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라틴아메리카가 콜롬부스에 의해 발견되면서부터 약 5백년간이 넘는 기간동안 구미 선진국에 의해 이루어진 수탈의 역사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조리, 불평등 구조가 문학작품 속에서 어떠한 형태로 표현되었는가 ...
본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라틴아메리카가 콜롬부스에 의해 발견되면서부터 약 5백년간이 넘는 기간동안 구미 선진국에 의해 이루어진 수탈의 역사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조리, 불평등 구조가 문학작품 속에서 어떠한 형태로 표현되었는가 하는 것이며, 비이성적 가치가 만연되고 있는 현대 사회 문제의 근원을 과거의 역사적 사실 속에서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용기있는 실천적 지식인인 갈레아노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갈레아노는 투철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삶을 뛰어난 통찰력으로 묘사하면서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유기적 연관성까지도 제시해 주고 있다. 이런 면에서 갈레아노의 작품들은 대다수의 역사소설들이 빠지기 쉬운 한 가지 결핍상태, 즉 정치-사회적 문제만을 중시하고 인간궁극의 가치문제를 등한시하는 경향을 뛰어넘는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면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창조적 상상력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위의 문제에 관해 고찰해 보겠다.『우리들의 노래』, 『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불의 기억』,『포옹의 책』이 바로 연구 대상인 바, 이 네 작품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비판적 세계관을 가장 잘 드러내 보이고 있는 '연작' 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문제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앞의 두 작품은 라틴아메리카 곳곳에서 벌어진 군부 독재와 이에 맞서 싸우는 민중들의 삶과 투쟁을 창조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으며,『불의 기억』은 라틴아메리카 역사 속에 묻혀진 민중의 집단적 무의식을 재생해 낸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 『포옹의 책』은 고단한 삶을 사는 민중들의 역사를 들춰내고 억압받는 자들의 목소리를 재생하면서, 그들이 꿈과 희망과 사랑을 가질 수 있는 대안과 전망을 제시해 준다. 네 작품 모두 오늘날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점들을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역사적 사실과 창조적 형상화의 문제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들인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절차를 설정해 본다.
제1장의 도입부에 이어 제2장(라틴아메리카 폭력의 역사와 정치-경제구조) 에서는 신대륙 발견 이후 라틴아메리카가 서구 자본주의 세력들로부터 입은 수탈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현재 라틴아메리카가 처한 정치-경제적 위기가 어디에서 연유되었는가 하는 문제와, 향후 라틴아메리카의 대응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를 살펴본다. 제3장(개인과 사회체제와의 부조화) 에서는 뿌리깊게 박혀있는 독재권력의 그림자와 관료주의의 폐해가 작품 속에 어떻게 창조적으로 형상화되었나 살펴보면서, 기존 질서에서 개인이 사회구조와 갈등을 빚는 이유를 사회 전체 시스템의 부조화에서 찾아보고자 노력한다. 제4장(인생의 부조리에 대한 노래) 에서는 라틴아메리카 인들이 처한 가난, 소외, 폭력, 무지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그런 문제가 작품 속에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마지막 제5장(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비판적 세계관) 에서는 갈레아노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하는 세계관과 미래지향적 전망은 어떤 것인가를 추출해 본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세밀한 '텍스트 분석'을 통한 미시접근법과 텍스트 분석 내용을 좀 더 큰 틀인 '컨텍스트'에 넣고 해석하는 문학사회학적 거시접근법을 동시에 채택하고자 한다. 루시앙 골드만의 '발생구조론'이 제시하는 유용한 분석 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론은 문학이 기본적으로 사회적·경제적 삶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작품들은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만연하고 있는 정치·경제·사회적 위기 문제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수탈과 폭력의 문제를 라틴아메리카 전체 역사의 뿌리로 인식하면서, 개인과 사회, 인간과 세계와의 갈등 요소들이 작품의 내재적 구조 속에 용해되어 '의미 있는 구조(La estructura significativa)'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가치가 결여된 시대에서의 역사적 현실 문제를 다룬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작품들이 구체적 사회구조의 산물임을 알 수 있게 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정리하자면, 본 연구에서는 갈레아노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적 현실을 어떠한 글쓰기 구조와 방법을 통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였으며, 그 창조적 형상화 작업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보여주려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