으로 삼은 것은, 이 책이 결과적으로 주로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의 경찰학 연구성과들을 수렴하는 서구 중심적 편향성에 따른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저자 나름대로 영국에 국한하지 않고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유럽 대륙 국가들의 경찰 및 경찰학을 고려한 경찰학 일반이론을 지향하고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저자인 레이너는 이 책에서 근대경찰의 창설과 발전과 정당성 획득 과정에 대해 치밀한 분석을 전개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분석은 그것이 근대국가의 등장 및 노동계급이 체제에 통합되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정치경제학적 관점에 뿌리를 박고 있다.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근대경찰은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이 책은 경찰활동의 여러 측면들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도 한계계층이나 실업 등 경제적 요인과 결부시켜 바라보려는 진지한 자세로 시종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 책은 경찰과 경찰활동 개념, 인종차별과 여성차별, '경찰의 밥', 경찰문화, 경찰부패, 민주적 책임, 매스미디어와의 관계, 경찰의 역사 해석, 경찰의 정당성 등에 대하여 각종 연구성과에 바탕을 둔 저자 자신의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이 비록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경찰을 중심소재로 하고는 있지만 이런 문제들은 결국 우리나라 경찰을 포함하여 어느 나라 경찰이나 부딪칠 수밖에 없는 쟁점들이다.

이 책에서 '경찰정치학'은 정치권에서 국민들의 인권보호, 효율적인 범죄대처, 경찰 거버넌스 구조 개혁, 경찰비리민원 처리절차 등을 쟁점으로 삼는 한 측면과, 경찰 내부적으로 경찰의 처우 개선, 경찰의 권한 강화, 경찰노조 설립과 강화 등을 정치권에 대해 로비하고 요구하는 양 측면이 어떻게 역동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나는가를 설명하는 출발점이자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레이너는 이와 같은 경찰정치학적 접근법을 영국경찰의 역사와 현재의 영국경찰을 어떻게 틀 지워왔는가를 논의하는 핵심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레이너가 영국 경찰역사에 바탕을 둔 진보적인 경찰학의 학문세계를 어떻게 구축해 왔는가 하는 내력에 대해서는, 옮긴이가 한두 마디로 이러저러하다고 규정하는 것보다 이 책 부록에 소개한 레이너 자신이 쓴 지적 자서전을 먼저 보는 것이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범죄와 경찰을 소재로 한 영화나 희곡, 소설 등의 문학 작품들에 관심이 있는 이들, 영국사나 영국의 노동운동사와 사회사와 경찰의 역사 및 경찰노조에 관심이 있는 역사학도와 노동계, 경찰과 정치의 관계나 억압적 국가기구 문제 및 경찰활동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에 관심이 있는 사회과학도와 정치계, 형사사법기관 및 경찰과 매스미디어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언론학도나 언론인들, 법학과 영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