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거래시스템에 관한 기존의 국내연구들은 일본의 협조형 계열관계로 특징지워지는 시스템이 산업발전을 촉진시킨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산업발전모델로서 일본의 협조형 계열체제가 미국의 개방형 경쟁체제보다 우위에 있 ...
기업간 거래시스템에 관한 기존의 국내연구들은 일본의 협조형 계열관계로 특징지워지는 시스템이 산업발전을 촉진시킨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산업발전모델로서 일본의 협조형 계열체제가 미국의 개방형 경쟁체제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정부 또한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위기 이전까지 일본식의 협조적 체제를 모델로 삼는 산업정책들이 제시되었다. 그런데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학계에서 동아시아 발전모델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진행되면서, 동아시아 모델의 문제점들이 중점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그 가운데 미국의 주주자본주의,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일본 따라잡기'의 기반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본 연구는 산업정책과 이론 양면의 현실적 필요에 부응하여 제도경제학의 관점에서 미국, 일본, 한국의 기업간 거래시스템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동아시아 경제위기를 계기로 쟁점화된 자유시장 자본주의(free market capitalism)와 동아시아의 협조적 자본주의(cooperative capitalism)라는 '자본주의시스템간 경쟁구도' 속에서 동아시아의 대안적 기업간 거래시스템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한국의 폐쇄적인 기업간 거래시스템과 대비되는 모델로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 '제3의 이태리'(Third Italy), 대만과 같은 중소기업 위주의 개방적 거래시스템이다. 수많은 벤처기업(venture business)들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의 거래시스템은 유연성이 뛰어나다. 대만의 네트워크형 산업구조에서는 수직적으로 결합된 폐쇄적인 왕국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산업 전체의 동시 붕괴란 없다. 본 연구는 한국, 미국, 일본의 기업간 거래시스템 비교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조립부문의 대기업과 부품부문의 중소기업이 거래관계를 통해 체계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산업의 조직적 특성에 주목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 미국의 거래시스템과 기술능력 발전 사이의 동태적 관계에 관한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산업분석을 통해 검증한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산업시스템과 기술능력발전을 유형별로 비교 검토하고 이에 영향을 주는 사회제도적 요인들을 분석한다. 이와 같은 연구작업은 동아시아의 사회제도 위에서 성립가능한 산업발전모델을 정립하는데 시사점이 있다. 이 분야에서 다년간 연구해온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그 동안 IMVP(International Motor Vehicle Program)를 중심으로 한 국제비교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도론적 접근방법에 따라 한국, 미국, 일본 시스템의 장단점을 비교 검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