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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동아시아 재난에 대한 문학적 대응과 재난 서사(敍事)의 계보 ─ 근대 이후 한국과 일본의 재난문학 개념설정과 그 역할을 중심으로
The Literary Responses to Disasters in East Asia and A Genealogy of Disaster Narratives : Establising the concept and the role of Disaster Literature in Korea and Japan from Modern to Present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공동연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6S1A5A2A03927685
선정년도 2016 년
연구기간 3 년 (2016년 11월 01일 ~ 2019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정병호
연구수행기관 고려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공동연구원 현황 김영민(중앙대학교)
Nie Zhenzhao(浙江大學 )
오혜진(남서울대학교)
최가형(고려대학교)
엄인경(고려대학교)
편용우(고려대학교)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1. 본 연구의 문제의식
    근대문명의 고도화가 심화되면서 각종 재난의 빈도와 규모 역시 확대되고 있다. 각국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지구온난화와 기후 이상, 과학의 전문화와 사회의 감독기능의 한계(원전사고, 황우석 사태), 신자유주의적 기업 활동과 환경 파괴(독일 배출가스 조작, 가습기살균제 참사), 경제격차에 따른 국내외 분쟁의 격화와 테러의 일상화, 사람과 물류의 전 지구적 이동과 도시의 메트로폴리스화 등은 최근 ‘현대적 재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이제 현대인은 다양한 형태의 대규모 재난과 위험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가히 ‘재난-위험시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의 ‘재난’은 단지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전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이다.
    동아시아의 한국과 일본에서도 재난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이와 관련한 문학자의 움직임은 지진이 빈번했던 일본의 문학계가 가장 활발했다. ‘메이지 산리쿠(三陸)지진(1896)과 쓰나미’, ‘간토(関東)대지진’(1923), ‘쇼와 산리쿠지진’(1933), ‘칠레대지진(1960)과 동북지방의 거대 쓰나미’, ‘한신․아와지(阪神․淡路)대지진’(1995)과 관련된 다수의 문학현상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동일본대지진’(2011)이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이어지면서 ‘재난’이 일국(一國)의 수준을 넘어서는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일본 문학자의 활발한 문학적 대응은 <진재(震災)문학>, <원전(原發)문학>이라는 용어를 문단비평용어로 성립시키며 본격적인 재난문학 창작과 연구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재난-위험사회’에 대한 사회 성원의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면서 재난문학이 큰 주목을 받았지만 그 연원은 오래됐다. 1990년대 중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재난문학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지만 식민지 시대부터 1980년대까지 다양한 형태의 재난 관련 작품이 창작되었다. 예를 들면, 식민지 시대 홍수나 태풍의 피해, 가뭄으로 인한 한발(旱魃), 화재, 전염병 등의 재난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일본과 한국의 ‘재난(문학)의 계보’ 연구의 가치가 확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재난 논의방식은 일국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재난공동체’로서의 동아시아, 재난에 대한 전 인류적 대응에 관한 성찰이 미흡하다. 재난문학은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재난을 ‘타자(他者)’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체험하게 한다. 이는 공감의 확산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공하여 공동체 윤리와 재난을 결부시켜 사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 본 연구의 목표
    본 연구는 일본과 한국의 재난에 대한 문학적 대응인 ‘재난문학’을 정립하고 재범주화하여 동아시아 재난서사(敍事)의 계보와 재난문학사 구축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지진, 쓰나미, 가뭄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교통·산업·환경·의료 대형사고가 급증하는 ‘재난-위험시대’에서 문학의 역할과 재난의 문명론적 담론 구조를 구명(究明)하여, 한국학계가 동아시아 재난문학에 관한 학문적 발신을 선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이들 재난문학은 첫째 재난 당시는 물론 그 이후의 사회상을 묘사함으로써 집단기억의 형성에 일조한다, 둘째 문학으로서 위안과 치유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셋째 재난의 원인과 성격 등을 문명 비판론적 입장에서 재고하는 한편 인문학적 교훈을 통해 재난에 대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

    3. 본 연구의 중요성
    (1)재난과 위험사회에 대한 문학적 대응은 자연과학/사회과학 이상으로 시급한 연구과제
    (2)일국을 넘어 현대의 재난에 대응하는 동아시아 재난서사 정립의 필요성
    (3)재난서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인문학적 메시지의 전달과 거대재난에 다층적으로 대처할 필요성
    (4)재난·위험사회에 대응하는 재난문학의 정립으로 문학/인문학 위기담론에 대처하며 학문의 국제적 발신의 필요성
  • 기대효과
  • 본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학문적・사회적 기여가 가능하며, 다양한 학문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 본 연구는 지금까지 개척되지 않은 연구대상을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문적 파급력을 갖고 있으며 ‘재난’과 관련하여 새로운 아젠다 제시가 가능하다. 기존의 재난서사 연구는 한 가지 재난 상황을 다루며 그 결론이 개인이나 사회 내부로 수렴되는 한계를 띠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 수행을 통하여 근대 한국과 일본의 재난문학의 범주를 새로이 설정하고 서사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재난문학으로 묶이지 못한 대상도 포괄하여 자료집을 간행하고 통시적 분석 연구를 집대성해 ‘동아시아 재난서사’의 역할과 가능성을 가늠하고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지구적 문제로 확대된 재난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현대의 모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한 아젠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학문적 대응논리를 발 빠르게 선도함으로써 새로운 학문적 아젠다 구축에 일조할 수 있다.
