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해석의 윤리적 실천과 주체의 문제 -움베르토에코의 기호학으 한 비판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선도연구자지원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1-041-A00445
선정년도 2001 년
연구기간 1 년 (2001년 10월 01일 ~ 2002년 10월 01일)
연구책임자 박상진
연구수행기관 부산외국어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주체의 문제는 에코의 기호학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에코는 자신의 기호학을 총정리한 <기호학 이론>에서 주체의 문제를 맨 끝 장의 몇 쪽만을 할애하여 논의하고 있고, 그나마 그것은 기호학의 경계를 넘어서는 문제라는 말로 결론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주체의 문제가 기호학의 경계를 넘어선다면 기호학이 사회의 실천의 한 형식이라는 에코의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기호학이 사회적 실천의 한 형식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주체의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하는데, 에코는 <기호학 이론>을 전후하여 자신의 어떠한 논의에서도 주체의 문제를 전격적으로 다루어 본 적이 없다. 따라서 주체의 문제를 회피하는 이상 에코의 기호학은 사회적 실천의 형식으로서 심각한 결점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체의 문제는 이념성과 실천성에 굳게 연결된다. 이 글에서 강조하는 주체는 데카르트식의 선험적 주체나 정신분석학에서 내놓는 무의식적 주체와는 다르게, 개별적, 의식적 주체를 가리킨다. 이런 유형의 주체는 기호학과 같은 꽉 짜여진 체계적 지식이 아닌, 좀 더 느슨한 활동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공간을 이 글에서는 컨텍스트의 네트워크라는 개념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컨텍스트는 주체와 객체의 구별로 인한 이분법적인 구도위에서 (이론) 체계와 현실 세계의 이원화와 그로 인한 이론체계의 경직화와 현실성과의 분리를 지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시된다. 따라서 주체의 실천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컨텍스트의 공간을 면밀히 구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움베르토 에코도 역시 자신의 기호학 이론에서 컨텍스트의 개념을 중요하게 논의해왔으나, 앞서 말한 측면에 비추어 볼 때, 그 논의의 범위나 깊이는 훨씬 확장되어야 한다. 에코의 컨텍스트 논의는 텍스트적 구조의 내적 일관성을 추적하는데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텍스트의 해석에 있어 일방적으로 내적 일관성에서 도출된 컨센서스에 의존하기를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 다시 말해 해석의 한계를 설정하는데 있어 텍스트 의존적 해석이 장려하는 컨센서스에 의존하여야 한다고 에코는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지적할 수 있는 문제점은 바로 개별적, 경험적 주체의 영역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개별적, 경험적 주체의 영역이 확보될 때, 컨센서스에 의존하는 해석이 저지를 수 있는 총체화의 테러에서 우리는 빠져나올 수 있다.
    결국 문제는 개별적 주체와 컨센서스와의 상호 관계로 압축된다. 사회와 역사라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개별적 주체로서 그 현실이 객관적 지식과 체계로 결정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그럼으로써 그 현실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다. 무조건 컨센서스를 따라가는 것도, 또 그렇다고 무조건 컨센서스를 거부하는 것도 아닌, 컨센서스에 대해 일정한 거리와 비판 의식을 지니는 것이 가능한 공간, 그것은 바로 컨텍스트에 달려있다. 컨텍스트의 네트워크를 정립하고 이를 작동시키는 것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윤리적 실천에 굳게 연결된다.

  • 기대효과
  • 위와 같은 연구는 현재 기호학 분야에서 요지부동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에코의 기호학 체계에 대한 일정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당연히 이는 단지 에코 기호학의 비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대단히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는 기호학 일반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대한 하나의 제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호학의 가장 강한 부분은 그 체계적 일관성과 치밀함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이론 수립에 용이하고 다른 이론이나 학문 체계와의 연계나 실제 현상에 대한 적용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에 있다. 반면 기호학의 약점은 그러한 논의와 작업이 단순히 추상적이고 객관적인 체계 수립과 설명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상적이고 객관적인 이론 자체가 잘못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의 이론은 그것이 사회적, 역사적인 관여성을 얼마나 담보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에코는 스스로 자신의 기호학이 사회적, 역사적인 관여성을 지닌다고 주장해왔으나, 그의 기호학은 그렇게 인정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에코의 기호학 뿐만 아니라 일반 기호학에 대한 일정한 반성과 비판에 기여할 것이고, 나아가 현대 사회를 분석하는 더욱 적절한 이론적 도구로 다듬어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요약
  • 1. 에코 기호학에서 다루는 주체의 개념

