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이차술어(secondary predication) 구문의 통사구조를 밝히고, 아울러 이차술어의 논항에 주어지는 격의 성격과 인가조건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이차술어구문이라 함은 소절(small clauses) 보충어, 결과구문(resultatives), 묘사구문(depictives) 등을 포함하는 ...
본 연구는 이차술어(secondary predication) 구문의 통사구조를 밝히고, 아울러 이차술어의 논항에 주어지는 격의 성격과 인가조건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이차술어구문이라 함은 소절(small clauses) 보충어, 결과구문(resultatives), 묘사구문(depictives) 등을 포함하는 부정사 절을 의미한다. 이차술어구문은 복합술어(complex predicates)의 일부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를 어휘적 복합술어와 구절 복합술어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본 연구에서 이차술어구문이라 부르는 구문은 구절 복합술어에 해당한다 (Sells 1998, 2002). 이차술어구문과 관련된 주요 연구주제로서는, (a) 통사구조, (b) 격의 인가(licensing), (c) 논항구조 등을 들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중 (a)와 (b)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영어와 한국어의 이차술어구문을 비교언어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영어의 이차술어구문의 주어가 상위 동사에 의해 대격(accusative case)이 주어지는 반면, 한국어의 경우에는 해당 주어가 자동 주격(default nominative case)을 할당받는다는 가설을 받아들이고, 이를 논증하였다 (Kang, 1986; Kang 1988, Kim 1991; Jang & Kim 2001). 영어의 경우, 기존 연구에서 이미 밝혀졌듯이 (Rothstein 1983, 1992; Bowers 1993, 1997, 2001), 이차술어구문 중 타동사형 결과구문과 자동사형 결과구문을 보면, 내부 논항이 대격을 가지고 있음을 다음 예문 (1)을 통해 알 수 있다.
(1) a. 타동사형 결과구문
The gardener watered the tulips/them/*they flat.
b. 자동사형 결과구문
The joggers ran their Nikes/them/*they threadbare.
(1a)에서 보듯이, 타동사인 watered의 보충어로 쓰인 소절에서 the tulips, them 등은 가능하지만, 주격인 they는 용인되지 않는다. 이는 watered가 대격을 할당 (혹은 점검)하는 것으로 쉽게 설명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1b)에서도 자동사인 ran이 보충어인 their Nikes나 them에 대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면, 왜 they가 쓰일 수 없는지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자동사인 ran이 대격을 부여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결과구문만이 보이는 특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im & Maling 1997; Bowers 1993, 1997, 2001).
한편, 이에 대응하는 한국어 결과구문에서는 자동사형 결과구문이 영어와 대조적임을 알 수 있다. 다음 예문을 보자.
(2) a. 타동사형 결과구문
철수가 [쇠를/*쇠가 뜨겁게] 달구었다.
b. 자동사형 결과구문
철수가 [배꼽이/*배꼽을 빠지게] 웃었다.
(2a)에서는 타동사인 ‘달구다’가 결과절의 논항인 ‘쇠’에 대격을 인가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문제는 (2b)에서 보듯이, 자동사인 ‘웃다’가 보충어절을 필요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과절의 주어인 ‘배꼽’이 대격이 아니라 주격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영어와는 달리 이 경우에 결과절의 주어인 ‘배꼽’이 가지는 주격은 상위 동사인 ‘웃다’로부터 인가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주격을 일종의 ‘자동격(default case)’으로 간주하고, 이를 논증하였다.
이차술어구문의 주어가 자동주격을 가진다면, 이는 영어와 한국어의 이차술어구문의 통사구조를 밝히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Bowers (1993, 1997, 2001)와 Kang (2001)의 주장에 의하면, 자동사형 결과구문에서 결과절의 주어가 대격을 할당받기 위해서는 상위 동사구의 명시어 자리로 인상되어야 한다. 그들의 주장은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다.
(3) [PrP the joggers [Pr' ranj Pr [VP their Nikesi [V' tj [PrP ti [Pr' Pr threadbare ]]]]]]
Accusative Case
즉 결과절의 주어인 their Nikes가 [Spec, PrP]에서 [Spec, VP]로 인상되어 대격을 점검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어의 경우에는 결과절의 주어가 대격을 할당받는 것이 아니라 주격을 할당받으므로, Bowers의 주장을 한국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차술어구문의 구조에 대한 기존의 주장들(Carrier & Randall 1992; Bowers 1993, 1997, 2001)은 한국어를 볼 때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변형생성문법 전통에서 논의되어온 소절 분석(small clause analysis), Carrier & Randall (1992)에서 제시된 삼분지 분석(ternary analysis), 그리고 Bowers (1993, 1997, 2001)에서 제시된 서술 기능핵 분석(functional head Pr-analysis) 등은 한국어의 이차술어 구문, 특히 자동사형 결과구문의 구조가 될 수 없음을 보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