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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도덕: 세계화 시대의 자본주의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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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보호학문강의지원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3-043-A00030
선정년도 2003 년
연구기간 1 년 (2003년 09월 01일 ~ 2004년 09월 01일)
연구책임자 이상환
연구수행기관 경북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옛날에는 경제가 사회의 한 부분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경제가 사회를 지배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이것을 ‘자본주의 시대’라고 부른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우리의 행복, 정의, 자유, 평등, 공동체 등 우리가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경제가 독립적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인간 행위의 목적과 상관관계 속에서 인식된다는 점에서, 시장과 도덕은 전혀 별개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제와 가치, 또는 경제와 도덕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이러한 영향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사회과학적인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자본주의의 경제철학적 관점에서 자본주의 윤리에 관한 연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자본주의의 도덕과 윤리에 관한 연구는 자본주의의 무비판적 옹호와 섣부른 비판 사이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데올로기서의 자본주의 윤리를 성급하게 수용해서도, 경제질서로서의 자본주의 체제에 도덕을 과잉 부여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양자 사이에서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해명해야 한다.
    본 연구는, 자본주의가 이데올로기이고자 하는 한에서 항상 정당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회질서이고자 하는 한에서 항상 위기에 처한다는 것을 해명하는 데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주의의 위기가 사실과 가치를 구별하고 윤리학을 경제학에서 축출하면서 발생했다는 것을 밝히는 데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근대 윤리가 고대 윤리와 결별함으로써 비로소 자본주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를 근대성(modernity) 문제와의 관계 속에서 해석할 것을 요구한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는 세 가지 구조적 특징, 즉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조절수단으로서의 시장과 가격 메커니즘’, ‘경제적 인간의 주요 동기인 이윤의 극대화’ 등에 의해 규정된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특징들은 인간 복지는 물론이거니와 인간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요소이자 조건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경제제도를 전체적인 사회제도로 간주하는 사회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 이론은 사회현실을 탈가치화하고 추상화시킴으로써 단순히 자본주의 세 가지 구조적 특징에만 의거해서 해석하는 경제학 환원주의라고 비판받는다. 그런데 이것은 복지와 자유가 가능한 시장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확립하기보다는 오히려 모순과 위기를 야기하는 역설을 낳을 수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학과 윤리학 사이에는 심각한 분리가 일어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대의 실증주의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에서 윤리 및 가치 문제를 배제시킬 수 있다고 믿어왔다. 경제를 탈가치화함으로써 비로소 경제는 왜곡되거나 구속되지 않는 독자 영역을 확립할 수 있으며, 경제만의 자유롭고 고유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개인의 도덕성을 광범위하게 필요하며, 따라서 경제학만으로는 이끌어낼 수 없는 도덕적 관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인간의 실제 행위는 윤리적 성찰의 영향을 받는 동시에 윤리학의 핵심적 규범은 인간 행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제학이 사실과 가치의 연관성을 전제했던 도덕과학에서 기원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특히 ꡔ국부론ꡕ과 ꡔ도덕감정론ꡕ을 쓴 근대 경제학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가 도덕철학자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윤리학은, 스미스가 이해한 것처럼, 폭넓은 시각을 필요로 한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사회’(good society)를 이룩할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경제영역을 사회영역 전체로부터 분리해서 다룰 수 있다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는 우선 자본주의의 등장과 함께 수반되는 윤리적 관점의 변화, 자본주의가 탈가치화됨으로써 도덕과 결별하는 과정을 살펴볼 것이다. 다음으로 자본주의의 성공이 어떻게 위기로 전락하는지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자본주의 위기의 원인이 경제학의 탈도덕화에 있다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윤리이론은 가능한지 모색할 것이다.
  • 기대효과
  • 자본주의 사회체제에서 자본의 논리에 대한 “인식의 부재”는 바로 “윤리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자본주의의 논리”에 대한 철저한 이해는 곧 동시에 “자본주의 윤리”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특성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규범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지속한 가능한 자본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본 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다시금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원칙을 포괄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관점을 넘어서는, ‘좋은 삶’과 ‘좋은 사회’를 지향하는 윤리학과 정치철학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더욱이 자본의 논리를 충실히 따르는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자본주의 윤리’의 확립은 시대착오적인 모순어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에게 부과된 ‘시대적 과제’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 윤리학”에 대한 연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대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경제현상을 보다 복합적이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학제간의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philosophia)이 경제학(oikonomia)과 본질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경제학을 포괄적인 의미에서 사회질서를 근거짓는 실천철학의 분과로 발전시켰다. 그에 의하면, 실천철학은 경제학, 정치학, 윤리학의 세 분과로 구분된다. 한편으로 인간 삶에 필수적인 생활 수단을 생산하는 가정(oikos)의 질서를 다루는 경제학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 가정을 넘어서서 다른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인간의 본질을 실현하는 장소인 정치 공동체(polis)의 질서를 체계적으로 정립한 정치학이 있다. 인간의 행위를 규정하는 규범을 규명하는 윤리학은 기초적인 욕구의 충족인 경제와 사회적 가치의 실현인 정치를 매개한다. 경제는 복지를 보장하고 정치는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잘산다’(eudaimonia)는 것은 결코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 공동체를 유지하는 공동선에 의해 결정된다.
