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 지역은 가톨릭과 정교, 이슬람이라는 세 가지 중세보편종교가 모두 혼재해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각 종교의 성자전을 모두 다루어야만 유고슬라비아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문화사적 고찰이 가능하다. 우선 세르비아(Serbia)와 몬테네그 ...
유고슬라비아 지역은 가톨릭과 정교, 이슬람이라는 세 가지 중세보편종교가 모두 혼재해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각 종교의 성자전을 모두 다루어야만 유고슬라비아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문화사적 고찰이 가능하다. 우선 세르비아(Serbia)와 몬테네그로(Montenegro), 마케도니아(Macedonia), 보스니아-헤르쩨고비나(Bosnia-Herzegovina)의 세르비아계 지역권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정교의 성자전을 구비문학과 함께 다루어야 하며, 크로아티아(Croatia)와 슬로베니아(Slovenia)를 중심으로 하는 가톨릭지역권을 또 하나의 연구범위로 설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보스니아의 무슬림계 지역을 이슬람지역권으로 설정하여 이슬람 성자전이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성과 함께 다루어야 한다.
본 연구는 우선 동방정교권의 성자전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며, 가톨릭문화권·이슬람문화권의 성자전과 구비문학의 영향관계 연구는 차후에 진행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모든 연구의 결과물은 유고슬라비아 지역의 중세시대 종교문화사와 문학사의 양상을 투명하게 밝히려는 목적을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동방정교권의 성자전과 구비문학을 중심으로’하는 부제를 달고 있는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세 단계의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첫째,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역권을 중심으로 한 중세시대 동방정교 성인들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성자전의 내용과 의미를 파악한다. 둘째, 구비문학 작품, 특히 성인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구비전설을 중심으로 문자를 해독할 능력을 지니지 못한 일반 민중들이 이들 성인들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셋째, 이렇게 파악된 기본적인 양상들을 토대로 기록문학으로써의 성자전과 구비문학 속의 성자가 드러내는 유사성과 상이성을 살피며, 그 원인을 규명한다.
제 1장 서론
서론에서는 성자전을 중심으로 하는 중세시대 문학사와 문화사, 종교사의 기본적인 특징들을 살펴보고,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연구의 주제와 방법, 범위 등을 총체적으로 제시한다.
제 2장 동방정교 성자전(聖者傳)의 내용과 의미
중세문학이 가지고 있는 기본 형태의 하나인 ‘성자전’을 동방정교라는 중세보편종교의 틀 속에서 고찰한다. 중세보편종교의 교단은 종교의 사회적 기반을 확대하고 광범위한 신도를 모으기 위해서 성자전을 필요로 했으며, 세르비아의 경우에는 그러한 종교적 필요성이 정치적 필요성과 함께 결합한 경우에 해당한다.
세르비아의 성자전문학은 성 사바(Sv. Sava)로부터, 중세세르비아왕국의 통치자였던 자신의 아버지(Stefan Nemanja)와 민중들의 관계를 가부장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된 성자전 문학은 이후 종교적으로 덕망 있는 인물들의 업적이나 그들의 일생을 묘사하는데 주력했고, 그렇게 성자전을 통해 묘사된 성인들의 삶은 민중들의 도덕적인 생활규범으로 자리 잡게 된다. 세르비아의 성자전문학은 구비문학과 함께 중세 세르비아문학의 근본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르비아 성자전문학의 형성은 성스러운 혈통을 가진 왕조임을 강조하고자 하는 필요성에서 출발하는데, 이는 또한 기독교문화의 수용을 위한 정당성 확보의 차원에서도 이루어졌다.
본 장에서는 동방정교문화권인 세르비아뿐만 아니라, 다른 정교문화권 민족들의 성자전이 지니고 있는 특징들을 하위갈래로 하여 고찰한다.
제 3장 성자(聖者)를 주인공으로 하는 구비문학작품의 내용과 의미
세르비아를 비롯하여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쩨고비나의 세르비아계 지역에서 채록된 구비문학 갈래 가운데 주로 전설(legenda)의 갈래에서 성자들을 다루고 있다. 성자전문학이 문자를 해독하고 쓸 수 있었던 지식인 계급의 문학이었다면, 전설을 중심으로 한 구비문학은 문자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민중들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중세보편종교 교단과 통치권에 의해 사회전반에 파급된 종교(동방정교)는 민중들에게 깊이 파고들었으며, 성자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기록문학인 ‘성자전’에 또 다른 특징을 부여했다. 즉 종교적 교리와 통치권의 사상에만 얽매이지 않고, 그와 더불어 민중들의 정서를 담아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본 장에서는 성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전설의 갈래를 중심으로 구비문학을 통해 드러나는 성자의 모습을 고찰한다.
제 4장 성자전문학과 구비전설 속 주인공의 유사성과 상이성
본 장에서는 제 2장과 제 3장의 세부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하여 기록문학인 성자전과 구비문학, 특히 전설의 갈래를 중심으로 파악된 주인공 성자가 어떠한 유사성과 상이성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비교·고찰한다.
‘성자전문학’이 성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