    (2) 현재 전 지구적 차원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자연재해, 환경재해, 교통재해, 산업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학문적 대응논리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문화론적․문명론적․인문학적 시각에서 현실적 ‘국가재난’을 재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한일 문학자가 한 나라의 경계를 넘어선 대규모 ‘국가재난’을 어떻게 형상화했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가능하다.
    (3) 본 연구는 탈경계적 연구 방법을 시도하여 재난문학의 가능성을 규명하는 점에서 대사회적 파급력을 갖는다. 이 기획은 지금까지 단편적이고 제한된 사건에 포커스를 맞춘 선행연구의 문제점을 지양하고 한국·일본문학 전문전공자들이 협업하는 공동연구다. 재난을 전후하여 나타나는 문학·문화 현상과 사회의 역학관계를 연구하고 그 성과를 동아시아 전체에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재난 상황에 처한 동아시아 사회에 문학의 순기능과 가능성을 발신할 수 있다. 이는 재난과 사회문화적 현상을 결부지어 당대 현실을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문학의 위기’라 칭해지는 이 시대에 문학의 존립가치를 가늠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4) 본 연구는 재난문학 자료집, 번역집, 연구서 간행을 유기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통해 ‘재난문학’의 학문적 틀을 구축할 것이다. 본 연구는 재난서사와 관련된 분석적·실증적 연구와 자료의 조사 및 번역소개를 연동하여 진행한다. 이러한 유기적 시스템으로 수행하는 연구방법은 동아시아 재난문학 연구에 대한 기초자료를 여타학문 분야와 연구자들에게 제공하여 학문적 토대를 구축하고 해당 학문분야의 연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비교연구가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우리 학계의 풍토를 수정하고 보완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5) 본 연구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연구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연구방법론을 제시하는 연구이다. 지금까지 재난서사라는 일관된 시좌에서 연구대상으로 자리 잡지 못했던 문학·문화의 현상들을 도전적으로 발굴하고 의미화하여 학문연구 영역의 개척, 학술지식의 발견과 개념화 작업을 통해 외국의 지식을 차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우리의 지식을 발견하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요컨대, 본 연구는 미개척 분야를 연구대상으로 설정하고, 탈경계적 연구방법을 시도하여, 자료집, 번역집, 연구서의 간행과 아카이브 공개 등의 연구 과정을 유기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택한다. 이는 연구 성과를 동아시아에 발신하여 재난에 대한 문학의 대응과 기능 및 재난 극복의 가능성을 학문적인 틀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재난문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아젠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연구요약
  • 국방과학기술용어사전은 재난을 첫째, 적의 공격 행위로 인한 ‘전시 재난’, 둘째, 평시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평시 재난’, 셋째, 자연 현상에 의한 ‘자연 재난’ 세 가지로 구분한다. 그러나 최근의 재난은 재난 발생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와 인재가 뒤섞인 복합적 형태를 띤다.