    둘째, 자본주의 사회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정당화 문제는 단순히 경제발전을 맹목적으로 추구해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이것은 오늘날 이해집단간의 첨예한 사회갈등이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가정과 공동체, 경제와 정치, 그리고 욕구와 가치 사이의 분리와 대립을 공동선의 실천(praxis)을 통해서 통합하고자 했던 ‘덕 윤리학’에 따르면, 경제가 끝나는 곳에서 정치가 시작된다. 자본주의 위기가 합리적 이기주의의 관점에서 선을 사유화하고 개인의 권리를 추구하면서 생겨났다면, 우리는 이제 “선의 정치”가 “권리의 정치”를 보완함으로써 새로운 공동체 정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원주의 시대의 사회통합의 과제는 ‘공동선’을 사회 속에서 해석학적으로 발견하는 일일 것이다. 이것은 정치를 다시 삶의 중심에 복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치윤리적 모색을 통해서 자본주의 사회는 훨씬 더 안정과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오늘날 분열과 갈등을 표현하는 가치 다원주의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윤리이론”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가 사실과 가치를 분리함으로써 위기를 노정했다면, 따라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위기가 경제의 탈도덕화에서 기인한다면, 위기 극복의 가능성은 위기의 발생과정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발견될 수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실천철학의 맥락에서 윤리와 통합하고,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토대를 이루는 경제원칙을 도덕 주체, 즉 인간관의 변형을 통해 재구성해야 한다. 욕구를 목적론적 입장에서 인간의 삶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필요로 재규정하고, 단지 계량적으로 평가된 가치를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 행위의 방향을 규정하는 도덕적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 자본주의 윤리학의 전제조건이다. 이러한 윤리학은 아마도 아리스토텔레스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일일 것이다.
  • 연구요약
  •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모순은 모두 경제의 탈도덕화와 소유적 개인주의의 절대화에 기인한다. 경제원칙으로서의 이익-효용의 극대화가 무조건적으로 사회적 타당성을 획득하면 현실 인간은 한갓 경제인(Homo economicus)으로 축소되고, 전체 사회는 이해관계에 의해 지배된다. 자아실현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이룰 수 있으려면, 개인들 상호간의 소통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규범적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경제이론으로서의 자본주의의 한계는 바로 시장의 유통과정이 사회전체를 의미하지 않고, 경제적 행위의 형식이 사회적 행위의 윤리적 내용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사실-가치의 통합을 주장하는 윤리학은 자본주의 전제조건을 이루는 사유재산제, 효용의 극대화, 시장경제의 비판적 구성을 통한 사회윤리적 발향설정과 이러한 규범적 방향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장치에 관한 이론적 작업을 필요로 한다.
    자본주의 체제를 전제하는 자본주의 윤리학은 시장에 의한 욕구의 다원화와 그것의 합리적 조절을 용인하고 개인주의와 주관주의를 수용한다. 개인들의 선택이 국가에 의해 통제되거나 제한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정신을 이루는 ‘합리주의’와 ‘다원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개인윤리적 차원에서의 삶의 방법은 한편으로 주어진 조건 속에서 무엇이 기초적인 욕구이고 무엇이 인위적인 욕망인가를 분별할 줄 아는 반성적 판단력을 토대로 형성된다. 다른 한편으로 욕구충족에 한계를 설정할 수 있는 가치합리성과 주관적으로 선택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수단들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형식적 목적합리성의 갈등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동반한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전제로 하는 생활양식은 바로 인위적 욕망과 기초적 욕구를 구별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원칙을 부여하는 절제의 방법일 것이다. 이것은 다시 정치 참여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상호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따라서 시장경제에 부합하는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학의 현대적 복원을 의미한다.
  • 한글키워드
  • 덕 윤리학,자본주의 윤리,합리적 이기주의,경제의 탈도덕화,사실과 가치의 구별,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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