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은 당시 급증한 인구를 부양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① 1820년에 영국의 인구는 약 11,491,850명으로 1620년의 4,930,385명에 비해 약 133%라는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지만 ② 그것을 당시 농업이 약간의 수입만으로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은 당시 급증한 인구를 부양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① 1820년에 영국의 인구는 약 11,491,850명으로 1620년의 4,930,385명에 비해 약 133%라는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지만 ② 그것을 당시 농업이 약간의 수입만으로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 경제에도 심대한 변화가 있었음을 분명히 한다.

그렇다면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 경제의 변화는 당시 하층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여기서 한 가지 시선을 모으는 사실이 있다. 맬더스(T.R. Malthus)의 인구와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즉 빈민들이 무책임하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혼인을 함에 따라 인구가 급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남부 농업 지역에서는 구빈 지출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었다.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 지역에서 상당수가 구빈 지출에 의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당시 농업 지역의 빈민들은 그 과정에서 어떻한 반응했을까? 어쩔 수 없이 순응하고 체념했을까? 아니면 그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을까?

그것을 규명하기 위해 본 연구는 다음의 사실에 주목하고자 한다. 당시 하층민과 영국 국교회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복음주의가 흥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종교는 어떤 경우에는 삶의 위안을 주기도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저항의 바탕이 될 수도 있다. 종래의 연구는 대체로 복음주의가 흥기하면서 산업 혁명 시기 영국 사회가 프랑스 혁명과 같은 정치적 격변을 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그것은 북부 공업 지역의 중산층 이상을 그 주요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남부 농업 지역의 경우 상층부는 국교회였지만 오히려 하층민에게 복음주의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당기 농업 지역에서 상층부와 하층민에게 나타난 종교의 이질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하층민의 항의 표시는 아니었을까?

본 연구는 다음의 목표에서 출발했다. ① 증가한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농업 경제는 어떻게 변화했으며 ② 그에 대해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복음주의를 통해 규명하자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을 경우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 경제 변화와 그에 관련된 보다 정확한 역사상이 복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학문 . 사회 발전에 대체로 다음과 같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공업 지역이나 여타 도시에 비해 비교적 소외된 농업 지역의 역사상 복원을 위한 한 가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농업 경제 변화에 관한 연구는 농업 경영은 물론 그에 ...

본 연구는 학문 . 사회 발전에 대체로 다음과 같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공업 지역이나 여타 도시에 비해 비교적 소외된 농업 지역의 역사상 복원을 위한 한 가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농업 경제 변화에 관한 연구는 농업 경영은 물론 그에 수반한 여타 양상과 그 영향 등을 포함한다. 그것은 당시 농업 지역의 사회상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이해의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용 관계의 변화에 따른 남녀의 임금 차이와 여성의 경제적 여건 변화 등은 당시 농업 지역이 공업 지역에 못지 않은 높은 인구 증가율을 보인 원인을 설명 . 가능케 한다.

둘째,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 지역에서 살아간 빈민의 삶을 보다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맬더스(T.R. Malthus)에 의해 제기된 빈민의 실상을 확인함과 동시에 빈민들이 어떻게 살아갔는가를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① 농산물 수요의 변동과 그에 따른 농업 경영 변화로 노동자의 계절적 실업과 빈곤이 구빈 지출과 어떠한 관계가 있었으며 ②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한 빈민들이 어떠한 반응을 했는가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을 경우 그것의 성과가 역사학뿐만 아니라 여타 분야의 학문, 특히 신학 분야와 상호 연계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학문은 엄격한 내용 분석과 그것의 정확한 검증에 그 바탕을 두어야 한다. 종교 분야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그러나 종교적 연구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예단을 가지고 접근할 경우 객관성에 의문이 있을 수 있고, 종교 그 자체에 관한 기초 지식이 없을 경우 정확한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을 본 과제가, 비록 시론적이지만, 추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반학을 전공한 본 연구자의 근무 여건이 신학자들과 함께 하는 학적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의 수행 과정과 그것의 성과를 비판 . 수용하는 작업 등이 거의 동시에 행해질 여지가 다분히 있다. 그럴 경우 산업 혁명 시기 영국에서 흥기한 복음주의의 보다 구체적인 이해에 상당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1738년 11월 서부 윌트셔(Wiltshire)의 광폭 나사를 제조하는 지역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요크셔(Yorkshire) 지역에서 모직물 산업이 흥기하면서, 윌트셔의 그것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소요은 곧 진압되었지만, 모직물 산업 종사자의 실업과 그 ...

