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체제개혁의 심화와 더불어 세계화 시대의 조류에 빠르게 편입되어 가고 있는 중국에서 사례지역인 베이징시가 어떠한 도시혁신과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해 가는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이다. 즉 도시정치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적 환경은 사례지역으로 하여금 ...
본 연구는 체제개혁의 심화와 더불어 세계화 시대의 조류에 빠르게 편입되어 가고 있는 중국에서 사례지역인 베이징시가 어떠한 도시혁신과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해 가는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이다. 즉 도시정치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적 환경은 사례지역으로 하여금 국내외적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경제적 논리나,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이라는 정치적 지배논리를 극복하고 도시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이 각각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유지하면서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발전 모델을 구체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도시혁신과 거버넌스는 바로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분석적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이론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도시정치적 관점에서 도시혁신을 이해하기 위하여 종래의 지방정부나 시민참여 개념을 포괄하는 ‘도시 거버넌스(urban governance)’의 개념을 이용한다. 이것은 단순한 시민참여 개념보다 급진적이고 적극적인 개념으로서 국가기관인 행정기관, 자본영역인 기업, 시민사회 구성원인 시민집단간의 ‘관계’에 근거하여 공사간의 구분 없이 협력과 참여라는 파트너십(partnership)을 통하여 도시의 공공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지칭한다. 도시 거버넌스의 특징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 제도적이고 공식적인 관계보다는 행정기관, 기업, 시민집단간에 있어 각자의 전략적 목표와 이해관계를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해 반영, 조정, 통합해 나가는 데 있다. 따라서 지방정치나 지방자치를 지방정부 주도로 일방적으로 운영해가는 방식과는 상당한 차별성을 보인다.
최근 구미 각국에서의 지배적인 통치양식으로 거론되는 거버넌스 개념은 집권화된 국가와 지방간의 직접적인 연계성을 갖는 낡은 유형의 정부로 상징되는 관료적 위계체제로부터 연합, 파트너십 또는 네트워크 등과 같이 느슨하고 보다 상호작용적인 행정구조로의 이행을 지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Stoker, 1998). 따라서 정부(government)라는 개념보다는 거버넌스로 개념화하는 것은 반드시 국가의 공식적인 주체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적 범주 내에서 정책과 정책집행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행위자 전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제도적 범위에 초점을 두고 있다(Goodwin & Painter, 1996). 요컨대 거버넌스 개념은 정부 개념의 변화된 의미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는 통치(governing)의 새로운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거버넌스의 개념과 이론을 일반화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도처에서 보여지는 거버넌스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행위주체의 포괄성, 정책연합의 다양성, 파트너십과 네트워크의 결합성 등에 있어 국가간, 지역간 차별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개념과 이론들이 서구에서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중국의 현실에 적용하여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이상의 이론적 논의를 전제로 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에 분석의 초점을 두고 중국의 도시 거버넌스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1) 도시혁신 전략의 구상 및 결정과정에서의 주도권에 대한 분석
도시혁신의 노력과 정책이 누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지는 도시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서구 도시정치 이론의 주류도 이와 관련된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원주의, 엘리트주의, 무의사결정과 같은 전통 이론들의 연구대상이 도시정부와 지역사회의 기업 및 조직이었으며, 성장기제(growth machine)와 레짐이론(regime theory)과 같은 정치경제학적 연구에서도 도시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지역사회 민간 엘리트들의 역할에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이러한 도시혁신 주체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서는 지방정부 주도형 혁신유형, 민간파트너십형 혁신유형, 기업주도형 도시혁신 유형 등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다(Ahlbrandt & Weaver, 1987; Lane, 1988).
(2) 도시혁신 전략 자체의 정치경제적 성격에 관한 분석
도시혁신의 중심적인 전략은 도시발전을 위한 전략산업이나 프로젝트 사업으로 구체화되어지며, 그 유형으로는 성장지향적 전략, 분배지향적 전략, 시장지향적 전략 등으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성장지향적 전략은 프로젝트의 경제적 능률성을 제고시키는 자율적인 경제력 확보를 중요시하며, 다국적기업을 통한 외자유치나 지역사회 중심의 중소기업 육성 등 기업가적 능률성을 추구한다. 분배지향적 전략은 도시내부의 자율적 경제발전을 촉진시켜 그 혜택을 시민 모두에게 분배하는 데 관심을 가지며, 사회적 형평성과 자율성 추구에 주력한다. 시장지향적 전략은 무엇보다도 기업이익의 확대가 도시발전의 주된 성격을 이루며, 도시혁신 전략은 기업발전을 지원하거나 이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