    주체의 문제는 이념ideology의 문제와 긴밀하게 관련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에코는 이념을 기호학적 범주로서 대한다. 에코는 이념을 "사실적 기술에서 출발하여, 약호화 과정을 통하여 사회에 이론적으로, 점진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정당화되는 메시지"라고 정의내린다. 그런데, 에코의 기호학은 "메시지가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현존하는 과정"에는 관련되어있지 않고, 대신 "새로운 약호화가 어떤 의미에서 이념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에 관련된다 (A Theory of Semiotics, 290). 결국, 에코가 말하는 이념은 사회역사적인 이념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의미론적이며 기호학적인 이념이다. 나아가 에코는 이념적 담론을 수행하는 화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느냐 하는 문제는 기호학에서 벗어난 문제라고 말한다. "기호학은 다양한 이념적 선택들을 분석하도록 도울 뿐, 우리가 선택하도록 돕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TS, 312).

    따라서 에코의 기호학은 단지 이념이 문화적, 의미론적 단위로서 다른 단위들과 서로 연관되는 과정을 코드화의 이론에 따라 그려낼 뿐이다. 이 이론은 "실제 세계와는 독립적인 것" (TS, 297)이다. 이런 식의 접근은 단지 기호들의 관념적 유희만을 추적하는 것이다. 이념의 문제는 그러한 체계 내적 접근보다는 그 이념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주체와 관련하여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에코의 기호학은 주체를 "기호과정의 기호학적 주체"로서 다루고 있다. 주체가 기호과정에 갇히는 이상, 그 주체는 비역사적인 존재가 되는 위험이 있다. 에코는 자기가 개인적, 물질적인 주체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의 기호학은 이 주체를 단지 "기호를 만드는 주체"로서만 설정한다. 이는 퍼스에 기대는 것인데, 퍼스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사용하는 기호는 인간 자체다. 모든 사고가 하나의 기호이고, 삶은 사고의 궤적이라는 사실은 인간이 하나의 기호라는 것을 말해준다." (TS, 316). 이런 믿음에는 윤리적 가치 평가와 실천이 결여되어있다.

    이런 식으로 이념과 주체를 기호학의 체계를 구성하는 단위들로서만 고려하면서도, 에코는 자신의 기호학이 사회적 실천의 한 형식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실천은 그저 기호학 체계 내에서만 의미를 가질 뿐이다. 아무도 그 실천이 현실을 표현하는지, 현실과 관계하는지 모르고, 윤리적, 정치적 중요성을 함축하는지 모른다. 에코는 기호학의 목표는 "어떤 것이 어떤 것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어떤 것을 가리킨다는 것"을 분석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벌써 여기서 에코의 관심은 현실이나 실천보다는, 그들이 하나의 체계적 단위로서 치환되어 분석되는, 그러한 체계의 건설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2. 윤리적, 실천적 주체의 구상 - 의식적, 개인적 주체

    에코가 사회적 실천을 말한다면 기호학의 제국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주체의 개념과 역할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체계의 정합성만을 추구하는 기호학적 접근, 또는 텍스트 중심적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는 사실상 기호학의 존재 방식을 뿌리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기호학의 문턱을 넘어서는 일로 에코는 처리해버리고 있다. 다시 말해, 이념과 주체, 그리고 실천의 문제는 기호학으로서는 도저히 다룰 수 없는 영역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기호과정으로 존재하는 주체 대신에 피와 살을 지닌 주체를 생각한다. 방법이 아닌 물질로서의 주체만이 이론을 사회적 실천의 형식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물론 실천을 통해서이다. 에코는 기호학을 이렇게 설명한다. 기호학적 차원에서 우리는 "말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의미작용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의사소통에 대해서 의사소통한다. 이는 말하고 의미를 만들고 의사를 교환하는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발화와 의미작용, 의사소통은 사회적 조직과 발전을 결정하는 사회적 기능이다. 그러므로 기호학적 접근은 사회적 실천의 한 형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기호학이 이런 식으로 세계에 접근할 때, 세계를 향해서가 아니라 기호학 내부를 향해, 또는 기호학적으로 건설된 세계의 깊숙한 곳을 향해 무한한 내적 후퇴를 거듭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즉, 기호학이 말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어떻게 말하는가, 의미작용에 대해 의미부여하는 작업에 대해 어떻게 의미부여를 하는가, 의사소통에 대해서 의사소통하는 것을 어떻게 의사소통하는가 하는 데 대한 연구를 하는 학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이는 깊디깊은 곳에 자리하는 법칙을 찾아서 계속해서 "초언어"의 굴레로 빠져드는 결과만을 낳는다. 그 원인은 무엇보다 말과 의미를 만들어내
  • 한글키워드
  • 타자,주체,컨텍스트,실천,움베르토 에코,해석,이론,윤리,컨센서스,이념,이탈리아 기호학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