1738년 11월 서부 윌트셔(Wiltshire)의 광폭 나사를 제조하는 지역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요크셔(Yorkshire) 지역에서 모직물 산업이 흥기하면서, 윌트셔의 그것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의 소요은 곧 진압되었지만, 모직물 산업 종사자의 실업과 그에 따른 휴유증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었다. 바로 그러한 상황에서 복음주의의 한 분파인 웨슬리(John Wesley)가 1739년 7월부터 10월까지 윌트셔를 방문했으며, 경우에 따라 10,000명이 모이는 대중 집회가 행해졌다.

종래의 연구, 특히 아레비(Elie Hal vey)나 톰슨(E.P. Thompson)의 견해는 소요 사태는 공업 지역에서 빈민들의 항의 표시이지만, 그것이 구원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적극적인 선행의 실천을 강조하는 복음주의의 영향으로 진정을 찾았다고 보았다. 그럴 경우 영국의 노동자들은 어느 정도 체제 순응적인 삶을 살았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그러나 종래의 견해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복음주의가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그것이 중간 계급 이상에서 수용되면서 체제 안정에 기여했다면, 1738년에 발생한 윌트셔의 소요 사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윌트셔의 경우 1790년대 이전까지 복음주의는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그 이후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윌트셔는 전형적인 농업 지역이었다. 아레비나 톰슨이 초점을 둔 공업 지역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 복음주의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계층은 오히려 하층민이었다.

그렇다면 그 지역, 넓게는 농업 지역에서 복음주의가 흥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산업 혁명 시기 영국의 농업 경제 변화에 관한 체계적인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것의 변화 과정에 농업 지역의 빈곤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18세기 중반 이후 영국의 농업 경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곡물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남부 농업 지역은 점차 밀 경작지로 특화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히 경작 작물의 변화에 한정되지는 않았다. 농업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영국의 농업 사회는 지주, 자본주의적 차지농 그리고 노동자라는 삼분 체제로 이루어졌다. 그러한 체제는 경영 여건의 변화에 따라 이해득실이 달랐다. 차지농의 경우 경작 작물의 변화와 더불어 고용 방법을 바꿀 수 있었다. 산업 혁명 이전 시기 영국의 경우 농업 노동력은 고용주의 집에서 대체로 1년 동안 숙식을 함께 하는 서번트(servant)와 고용주와 함께 숙식을 함께 하지 않은 노동자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증가한 인구는 그만큼 노동력을 쉽게 조달할 수 있게 했고, 앙등한 곡물 가격은 숙식을 함께 하는 서번트 고용의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서번트 고용의 쇠퇴는 농업 지역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청년들이 미래의 삶을 절망적으로 인식하게 했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머슴에 해당하는 그것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받은 급료를 저축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바탕을 마련한 관행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1년의 서번트 생활을 통한 정주권 획득의 기회가 박탈당한 것은 더욱 그러했다. 정주권이 어려울 때 구호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방편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고용 그 자체도 문제가 되었다. 계절적 실업과 남성 위주의 고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곡물 농업은 농한기와 농번기의 구별이 분명했다. 뿐만 아니라 곡물 수확의 경우 여성의 노동력보다 남성의 노동력이 중요시되면서 남녀의 임금 격차가 심화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이해득실은 상반되었다. 물론 개인적인 여건이나 능력 차이 등으로 인해 획일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대체로 차지농의 경우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 이전보다 현저히 상승한 농업 생산성과 더불어 쉽게 노동력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점은 지주에게도 해당되었다.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농업 여건이 그들의 지대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두 계층은 경우에 따라 협력도 할 수 있었다. 구빈 지출이 그 예이다. 만약 농한기에 일자리가 없는 노동자들이 공업 지역이나 도시 등으로 이주할 경우 추수할 무렵 노동력 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 바로 구빈법(the old Poor Law)이었다. 적절한 원외 구호를 농한기에 행할 경우 노동자들의 발목을 묶을 수 있었는데, 그러한 결정을 지역의 실력자들인 바로 그들이 결정했던 것이다.

그러나 빈민들의 경우는 달랐다. 그들의 생활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장래에 대한 희망을 지닐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하층민들은 구빈 지출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청년들이 이전 시기 보다 일찍 혼인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