    ‘인류는 재난과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연재해를 비롯한 각종 재난들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왔지만, 다양한 문명의 이기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믿었던 근대이후 산업화와 기술문명이 오히려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여 예기치 못한 자연재난을 일으키고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복잡하고 다양한 재난을 초래하였다. 예를 들면 1995년 지하철 사린사건, 3.11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나 1994년의 성수대교,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재난의 본질을 직시하고 재난에 대해 문학적으로 대응하고, 재난이라는 사태를 문명론적으로 비평하고자 하는 논리 및 시도가 행해지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 재난문학의 정의를 시도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한 사회 전체를 뒤흔들 정도의 파급력을 지녔던 거대 재난들의 발생이 문학계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켜왔으며 그런 상황 아래 창작된 문학 작품들이 재난 자체를 기록할 뿐 아니라 재난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 양상, 문명의 추이까지 여실히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재난문학의 특징을 토대로, 본 연구는 재난의 파급력과 영향력을 고려해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각국의 재난을 선별하고 각 재난 관련 작품들을 고찰함으로써 재난문학의 개념정의를 시도하는 한편, 재난문학의 계보적, 통시적 연구를 추진하고자 한다. 재난을 직접적인 소재로 다룬 작품과 작가들은 물론, 재난이 남긴 다양한 상처를 치유하거나 재난이라는 참혹한 현실에 문학적으로 맞서고자 했던 시도들의 계보를 만들어 갈 것이다. 재난의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전쟁 관련 문학 역시 연구 대상 안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나, 전쟁의 경우 ‘전쟁 문학’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별도로 연구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전쟁 외의 재난 즉 평시 재난, 자연 재난, 인재 관련 문학을 범주로 한 ‘재난문학’ 연구를 진행하기로 한다.
    일본에서는 2011년 3.11동일본대지진을 전후 최대 재난이라 규정지었고, 한국에서는 2013년 세월호 참사를 국가적 재난이라 규정지었으며 이를 계기로 소설, 시, 비평 분야에서 본격적인 재난문학을 의식하면서 다수의 문학 작품이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 한국과 일본 문단에서 이들 재난과 재난에 대한 공포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 활발히 창작 및 연구되었음은 다양한 형태의 자연․인적 재난에 노출된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에 대해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한일 양국에서 각각 재난문학의 비교 분석과 그 외의 동아시아에서 발표된 재난문학을 참조하여 ‘동아시아 재난문학’이라는 새로운 틀의 구축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메이지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여러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반응으로 재난문학이 가장 활발하게 발표되어 온 일본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발표된 재난문학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분석을 중심으로 본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중국 및 기타 동아시아 지역의 재난문학의 사례조사도 병행하여 동아시아 작가들의 재난 인식과 대응, 나아가 이를 문학 작품화하는 과정까지를 당시의 사회문화적 콘텍스트를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팀은 한일 양국의 재난문학을 (1)근대부터 1945년까지, (2)1945년부터 2000년대까지, (3)2010년대 이후로 범위를 나누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10년 이후를 하나의 시기로 규정한 이유는 한국과 일본에서 이 시기에 세월호참사와 3.11동일본대지진이라는 재난이 있었으며, 이에 반응하여 한일 문학에 재난관련 다수의 문학작품과 비평이 쏟아졌고 재난문학 관련 연구가 태동하였기 때문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일본과 한국의 재난상황을 그린 ‘재난문학’을 정립하고 범주화하여 동아시아 재난서사(敍事)의 계보와 재난문학사 구축의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지진, 쓰나미, 가뭄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교통·산업·환경·의료 대형사고가 급증하는 ‘재난-위험시대’에서 문학의 역할과 재난의 문명론적 담론 구조를 구명(究明)하여, 한국학계가 동아시아 재난문학에 관한 학문적 발신을 선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일국중심의 재난문학 연구를 극복하고 동아시아 지형 하에서 한국과 일본의 문학적 실천을 파악하면서 문학 외 미디어의 재난 텍스트까지 포괄한 ‘동아시아 재난서사’의 틀을 새롭게 구축하여 재난-위험시대에 대응하는 문학연구의 새로운 틀을 만드는 기획이었다고 할 수 있다.
