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대상은 엘제 라스커-쉴러, 마리루이제 플라이써, 게를린드 라인스하겐, 엘프리데 옐리넥, 프리드리케 로트, 마를레네 슈트레루비츠 등이다. 이들은 현대 독희곡사에서 정치, 사회, 인종 등, 제 문화 분야와 연관된 시대사, 문학사/희곡사에서 특히 주목받을 만 ...
본 연구의 대상은 엘제 라스커-쉴러, 마리루이제 플라이써, 게를린드 라인스하겐, 엘프리데 옐리넥, 프리드리케 로트, 마를레네 슈트레루비츠 등이다. 이들은 현대 독희곡사에서 정치, 사회, 인종 등, 제 문화 분야와 연관된 시대사, 문학사/희곡사에서 특히 주목받을 만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규명하고자 하는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1) 여성 극작가들은 어떤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문학적, 또 개인적 조건 하에 작품 활동을 하였나. 2) 그런 조건들이 어떤 양상으로 작품 속에 반영되어 나타나는가. 3) 이때 작가별, 시대별 차이점이나 공통점이 드러나는가. 4) 여성극작가들의 ‘독특한’ 현실 인식방법 및 문제제기가 있는가. 5) 그런 특성은 어떤 문체나 기법상의 특성과 연결되는가. 6) 또 그 양상은 일반적으로 성 내지 젠더라는 카테고리로 구별되어 존재하는 현대인의 다양한 생활현장에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였)는가. 7) 나아가,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새롭고 다양한 삶이라는 모델 형성을 위한 최근의 학문적 및 사회적 움직임에서 어떻게 선도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 등.
각 극작가들에 대한 개별연구에 앞서 “독일 및 한국에서의 독일 연극 연구의 관점 및 양상”과 “독일 페미니즘/젠더학적 문학 분석 이론과 희곡 연구”에 대한 두 편의 포괄적 논문이 있다. 전자의 경우, 그 간에 여성극작가들에 대해 산발적으로 밝혀진 자료들이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예로써, 독일의 여성극작가들은 희곡만을 쓰지 않고 논문, 방송극, 소설, 문예비평 등 특정한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을 여러 차원에서 분석한다. 70년대 이후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학에서 독문학, 철학 등을 전공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들은 휴머니즘의 전통에 따라 교육받은 지성인들로서, 직업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철학, 문학이론 등,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인 경험을 분석하고 성찰하며 추상화시킬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과거 남성극작가들과는 구별되는 시각으로 사회적, 역사적 사실에 접근한다. 독일 여성극작가들은 새로운 전략적 방법을 사용하며 역사적 자료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즉 파시즘에 대한 비판과 젠더 정책을 병행하는 방법의 사용은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준다. 또한 80년대 초 독일 연극계에서 특징적인 것은, 여성예술가들이 극작가로서뿐 아니라 극장이라는 극 실현의 현장에서도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을 가지고 일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여성연극인들은 자신의 인식이 남성 시각의 영향 하에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남성적 규범으로부터 탈피하여 주체적 정체성을 모색하게 된다. 확고한 자의식을 가지고 여성연출가들과 여성극작가들, 또 여성배우들은 시립/국립극장에서 여성들의 관심사를 개진하면서 여성의 문제를 전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런 모든 새로운 움직임들은 다양한 차원의 의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독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학문적 및 사회/문화적 어제와 오늘, 또 내일을 분석하고 이해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리될 것이다.
따라서 “독일 페미니즘/젠더학적 문학 분석 이론과 희곡 연구”에 대한 고찰은 이와 같이 다양한 차원의 의식을 분석하기에 가장 적합한 젠더학의 방법을 살펴보는 작업이다. 젠더연구는 성 내지 젠더라는 개념을 정의하려는 것이 아니라, 성 내지 젠더가 ‘사실’ 구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규명하려고 한다. 즉 문학 및 학문, 나아가 일상의 담론에서 실제 내지 허구의 담론자의 성 정체성, 성적 욕구 등이 ‘현실’ 속에서 어떤 양상으로 드러나는지를 밝히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문학을 포함한 모든 ‘사실’ 내지 ‘현실’이 결국 특정한 구조를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시각과 상통한다. 본 영구에서는 특히 희곡 분석에 적용될 수 있는 젠더학의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다루어질 작가 및 대표적 작품에 대한 개별연구를 요약하면:
*라스커 쉴러의『부퍼 강』: 라스커-쉴러는 지금까지 현대 독문학사에서 주로 시작가로 언급되었을 뿐 극작가로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고, 게다가 기존의 연구는 거의 고정된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러 번에 걸쳐 겪은 결혼 및 이혼, 아버지를 모르는 아들 출산, 화가로서 입지 시도, 전통을 거부한 보헤미안적 생활, 고트프리드 벤, 리하르트 데멜, 칼 크라우스 등과 같은 당대 유명한 문인 및 출판인과의 긴밀한 교류, 표현주의 문학을 통한 자기 신화화, 유태인 신분으로 겪은 인종적 갈등 등과 관련된 일반적 인상이 오랫동안 라스커-쉴러의 인물 및 작품 해석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그녀의 희곡 작품들이야말로 이 작가가 지녔던 또 다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예