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시민운동이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활동 공간인 시민사회의 성격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성격은 전체 사회 속에서 국가 및 경제 영역들과의 상호관계 속에서만 적절히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유럽의 신사회운동 ...
현대사회에서 시민운동이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활동 공간인 시민사회의 성격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성격은 전체 사회 속에서 국가 및 경제 영역들과의 상호관계 속에서만 적절히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유럽의 신사회운동과 한국의 시민운동이 어떠한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발생했으며, 양자 간에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가. 유럽 시민사회 발전과 신사회운동 등장의 사회역사적 맥락
2차대전 이후 민주주의의 발달, 경제적 풍요, 조합주의적 복지국가와 노동운동의 제도화, 복지국가의 관료제화, 1968년 혁명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확산, 탈물질주의, 생태주의, 자유해방주의(libertarian) 이념(가치)들의 확산 등에 기반하여, 다원적인 쟁점들(계급, 여성, 인종, 지역, 소수자, 환경, 반핵, 평화, 인권, 빈곤, 의료 등)의 해결을 추구하면서 기존의 계급타협에 기반한 제도정치의 틀에 급진적으로 저항하는 새로운 사회운동들이 등장하였다. 이것은 사회적 관계의 복합성에 기반한 시민들의 다원적인 차별적 위치에 따른 불평등, 지배, 억압, 배제, 시민자격(citizenship)의 차별성 등에 대한 민주주의적 저항을 의미한다.
신사회운동은 구사회운동(노동운동)과 다른 점은 쟁점의 변화, 운동주체의 변화, 제도정치에 대한 급진적, 비관례적 행동, 탈물질주의적, 생태주의적 이념, 풀뿌리 민주주의의 이념 등이다. 그런데 쟁점의 변화가 적대의 선을 변화시키고 따라서 참여주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또한 운동방식의 급진성도 정치적 기회구조가 열리면서 완화될 수 있다(자생적, 운동주의적 성격의 약화). 그러므로 신사회운동에서 진정한 새로움은 <반관료주의적, 반성장주의적, 해방적 풀뿌리 민주주의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나. 한국 시민사회의 발전과 시민운동 등장의 사회역사적 맥락
한국의 경우, 1987년 6월 민중항쟁 이후 시민사회는 활성화되고 또 분화되었다. 전통적인 급진적, 비합법적 노선의 민중운동과 차별화된 온건, 합법적 노선의 시민운동(1988년, 경실련)이 등장하였으며, 보수적인 정권에 의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분할 지배라는 노동운동 세력에 대한 차별적 전략이 시행되었다. 시민사회에서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를 계기로 환경운동 단체들을 비롯한 시민운동단체들이 국제 NGO연대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괏옙쳄徘煞? 1994년에는 참여연대가 진보적 시민운동을 지향하며 창설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약분쟁, 의약분쟁 등 시민사회 내의 이익집단들 간의 갈등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87년 이후 초기의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차이는 운동쟁점의 차이보다는 운동목표와 노선의 차이와 이에 따른 운동방식의 차이가 중심적이었다. 이후 민주화가 진전되고 시민사회가 더욱 분화되고 다원화되면서 다양한 쟁점의 운동들(환경운동, 여성운동, 소수자인권운동, 평화운동, 지역운동, 정치개혁운동, 의식개혁운동 등)이 활성화되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운동들을 민중운동/시민운동의 구분법에 따라 분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현재의 다양한 사회운동들을 보다 적절하게 분류하기 위해서는 운동쟁점의 차이와 운동노선(운동방식)의 차이를 교차시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