  • 영문
  • This study established and categorized “Disaster Literature”, which depicts disaster situations in Japan and Korea. Therefore, the research team explored the genealogy of the East Asian disaster narrative and the possibility of establishing a disaster literature history. Through these studies, the role of literature and the civilizational discourse structure of disasters were identified in the “disaster-dangerous age”, in which not only natural disasters such as earthquakes, tsunamis, droughts, but also large-scale accidents in transportation, industry, environment, and medical services surged. Through this study, it was intended to lay the groundwork for the Korean academic community to lead the academic transmission of disaster literature in East Asia.
    This study overcame the study of disaster literature centered on one country and grasped the literary practice of Korea and Japan under the East Asian landscape. Furthermore, this study attempted to construct a new “East Asian Disaster narrative” framework that covers disaster texts from media other than literatur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일본과 한국의 재난에 대한 문학적 대응인 ‘재난문학’을 정립하고 재범주화하여 동아시아 재난서사(敍事)의 계보와 재난문학사 구축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지진, 쓰나미, 가뭄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교통·산업·환경·의료 대형사고가 급증하는 ‘재난-위험시대’에서 문학의 역할과 재난의 문명론적 담론 구조를 구명(究明)하여, 한국학계가 동아시아 재난문학에 관한 학문적 발신을 선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울리히 벡(Ulrich Beck)이 󰡔위험사회(Risk Society)󰡕(1986)에서 주장하였듯이, 근대문명의 고도화가 심화되면서 각종 재난의 빈도와 규모 역시 확대되고 있다. 각국의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지구온난화와 기후 이상, 과학의 전문화와 사회의 감독기능의 한계, 신자유주의적 기업 활동과 환경 파괴, 경제격차에 따른 국내외 분쟁의 격화와 테러의 일상화, 사람과 물류의 전 지구적 이동과 도시의 메트로폴리스화 등은 최근 ‘현대적 재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가히 ‘재난-위험시대’라 할 수 있다.
    재난은 동아시아 각국에서도 지속적이고 빈번하게 존재했다. 이와 관련해 문학자의 움직임은 지진이 빈번했던 일본의 문학계가 가장 활발했다. 메이지 산리쿠(三陸)지진(1896)과 쓰나미, 간토(関東)대지진(1923), 쇼와 산리쿠지진(1933)과 동북지방의 거대 쓰나미, 한신․아와지(阪神․淡路)대지진(1995)과 관련된 다수의 문학현상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동일본대지진(2011)이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이어지면서 재난이 일국의 수준을 넘어서는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일본 문학자의 활발한 문학적 대응은 ‘진재(震災)문학’, ‘원전(原發)문학’이라는 용어를 문단비평용어로 성립시키며 본격적인 재난문학 창작과 연구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재난-위험사회’에 대한 사회 성원의 불안과 공포를 일으키면서 재난문학이 큰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그 연원은 오래됐다. 1990년대 중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재난문학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식민지 시대부터 1980년대까지 다양한 형태의 재난 관련 작품이 창작되었다. 예를 들면, 식민지 시대 홍수나 태풍의 피해, 가뭄으로 인한 한발(旱魃), 화재, 전염병 등의 재난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한일 ‘재난(문학) 계보’ 연구의 가치가 확인된다.
    일본은 지진이 잦아 ‘진재(震災)’라는 용어가 일반화 됐지만, 인재(人災)의 성격이 강한 한국에서는 특정한 학문적 용어가 성립되지 않았다. 이러한 차이는 있지만 양국의 문학자는 재난과 위험에 부합하는 문학적 언어를 모색했으며, 그러한 시도가 다양한 문학창작과 기록, 사회적 활동으로 표출되었다.
    특히 이들 재난문학은 첫째 재난 당시는 물론 그 이후의 사회상을 형상화해 집단기억의 형성에 일조한다, 둘째 문학으로서 위안과 치유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셋째 문명 비판론의 관점에서 재난의 원인과 성격을 재고하는 한편 인문학적 교훈을 통해 재난에 대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재난 논의방식은 일국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재난공동체’로서의 동아시아, 재난을 둘러싼 전 인류적 대응에 관한 성찰이 미흡하다. 재난문학은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재난을 타자의 일이 아닌 ‘우리’의 문제로 체험하게 한다. 이는 공감의 확산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공하여 공동체 윤리와 재난을 결부시켜 사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의 진재문학은 살아남은 자의 상실감, 대재난 기록과 집단기억의 형성, 사회성원의 공포와 트라우마의 해소, 현대문명의 방향성 등 다양한 인문학적 시각을 제공하였다.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에서 활발히 창작된 문학작품이나 문화/문명비평 역시 온 국민이 받은 재난의 상처와 후유증을 문학적으로 치유하고 재난 수습 과정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가고자 했다.
