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언어학은 음성, 음운, 형태, 통사, 의미, 화용 등의 여러 층위로 나뉠 수 있으며, 언어 연구 역시 이들 각각의 층위에서 단독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간주되어 온 측면이 강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언어현상들은 하나의 언어학적 층위에 ...
일반적으로 언어학은 음성, 음운, 형태, 통사, 의미, 화용 등의 여러 층위로 나뉠 수 있으며, 언어 연구 역시 이들 각각의 층위에서 단독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간주되어 온 측면이 강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언어현상들은 하나의 언어학적 층위에만 독점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층위에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당연히 인간 언어의 각 부문이 서로 독자적으로 별다른 연관성 없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어는 각 층위와 층위간에 보다 체계적인 상관 관계를 나타내는 기제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어휘와 문법, 형태와 의미 그리고 화용적 상황 등 이 모든 것들이 단원적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언어학적 층위간의 연관성을 포착하고 연구해야만 언어의 총체적인 모습을 밝히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 방향은 최근의 세계언어학계의 일반적 연구조류와도 부합된다. 특히, 언어학적 층위간의 연관성은 풍부한 언어 데이터 처리를 바탕으로 한, 언어들 간의 대조 연구를 배경으로 할 때, 더욱 명확하고 적확하게 분석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어느 한쪽이 주장하는 형식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풍부한 언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조 연구를 실시해야만, 언어학 연구 방향에서의 균형보완이라는 측면에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조망 하에, 본 연구과제에서는 여러 언어 현상 중에서 중의적인 해석을 보이는 생략 구문에 대해 각 언어 층위간에 어떤 연관성을 가지며, 궁극적인 해석의 선택을 결정하는데 어떤 층위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생략 현상은 모든 언어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언어의 경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최소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고자 하는 보편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속성이 여러 언어 현상들 중에서 생략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며, 생략 현상의 연구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속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