    요컨대 본 연구는 일국중심의 재난문학 연구를 극복하고 동아시아 지형 하에서 한국과 일본의 문학적 실천을 파악하면서 문학 외 미디어의 재난 텍스트까지 포괄한 ‘동아시아 재난서사’의 틀을 새롭게 구축하여 재난-위험시대에 대응하는 문학연구의 새로운 틀을 만드는 기획이었다고 할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연구결과의 학문적·사회적 활용계획

    1) 재난 관리의 공공성 확보에 기여
    재난에 대한 문학적 대응을 체계화한 본 연구의 결과는 재난이 일상화된 현대에 과거의 재난에 대한 성찰을 통해 미래의 있을 재난을 예방하고 공공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보듯이 재난의 위기에 대한 낡은 대응을 경계하고 새로운 공공정책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한 때인 만큼, 본 연구결과는 공공성을 강화해갈 인문학적 사유의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2) 동아시아 재난문학의 실증적이고 체계적인 학문토대 마련
    미증유의 재난 앞에서 문학은 때로는 무력하고 인간의 취약한 실존을 드러낸다. 그러나 동시에 재난문학은 사회 위기에 대한 증언이며 공동체에 대한 연대와 상생을 모색하는 힘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고찰하고 체계화한 한일 재난문학의 실증적 자료와 계보 정리는 동아시아의 재난문학을 선도하는 학문적 토대로 활용될 것이다.

    3) 재난을 통한 국제적 연대와 소통의 의제 발굴
    재난에는 국경이 없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퍼진 지 수 개월이 지난 현재, 세계적으로 성찰과 거대한 전화의 시기에 이르렀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데,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자유시장주의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퇴행의 민낯을 드러낸 지금, 글로벌 사회의 정의로운 연대와 소통을 새롭게 정립해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연구한 재난문학의 연구성과는 우리의 현실에서 검증한 위기 대응 국제적 연대와 소통을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2. 교육과의 연계 및 인력양성

    1) 연구성과의 대학교육 환류
    본 연구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재난문학을 체계화하고 인문학적 성찰을 담론화한 것이기 때문에, 연구의 성과를 한국문학, 일본문학, 한일비교문학, 동아시아문학․문화 분야의 대학의 교육현장에 바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팀 소속 학과만 보더라도 「일본재난과 환경」(3학점), 「동아시아 역사와 한일문화」(3학점), 「재난과 일본문화」(3학점) 등, 전국의 대학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재난 관련 문학, 문화 강의가 전공과목으로 개설되어 있어서 연구결과가 곧바로 학문후속세대의 교육으로 환류되고 있다. 나아가‘재난’과 ‘재난문학’이라는 테마는 융복합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본 연구의 성과물은 인문학 제분야의 교양수업 외에도, 평생교육이나 세계시민교육의 교양과목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재난 및 재난문학 관련 전문인력 양성
    본 연구팀의 박사급 연구원은 본 연구팀 소속 학과의 재난 관련 과목이나 동아시아 문학 관련 수업을 담당해 왔으며, 타교에 전임교원으로 취직된 이후에도 재난 연구의 성과를 교육현장에서 활용해 오고 있다. 재난문학은 아직 미개척 분야이지만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연구의 확대 심화가 시급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팀의 연구책임자를 비롯하여 공동연구원, 박사급연구원은 앞으로도 재난문학 연구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행하여 현대사회에 시급한 재난 및 재난문학 전문가를 양성해갈 계획이다.
  • 색인어
  • 동아시아 재난서사, 재난-위험 사회, 안전사회, 재난인문학, 재난문학, 재난문학사, 재난의 계보학, 문학적 대응, 진재문학, 원전문학, 한일비교문학, 3.11 동일본대지진, 세월호 참사, 문학적 상상력, 치유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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